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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의 영어교육, 기계가 될 것인가? 소통자(communicator)가 될 것인가?

17.04.23 12:3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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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또한 한 번쯤은 직접 사용했을 법한 표현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이 주입식 영어교육, 암기식 영어교육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의사소통 중심 영어교육'이라는 새 단장을 하려던 찰나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바람이 불어와 영어교육의 새로운 움직임에 악영향을 주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등장한 자동번역기, AI 로봇 등이 영어의 노예라고도 불리던 우리 한국인들을 영어교육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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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 am fine, thank you, and you?'를 반복하며 기계적 학습 방법을 비난하던 우리가 이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스스로 그 기계 자체가 되어버리겠다는 것에 불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즉, 영어책을 던져버리려고 하기 전에, 우리가 기계적 영어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동번역기를 사용해 본 사람은 모두 알 수 있듯이, 번역기는 몇 초 만에 모든 문장을 번역해주기는 하지만 어떤 특정한 맥락이나 구체적인 뉘앙스는 파악하지 못하여 전혀 다른 표현이 제공되기도 한다. 이렇듯 기계적으로 배출된 문장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때 우리는 '언어'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어'는 학교의 정규 수업 과목이기 전에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이다. 언어학 교수 '켄 헤일'이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이 폭격을 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즉 언어는 한 문화가 공유하는 의미, 표현, 가치관, 이해를 전달하는 것이다. 의사소통 중심 영어교육을 하자는 것도, 학교 '과목' 중 하나인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입력해서 단지 배출하자는 것이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를 배워 자신만의 사고를 통해 타인과 또는 나아가 사회와 교류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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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4차 산업혁명이 영어교육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어교육과 상호 협력하여 동반성장해야 한다. AI 또는 자동번역기가 가지고 있는 빠른 언어 번역 능력과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감정, 사고력, 창의력 등 다양한 인지능력을 융복합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단지 주입식으로 외운 표현들, 또는 번연기로부터 얻어낸 내용들을 생각 없이 표출해내는 언어기계(input machine)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르는 표현들은 주체적으로 자동번역기를 통해 참고하되, 해당 상황의 맥락과 상대방 및 개인의 감정을 고려하여 적절한 표현으로 능동적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사소통자(communicator)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데에 영어교육, 즉 영어교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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