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EPL 챔피언스리그 티켓 경쟁'의 운명은?

17.04.25 17:35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4월 말 현재 대부분 주요 유럽 리그의 상위권 순위는 결정된 모양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프랑스 리그1 등 아직 우승 경쟁이 치열한 리그도 있지만, 대부분 리그가 우승 경쟁 및 챔피언스리그 티켓 순위 싸움을 어느 정도 끝냈다.

그러나 EPL은 다르다. 우승 경쟁도 아직 치열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 티켓을 따기 위한 4위권 경쟁은 더욱 뜨겁게 진행 중이다. EPL은 리그 3위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4위에게는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4위 안에 들어야 챔피언스리그로 향할 수 있는 것이다.

EPL의 현재 많은 팀이 4위권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못한 리버풀FC, 어느덧 챔피언스리그 진출 단골팀이 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한 시즌만에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노리는 맨유. 20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도전하는 아스날까지 총 네 팀의 경쟁이다. 쉽지는 않지만 네 팀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남은 일정을 통해 4위권 판도를 그려볼 수 있다.

# 리버풀 - 3위, 승점 66점(19승 9무 6패)

쿠티뉴(오른쪽)의 활약이 절실한 리버풀 ⓒ 위키미디어

네 팀 중 가장 많은 승점 66점을 쌓으면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일단 남은 경기 수가 상대 팀에 비해 적다. 현재 리버풀이 34경기를 소화해 4경기를 남겨 놓은 데 반해, 경쟁팀들은 6~7 경기 씩을 남겨 놓고 있다. 리버풀의 바로 밑에서 6경기 씩을 남겨 놓은  맨시티와 맨유가 남은 경기에서 자멸하지 않은다면 리버풀의 순위는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자력으로 4위 안에 위치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리버풀이다.

지난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당한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홈 경기에서 필리페 쿠티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상대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상위권 팀에게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다가도 하위권 팀만 만나면 약해지는 '의적풀' 모드가 또다시 발동했다.

에이스 마네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고, 핸더스·랄라나 등 리버풀 전술의 핵심이 되는 선수도 마찬가지다. 루카스·오리기 등 잇몸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조금씩 아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쿠티뉴와 피르미누도 상대 수비가 내려 앉으면 득점을 터뜨리는 데 어려워하고 있다. 불안한 수비에 답답한 공격까지 얹은 리버풀이다.

남은 일정도 녹록지 않다. 웨스트햄, 미들즈브러 등 중하위권 팀들과의 승부만 남았지만, 앞서 말했듯 올 시즌 하위권 팀에게 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리버풀에게 하위권 팀은 더욱 어려운 상대다. 하위권 팀들에게 승점을 가져오는 데 실패해 리그 우승에서 멀어진 리버풀이 마지막 남은 챔피언스리 티켓이라도 거머쥐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맨체스터 시티 - 4위, 승점 64점(19승 7무 6패)

올 시즌 초반 새로 부임한 펩 과르디올라 식의 축구로 EPL을 지배할 것처럼 보였던 맨시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골키퍼들의 실수와 수비수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과르디올라 축구의 기초인 안정적인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격진의 능력으로 하위팀에게는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강한 압박 전술을 들고 나오는 상위권 팀에게는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르로이 사네와 데 브리이너, 다비드 실바 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그들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리그 초중반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스털링이 부진하고 있고, 주포 아게로도 결정적인 순간 득점에 실패하고 있다.

그나마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에이스 노릇을 하던 다비드 실바가 지난 주말 아스날과 FA컵 승부에서 부상을 당했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크나큰 악재다. 탈압박과 창의적인 패스로 맨시티의 공격을 이끌던 실바의 공백은 맨시티에게 크게 다가온다. 지난 아스날전에서도 실바가 빠지자 맨시티의 공격은 유연함을 잃고 헤맸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남은 일정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6경기를 남겨둔 맨시티는 그 중 네 경기가 중하위권 팀과의 경기다. 한 경기도 순위 경쟁에 동력을 잃은 웨스트 브로미치와 경기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이번 주말 맞붙는 맨유와 승부다. 맨시티가 하락세인 것에 비해 맨유는 상승세를 타고 있고, 승리를 거두면 맨시티를 4위로 올라설 수 있기에 동기부여 또한 강하다. 감독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무관 위기에 놓이며 자존심을 구길대로 구긴 과르디올라의 능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5위, 승점 63점(17승 12무 3패)

살아나고 있는 무리뉴의 맨유 ⓒ 위키미디어

악재가 겹치고 있다. 리그에서 17골을 넣으며 답답한 맨유의 공격에서 그나마 활약을 해주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던 마르코스 로호가 부상으로 잔여 경기에 모두 나서지 못한다. 스몰링과 필 존스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기에 맨유의 전문 중앙 수비 자원은 에릭 바이 한 명만 남았다. 폴 포그바와 안데르 에레라도 부상으로 다가오는 '맨더비'에서 출장이 불투명하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경쟁자들 중에 가장 좋다. 지난 주말 번리를 제압하며 무패 기록을 23경기까지 늘렸다. 무패행진 안에 무승부가 많이 있는 것은 흠이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즐라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레쉬포드와 마샬 등 젊은 자원들이 결정적인 순간 득점에 성공하고 있고, 번리와 경기에선 루니도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최소 실점 2위 팀답게 1~2명의 공백으론 수비가 흔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살아난 무리뉴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까지 더해지면서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상승세이다.

흐름은 상승세지만 남은 일정은 맨유편이 아닌 것은 아쉽다. 남은 여섯 경기 중 세 경기를 맨시티·아스날·토트넘과 치뤄야 한다. 세 경기 모두 원정 승부일 정도로 어려운 일정이다. 맨유는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진출에도 성공해 남은 기간동안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과 무리뉴의 맞춤 전술이 중요해진 맨유다. 

# 아스날 - 7위, 57점(17승 6무 8패)

언제나 4위 안에 진입하며 자존심을 지켰던 아스날이 위기에 빠졌다. 보통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후 리그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상위권을 유지했던 지난 몇 시즌과 다른 행보의 올 시즌이다.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 리그 다섯 경기에서 승점 7점을 획득하는 데 그치면서 7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재신임 문제와 에이스들의 재계약 문제가 겹치면서 흔들렸던 아스날이다.

여전히 위기에 봉착한 아스날이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미들즈브러와 리그 경기에서 쓰리백 전술로 승리를 거둔 아스날은 FA컵에서도 같은 전술로 맨시티를 꺾었다. 결정적인 승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아스날의 반전이었다.

맨시티와 경기에서는 경기 내내 필드 플레이어 열 명 모두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지극히 승리를 위한 전술을 펼쳤던 아스날이다. 강팀과 경기에서도 대부분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온 벵거의 극적인 변화였다. 익숙하지 않은 전술임에도 선수들은 본인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이대로 시즌을 끝낼 수 없다는 벵거의 의지와 선수들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쓰리백이란 새로운 옵션을 얻었지만 남은 일정은 험난하다. 라이벌 팀이자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유한 토트넘 원정길이 남아있고,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맨유와 승부도 앞두고 있다. 남은 경기가 일곱 경기로 가장 많지만 토트넘-맨유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꽤나 벌어진 승점 차를 극복하긴 어려워 보인다. 경쟁 팀에 비해 주축 선수의 부상자 숫자가 적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할 아스날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