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장면과 거대 규모를 자랑하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중에서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아래 <가오갤>)는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초인적 능력을 자랑하는 영웅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동시에 뭔가 결핍돼 있는 캐릭터들은 그 자체로 신선하다.

진지함과 무게감을 지닌 기존 영웅 캐릭터와 비교할 때 <가오갤>의 주인공 스타로드는 경쾌한 리듬감과 재치가 특징이다. 반신반인, 외계 전사, 휴머노이드 나무, 유전자 조작 너구리 등 동료들과 함께 펼치는 모험담은 이미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 크게 흥행한 바 있다. 그 속편 <가오갤2>가 2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됐다.

다채로워진 캐릭터의 무한 변주

아마도 진지함을 깨는 유쾌함, 동시에 조합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한 확장성이 <가오갤> 캐릭터들의 가장 핵심 특징일 것이다. 능력만 출중한 게 아니라 저마다 전사가 있고, 성격 또한 다르다. 가령 허세 가득한 스타로드(크리스 프랫)는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과 함께 할 땐 빈정거리면서도 함께 적진까지 돌진하는 협력자가 되고,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와는 묘한 연애전선을 키우기도 하다.

기존 시스템에서 배척당한 외톨이들의 연합. 기본적으로 비주류 감성을 지향하기에 <가오갤2> 속 캐릭터는 다소 거친 야인들의 모습이다. 동시에 이런 캐릭터들이 보다 진솔한 법. 세련된 영웅들의 화려한 이야기와 또 다른 매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최강 악당 타노스에 맞서 은하계를 구한 전편에 이어 속편에선 스타로드의 뿌리 찾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각 동료들의 과거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이들의 만남과 존재이유에 대한 고찰이 담겼다. 진지해질 만하면 몸 개그나 어설픈 대사로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매력도 여전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로 떨어져 각자의 위기를 벗어나는 <가오갤> 멤버들의 활약과 이후 스타로드의 아버지 에고(커트 러셀)에 맞서는 서사다.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적대적이었던 라우주사냥꾼 욘두(마이클 루커)나 가모라의 이복동생인 또 다른 암살자 네뷸라(카렌 길런)의 이면이 흥미롭다. 여기에 마음을 읽고 감정을 조정하는 맨티스의 등장은 이 팀에 새로운 활력을 준다. 배역을 맡은 이가 한국계 프랑스인 폼 클레멘티에프라는 사실도 기억해두자. 더욱 다채로워진 능력자들로 인해 영화는 보다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낳은 정과 키운 정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친아버지, 그리고 그를 따라갔다가 위기에 처한 스타로드의 모습은 결국 존재 이유를 찾으려는 이 영웅들의 내재 욕구를 상징한다. 우주를 파괴하려는 절대악에 맞서는 이들도 사실 악한 목적에 의해 탄생했거나, 이유 없이 박해를 당했거나, 주류에게 버림받은 이들이기에 끊임없이 자문한다. "위기에 빠진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말은 차마 낯부끄러워 던지지 않지만, 누구보다 선의와 이를 뒷받침 하는 확실한 실천력으로 관객들에겐 충분히 매력적 캐릭터로 소구될 수 있었다.

자칭 신이자 아들 스타로드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나 온 에고는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 캐릭터다. 인자함과 강력한 힘을 동시에 지닌 에고, 그를 만난 스타로드가 또 다른 위기에 처하면서 영화는 가장 전통적 이야기 방식인 '뿌리 찾기'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쉽게 말하면 낳은 정(에고) 보다 키운 정(욘두)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듯하다.

이야기에만 매몰됐다면 <가오갤2>는 겉만 번지르르한 평작으로 남을 뻔했다. 그 우려를 딛고, 영화는 특유의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또 다음 속편과 <어벤져스> 시리즈와 결합 가능성을 남기며 기존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설레게 한다. 실버스타 스텔론 등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도 곳곳에 있으니 찾아보자.

결론적으로 5월에 놓치지 말아야 할 오락영화로 손색없다. 참고로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쿠키영상도 5개나 되니,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을 나오지 말 것.

한 줄 평 : 진짜 쿨함이 뭔지 보인다. 모자란 악동들의 따뜻한 모험담
평점 : ★★★★(4/5)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관련 정보

감독: 제임스 건 수입 및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러닝타임: 136분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7년 5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