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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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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강도는 훨씬 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 또는 종료까지 언급했다. 정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발언 배경 등 진위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일부에선 그동안 한미 간 무역구조 등을 감안할 때, 한미FTA 종료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과 종료까지 언급한 이상, 한미 간 FTA 재협상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 경제민주화에 맞는 새로운 FTA 모델을 갖고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끔찍한 한미FTA, 종료될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FTA와 관련해 언급한 부분은 이렇다. 우선 한미 FTA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 그건 힐러리(클린턴)가 만든 끔찍한(horrible) 협상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과 무역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끝내려고(terminate)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의 재협상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캐나다-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손 본 뒤에 (한미 FTA) 재협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재협상 의사를 언제 발표할 것이냐에 대해선 "곧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기존 미국의 입장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그동안 한미FTA에 대해 '개선(reform)'을 위한 재협상 이야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16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펜스 부통령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우리는 앞으로 한미 FTA 개선(reform)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 카드와 함께 'FTA 종료'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언급한 것이다. 현행 한미FTA는 한미 양쪽 나라 가운데 한쪽에서 협정 종료를 원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하면, 그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하게 돼 있다.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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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한미 FTA가 종료될지는 나프타(NAFTA) 재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트럼프는 캐나다, 멕시코 등과 나프타 재협상을 벌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의 FTA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우리와 재협상을 하게될 경우 트럼프식 FTA 모델로 한미FTA도 바꾸려고 할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나프타와 재협상을 타결하지 않고 종료할 경우, 한미FTA도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변호사는 "한미FTA 재협상 등의 문제는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도 재협상을 염두에 두고 경제민주화 등 우리 식의 FTA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같은 내용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당혹스러운 정부 "진위 파악 중... 향후 협상카드용?"

한편 정부는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배경 등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특히 통상 쪽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이 아닌 '종료'를 직접 언급한 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라며 "현재 발언 배경 등에 대해 알아보고 있으며, 뭐라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미 무역대표부에서 내놓은 자료 등을 보더라도 한미FTA가 양국에 윈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료'라고 언급한 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향후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산업통상부, #한미FTA, #송기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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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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