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박형식은 질문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박보영과 호흡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나 어떡하지?' 했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하는 거다! 안 하면 바보다! 주변에서도 안 하면 바보라고 생각했을 거다. 일단 해야 한다. 당연히. 그런데 '어떡하지?' 그때부터 부담감이 느껴졌다. 보영씨랑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큰 산 같았다."

박형식은 JTBC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연인으로 함께 연기한 박보영을 두고 '사랑스러운 파트너'이자 '나의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연기를 이렇게 할까' 감탄했고 많이 배웠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저렇게 하는 거야?'라고. 체구는 되게 작은데 큰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존경한다고 이야기한다."

드라마 첫 주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온 인터뷰 자리.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박형식은 "드라마가 잘 된 건 주인공인 보영씨의 힘이 가장 크다"면서 모든 공을 박보영에게 돌렸다. 지난 17일 배우 박형식을 만났다.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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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블리'의 존재가 컸다"

- 첫 주연작인 <힘쎈여자 도봉순>이 종영했다. 느낌이 어떤가?
"부담을 많이 갖고 시작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좀 주춤하다가 힘을 받아 현장에서 즐겁게 놀았다. 무척 행복했다. 현장에 많은 선배 배우들이 사랑해주시고 예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끝나고 나서도 다들 껴안으면서 고맙다고 고생했다고 해주시니 더 행복했던 것 같다. 그 사랑이 넘치는 이유는 아무래도 '뽀블리'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 박보영씨와 '멜로 케미'가 좋았다.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냐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보영 누나는 정말 주위에서 하트가 떠다닌다. 나는 그저 영상에 담긴 것일 뿐이고 멀리서 지켜보면 그 사랑스러움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었다."

- 박형식은 선택한 작품마다 칭찬을 듣기도 했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나?
"나는 대본을 만화책 읽듯이 읽는다. 읽다보면 머릿속에 드라마가 펼쳐진다. <힘쎈여자 도봉순>을 읽었을 때 민혁이가 너무 매력적인 거다. '얘 또라이 아냐?' 하면서. 대본을 읽으면서 웃게 되고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게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웃게 되고 하고 싶고 열정이 생기고 '나 너무 하고 싶어 그거 내가 할래!' 하는 것."

- 단시간에 연기력이 오른 배우 중 한 명이다. 따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나. 아니면 경험에서부터 오는 것이 있을까?
"경험도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좋아서 한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끝없이 파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할 수 있을까?' 작품을 하면서 선배님들을 만나고 또 제게 연기를 알려주시고 그런 부분이 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는 것 같다."

- 박형식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다. 연기로 간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아예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고 노래도 좋아했다. 회사에서 우연치 않게 "뮤지컬 해볼래?" 제안했을 때 좋다고 시작했다. 처음에는 완전 모방이었다.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다른 뮤지컬 배우가 하는 걸 보고 무작정 따라했다. 행동, 말투도 똑같이. 그런데 그것도 재밌었다. 또 기회가 좋게 어떤 드라마에서 작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거다. '카메라 액션!' 하고 내가 모니터를 하고 그러다가 "형 나 이거 팔래!"라고 된 거다. 그렇게 하나씩 해오다 보니 어느 순간 박보영씨와 작품을 하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쉬운 점? 다른 선배님들이었으면 어땠을까? 내가 표현한 것이 베스트일까? 그런 걸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 이정민


"나는 일단 잘 하고 봐야 한다"

- 연기 기반을 다져준 작품을 하나만 꼽는다면?
"드라마스페셜 <시리우스>. 4부작짜리인데 1인 2역을 맡았다. 그때는 연기레슨을 받았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고 다른 감정으로 안 될까요?' 주문을 하셨는데 못 하겠더라. 창피하고 죄송하고 도망가고 싶었다. 내가 정확하게 캐릭터를 이해하고 감정선을 알아야지 현장에 갔을 때 연기를 바꿀 수도 있고 '이게 맞는 것 같은데요' 말을 할 수도 있으니 혼자 해야 맞겠다 싶더라. 도박이지만 '나 한 번 믿어달라'면서 혼자서 연기했다. 다행히 연기력 논란은 없었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구나'라고."

- OST에도 계속 참여하더라.
"맞다. 지금도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노래하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내가 작사·작곡에 참여해서 내 이야기를 담은 곡이 첫 싱글 앨범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하고. OST는 처음부터 참여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이기적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데 내가 OST를 부르겠다면서 한 자리 들어가면 드라마의 흐름을 깨트리는 게 아닐까? 부담이 돼 웬만하면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웃음) '뭐 할까요?' 해서 불렀다. 다행히 후반부에 나와 크게 논란도 없었다. 팬미팅에서도 OST를 부르고 싶다. 남의 곡만 부를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게 많으면 좋으니까. 출연했던 작품들의 OST를 불러드리면서 에피소드도 이야기하고 그런 걸 하고 싶다."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시작이 너무 소중하다. 나는 이제 막 배우로서 걸음마를 떼는 아기인데, 이 한 걸음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절실한 거다. 그 절실함을 같이 가져가줄 수 있는 회사가 필요했다. 그런 부분을 잘 맞춰주셔서 새 소속사(UAA)와 함께 하게 됐다." ⓒ 이정민


- 임시완이나 광희 같은 제국의아이들 멤버들도 다들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조언을 해주는 게 있나?
"우리는 조언을 해줄 처지가 아니다. (웃음) 저희끼리는 '일단 좀 살아보자' 이거지. 조언을 해주면 '미쳤어? 너나 잘해!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광희는 이러겠지. (웃음) 머리채 안 쥐어 잡히면 다행이다. 나는 광희형이 멋있다. <무한도전> 부담감도 클 텐데 고생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하고 잘 됐으면 좋겠다. 시완이형이야 주연 배우로 자리를 잡았고. 다른 멤버들도 다들 행복할 일만 남은 것 같다."

- 연기를 꿈꾸는 아이돌이 많은데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내가 좋아서, 잘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절실함이 있었던 것 같다. 애초에 욕심이 많은 성격이다. 다 잘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게임까지 잘하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스킨스쿠버도 시작하면 자격증도 다 따야하고 그런 성격이다. 일단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나도 모른 채로 한 번 시작을 했고 너무 재밌어서 계속 하다가 재미로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더 잘해야 하는구나 싶어 또 부담감을 느끼고. 이런 내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분들도 분명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게 있으실 테니 나는 응원한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한다.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사이에서. 박형식이라면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좋아하면 잘 할 수밖에 없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어머니가 해주신 적이 있는데 나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게임을 좋아하니까 더 잘하고 싶고 어떻게 더 잘하지? 궁리하다가 게임 영상을 본다. 그러면 프로들은 이걸 이렇게 하네 싶어 그들과 같은 마우스·키보드·컴퓨터 세팅을 맞춘다. 나도 해본다. 똑같이 해본다. 노래도 효신이형 좋아해서 만날 유튜브로 틀어둔다. 스태프들은 노이로제 걸린다. (웃음) 잘 하는 건 사람마다 있겠지만 좋아할 수 있으면 좋아하는 걸 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부모님이 처음에 가수 활동을 반대하셨다. 공부는 안 하고 말은 안 듣고 노래는 하겠다고 그러고. 확실하게 보장된 직업도 아니니 걱정이 되지 않겠나. '나 몰라 좋아하는 거 할 거야'라고 했는데 지금은 나를 자랑스러워 해주신다. 그래서 좋아하는 건 잘 할 수 있게 되고 그게 직업이 되면 그만큼 행복한 일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예능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아직은 계획이 없다. 하지만 열려있다. 안하겠다 하겠다가 아니라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JTBC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민혁 역의 배우 박형식이 18일 오전 서울 학동로의 한 웨딩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에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느와르나 <스물> 같은 또래 남자애들끼리 놀아보는 작품? 저렇게 놀면 너무 재밌겠다 싶었다. '일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노는 영상에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부러웠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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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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