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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기본적으로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을 기반으로 현 47석의 비례대표 의석만이 아닌 전체 국회의원 의석수를 배정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20대 총선에서 도입했다면 정의당은 20석 이상 의석이 확보되어 원내교섭단체로 진입하였을 것이다.

현재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녹색당 및 다수의 시민단체, 정치학자 등이 이에 대한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지난 19대 국회에서 박영선 의원, 현재 20대 국회에서 소병훈, 박주민, 박주현 의원이 이를 기반으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이는 소수정당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고, 정치에 대한 진입장벽 해제를 통해 노동단체, 환경단체 등이 단체를 넘어 국회에 의석을 확보하여 입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나라 정치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다.

지난 4월 23일 대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대한 계획을 물었다. 이에 대하여 문재인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을 거쳐 의원 정족수 등에 대한 정당성 확보 후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대한 내용은 헌법 제41조 2항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제41조
①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②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
③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하지만 제41조 2항의 내용은 선거법 개정 시 반드시 수정해야 할 사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00석 이상이라고 언급되어 있을 뿐, '300석 초과는 불가' 이런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선거법 개정은 개헌과 별도로 진행할 수 있고, 헌법에 '정족수는 300인 이상으로 한다.' 등으로 추가하는건 개헌 시 부수적으로 추가하면 된다.

정치권 및 시민단체에서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 개혁 시 현재의 지역구를 획기적으로 통폐합하여 줄이지 않는 한 의석이 증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국민들은 의석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크고, 비례대표제를 줄세우기 악법이라는 인식을 가진 국민도 적지 않다. 또한, 심상정 후보가 가장 중요시 얘기하는 선거제도 개혁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국민은 굉장히 적을 것이다.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시키는 과정은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문재인 후보, 어떤 방식이든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을 주장하는 심상정 후보, 정당득표율로 배분하되 비례대표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안철수 후보는 모두 큰 틀에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기반으로 한 선거제도 개혁에 동의하고 있다.

단,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선거법 개정이 선행되지 않은 개헌은 안된다는 입장이고,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하는 여러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으로 선거법 개정이 개헌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오히려 개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이 왜 선행되어야 하는가?

첫째, 위에서 언급한대로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적 공감을 이루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개헌 이후에 진행시 이에 대한 논의가 지연되면 2020년 총선을 다시 현재의 승자독식 선거제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 현재 어렵게 구축해놓은 다당구도가 다시 단일화 등으로 소수정당을 압박하여 양당구도로 개악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어렵게 박근혜 정권을 탄핵시켜놓고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둘째, 선거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권력구조에 대해선 4년중임제의 대통령제를 제외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는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 일부 셀럽들이 의원내각제는 국회의원들끼리 나눠먹기 식이라는 프레임으로 절대 해서는 안될 권력구조개편이라 말한다.

국민들의 시각도 국가의 통수권자는 직선제로 뽑고 싶지, 간선제로 뽑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당장에는 대통령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배분이 잘못된 선거제도 하에서는 의원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는 거대양당의 나눠먹기 구조에 불과한 것이 맞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혁의 롤모델로 삼는 독일은 의원내각제이다.

각 권력구조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이지, 대통령제가 좋고 의원내각제는 나쁘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의원내각제도 괜찮다는 심상정 후보,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안철수 후보는 모두 선거법 개정을 선행하여 주장하는데 이에 대하여 구 새누리당의 개헌파들과 의견을 같이 한다는 일부 인식에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실제 문재인 후보도 개인적으로는 의원내각제를 자신도 지향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개헌 이후에 선거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은 4년중임제로의 닫힌 개헌 논의를 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의지로 비쳐진다.

셋째, 민주당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추진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도입 반대로 인하여 병립식(비례대표 의석수에 한해 정당득표율에 맞게 배분) 비례대표 의석수도 47석으로 3석 줄은 개악으로 선거구 획정이 되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진영을 방패삼아 개혁을 하는 모양새만 보이고 사실상 개혁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다. 실제 개혁이 성공되면 민주당은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선거법 개정이 개헌에 앞서 진행되거나, 최소한 동시에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은 기회의 균등과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추운 날씨에도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찾았다. 이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최우선 과제임을 인식하고 유력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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