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대결에서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24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대결에서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 EPA/ 연합뉴스


현존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그는 70분 이상의 시간을 그야말로 이를 악 물고 뛰어야 했다. 경기 시작 후 20분도 안 되어 상대 팀 풀백 마르셀루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서 피를 흘렸기 때문에 거즈를 입에 물고 뛴 것이다.

바로 그가 양보할 수 없는 엘 클라시코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에 극장골까지 터뜨렸으니 더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을 듯하다. 더구나 이 골은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기록한 500번째 골이었으니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덕분에 라 리가 우승 경쟁은 끝까지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3시 45분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엘 클라시코' 맞수 대결에서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역전-재역전 '명승부' 드라마

지난 주에 끝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결과 양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레알 마드리드 CF는 강팀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대결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멋진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올라 연고지 맞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FC 바르셀로나는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만나서 홈&어웨이 2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 분위기는 곧바로 이어진 엘 클라시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경기 장소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였기 때문에 그들은 내친김에 라 리가 우승 경쟁에 확실한 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다. 이른바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엘 클라시코가 된 셈이다.

게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vs 리오넬 메시'의 라이벌 구도까지 홈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리한 입장이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8강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통산 100호골의 금자탑을 쌓았기 때문이다.

홈 팀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 3점을 앞서고 있었으니 바르셀로나로서는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이번 엘 클라시코를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지난 4월 9일 벌어진 말라가와의 어웨이 경기(0-2 바르셀로나 패)에서 65분에 퇴장당한 네이마르가 사후 징계까지 받는 바람에 이번 엘 클라시코에 나오지 못했다는 것도 바르셀로나로서는 악재 중 악재였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바르셀로나 나머지 선수들이 해냈다. 점수판의 변화도 '선취골 허용(28분)-동점골(33분)-역전골(73분)-동점골 허용(85분)-재역전 결승골 성공(90+2분)' 흐름이었으니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없는 엘 클라시코의 감격 그 자체였다. 그 중심에 당연히 리오넬 메시가 우뚝 서 있었다.

리오넬 메시, 극장골 터뜨리고 유니폼 벗어들다

 24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대결에서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24일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대결에서 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 EPA/ 연합뉴스


리오넬 메시는 경기 시작 후 20분도 안 되어 그라운드에 쓰러져 피를 많이 흘렸다. TV 생중계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레알 마드리드의 풀백 마르셀루가 메시와 공을 다투는 순간 오른쪽 팔꿈치를 내밀어 리오넬 메시의 얼굴을 가격했다. 팔을 휘두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심판들이 반칙 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동업자 정신을 찾아보기는 힘든 장면이었다.

그 때부터 리오넬 메시는 잇몸에서 나는 피를 멈추게 하기 위해 거즈를 입에 물고 뛰어야 했다. 28분에 홈 팀 레알 마드리드의 카세미루가 선취골까지 터뜨렸으니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더욱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로서는 네이마르도 없기 때문에 여기서 더이상 흔들릴 수는 없었다. 그 각오가 느껴지는 동점골이 바로 5분 뒤에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라키티치가 밀어준 공을 잡은 리오넬 메시가 레알 마드리드 풀백 카르바할을 기막히게 따돌리며 왼발로 골을 터뜨린 것이다. 중간에 루이스 수아레스가 상대 수비수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속임 동작도 일품이었다.

FC 바르셀로나는 후반전 중반에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73분,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나초 페르난데스가 걷어낸 공을 잡은 미드필더 라키티치가 달려드는 토니 크로스를 따돌린 다음 왼발 슛을 정확하게 상대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아넣은 것이다.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궤적이었다.

그리고는 4분 뒤에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리오넬 메시에게 과격한 두 발 태클을 걸어서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반전에 마르셀루의 팔꿈치는 심판들에게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라모스의 태클은 너무나 빤히 보이는 심각한 반칙이었다. 전반전 얼굴도 모자라 발목까지 크게 다칠 뻔한 리오넬 메시였다.

이에 홈 팀의 지네딘 지단 감독은 82분에 카림 벤제마를 빼고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들여보냈고 딱 3분만에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마르셀루가 왼쪽 측면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감각적으로 빠져나오면서 왼발 발리슛 돌려차기를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정규 시간이 5분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기에 8만1044명의 홈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엘 클라시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이 겨우 2분밖에 표시되지 않았지만 FC 바르셀로나는 마지막 역습을 침착하게 전개했다. 오른쪽 구석 끝에서 대각선 반대쪽 끝까지 그들을 상징하는 티키타카가 빛났다. 그 과정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그 공을 가로채지 못했다.

약 100미터 이상 이어진 바르셀로나의 역습 패스는 과정도 아름다웠지만 마무리도 짜릿한 작품이었다. 그들이 준비한 패스 조직력은 몇 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빛난 것이다. 왼쪽 끝줄 앞으로 빠져들어간 호르디 알바가 낮게 밀어준 공을 따라서 리오넬 메시가 달려왔다. 왼발 마무리 슛은 더 볼 것도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 골문 왼쪽 기둥과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의 손끝 사이를 통과하여 기막히게 빨려들어갔다.

이렇게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577경기만에 500호골을 터뜨린 리오넬 메시는 보기 드물게 유니폼 상의를 벗어서 등번호 위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들어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자랑스러운 이름 'Lionel Messi'였다.

이로써 FC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75점의 승점을 찍으며 골 득실차(FC 바르셀로나 +62, 레알 마드리드 +48)에 의해 깜짝 선두 자리에 올랐다. 비록 레알 마드리드가 1경기 덜 치른 상황이지만 남아있는 프리메라 리가 일정에 따라 기막힌 역전 우승 트로피를 노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구도까지 엘 클라시코, 리오넬 메시가 만든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R 결과(24일 오전 3시 45분,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 레알 마드리드 CF 2-3 FC 바르셀로나 [득점 : 카세미루(28분,도움-세르히오 라모스), 하메스 로드리게스(85분,도움-마르셀루) / 리오넬 메시(33분,도움-라키티치), 라키티치(73분), 리오넬 메시(90+2분,도움-호르디 알바)]

◇ 2016-2017 프리메라 리가 순위표
1 FC 바르셀로나 75점 23승 6무 4패 94득점 32실점 +62
2 레알 마드리드 CF 75점 23승 6무 3패 84득점 36실점 +48
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68점 20승 8무 5패 60득점 24실점 +36
4 세비야 FC 65점 19승 8무 6패 58득점 39실점 +19
5 비야레알 57점 16승 9무 8패 48득점 27실점 +21
6 레알 소시에다드 55점 17승 4무 12패 49득점 45실점 +4
7 아틀레틱 빌바오 53점 16승 5무 11패 45득점 37실점 +8
8 에이바르 50점 14승 8무 10패 52득점 44실점 +8
9 에스파뇰 49점 13승 10무 10패 44득점 43실점 +1
10 셀타 비고 44점 13승 5무 14패 48득점 52실점 -4
11 알라베스 44점 11승 11무 11패 32득점 40실점 -8
12 발렌시아 40점 11승 7무 15패 47득점 56실점 -9
13 라스 팔마스 39점 10승 9무 14패 52득점 58실점 -6
14 레알 베티스 37점 10승 7무 16패 36득점 51점 -15
15 말라가 36점 9승 9무 15패 38득점 49실점 -11
16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31점 7승 10무 16패 35득점 51실점 -16
17 레가네스 27점 6승 9무 18패 27득점 51실점 -24
18 스포르팅 히온 23점 5승 8무 20패 36득점 66실점 -30
19 그라나다 20점 4승 8무 21패 27득점 70실점 -43
20 오사수나 18점 3승 9무 21패 34득점 75실점 -41
축구 리오넬 메시 엘 클라시코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