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여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여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배지현

관련사진보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여성기업정책 간담회에서 여성경제인들과 잠시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이날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이 주최한 '차기 정부 여성기업 정책 관련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홍 후보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 모습을 드러내자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윤명희 한국여성발명협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장 등을 포함한 참가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한무경 회장은 "후보님이 여성경제인들을 격려해주기 위해 참석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한국 여성 경제를 이끄는 5개 단체 중 4개 단체가 모였다. 오늘 홍 후보님이 한국 여성경제인을 위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잘 들어보고 좋은 선택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성경제위 요구에 단박에 "실효성 없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경제인에게 필요한 정책을 담은 '차기 정부 여성기업 정책 제언' 자료를 홍 후보에게 전달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제시한 첫 번째 정책은 '대통령 직속 여성경제위원회 설치'였다. 홍 후보는 "저는 실효성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청와대 총리실이나 서울시 가보면 위원회가 수백 개 있다. 이거는 실효성 없는 거다"라며 "위원회는 토론하다가 5년을 다 보내고 정작 결정은 안 한다"고 위원회 필요성을 부인했다.  

이에 한 회장은 "여성경제위원회 설치를 건의하는 이유는 여성 경제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다. 뭔가 한 곳에 집중돼서 컨트롤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지 않나"고 재차 건의했다.

홍 후보는 다시 "그건 종이시대 이야기"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땐 모든 여성위원회 설치해놓고 모든 현안을 거기에 던져버렸다"고 단정 지었다. 이어 "역대 대통령 봐왔는데 제대로 시행된 거 못 봤다. 대통령이 일하다 보면 위원회에 참석을 거의 안 한다"며 "박원순 시장 내 고향 후배지만 위원회 설치만 하는 거 부정적으로 본다. 책임 회피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부터 <차기 정부 여성기업 정책 제언>을 전달받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부터 <차기 정부 여성기업 정책 제언>을 전달받았다.
ⓒ 배지현

관련사진보기


은경아 한국여성발명협회 이사가 "제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임명된 위원들이 모여서 실질적으로 고민하면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이건 어느 여성 단체만의 의견은 아니다. 뭔가 하려고 할 때 장관·차관을 직접 만나기보다 핫라인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은 이사에게 "(위원회를 설치하면)청와대가 비대해진다. 집권하면 작은 청와대를 만들려고 한다"며 "청와대가 비대해지면 순실이 같은 사태가 또 생긴다"고 맞섰다. 이어 그는 "실제 경남지사 해보니까 3개월 이후부터는 내가 할 일이 없다. 하루에 결재 20분만 하면 나머지는 책 보고 바둑 해도 잘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 측이 요청해 만들어진 자리에서 경청은 없고 훈계만

한 회장에 따르면 이날 마련된 간담회는 홍 후보 측이 먼저 요청한 자리였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홍 후보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 한 회장은 "저희가 부른 게 아니라 홍 후보가 먼저 오겠다고 제의했다. 오시겠다는 손님을 거절은 못하지 않나"라며 "다른 대선 후보들이 오시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웰컴"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날인 1일 밤 바른정당 의원들과 심야회동을 가지면서 박순자 의원에게 "이 자리에 여자 한 사람 있는데, 박순자 의원은 여자로 취급 안 하니까. 함께 갑시다"라고 막말을 한 바 있다. 과거에도 "남자가 하는 일 있고, 여자가 하는 일 있다",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돼지 발정제 사건' 등 여성비하로 여러 논란을 일으켜왔다.

이날도 홍 후보는 여성경제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단 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훈계조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윤명희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이 여성의 사회진출 빈도가 낮다며 개선해달라고 요청하자 홍 후보는 "내가 경남지사일 때 여성공직자 중 간부가 제일 많았다. 여성 공무원한텐 절대 야간 당직 시키지 말라고 했다"며 "언제나 그렇게 했는데 여성들이 저를 별로 지지 안 하더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홍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일 적게 하고 돈 많이 받겠다는 건 도둑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홍준표, #간담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비하, #하우스와이프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