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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하류 보강공사를 끝마치고 뿌린 녹색페인트가 빗물에 씻겨 내리면서 녹색 웅덩이를 만들었다.
 공주보 하류 보강공사를 끝마치고 뿌린 녹색페인트가 빗물에 씻겨 내리면서 녹색 웅덩이를 만들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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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가 관리하는 4대강 자전거길이 엉망이다. 조경수는 철사 줄로 옭아매고 밑동은 시멘트로 포장해 버렸다. 교체한 안전펜스는 물가에 버려졌다. 죽은 물고기만 썩어가는 금강은 악취만 진동한다.

21일 오전 8시 4대강 사업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동행 중인 성가소비녀회 다니엘 수녀와 공주보를 찾았다. 금강이 자욱한 안개로 뒤덮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공주보 시공사인 SK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하자 보수를 진행했다. 보의 누수와 세굴에 따른 보강공사였다. 서둘러 끝낸 공사를 감추기 위해 벌겋게 드러난 강변에 꽃씨와 녹색페인트를 혼합하여 뿌려놓았다. 그러나 최근 비가 내리면서 씻겨내려 녹색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관련 기사: 강에 '독성물질' 시멘트 쏟아붓고..."재앙 올 것"]

ⓒ 김종술

뒤뚱거리며 발목이 잠기는 물가를 따라 걷었다. 물고기들이 머리를 쳐들고 가쁜 숨을 몰아쉰다. 물색이 소 오줌 빛이다. 시커먼 펄 속에 머리를 처박고 죽은 붕어가 눈에 들어온다. 뱃속에 노란 알을 가득 담고서 죽어간 물고기는 야생동물의 습격을 받아 갈기갈기 찢어졌다.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간 잉어까지 썩어가는 사체엔 구더기가 잔뜩 붙었다.

4대강 사업 당시 심어놓은 나무 지지대를 풀어주지 않아 나무에 흉측한 상처가 났다.
 4대강 사업 당시 심어놓은 나무 지지대를 풀어주지 않아 나무에 흉측한 상처가 났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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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변 조경수가 흉측하다. 4대강 사업으로 심어 놓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해 놓았다. 시간이 지나고 풀어줘야 할 철사를 방치하면서 나무를 파고들었다. 깊은 상처를 간직한 조경수가 간간이 눈에 띈다.

용성천과 만나는 합수부 자전거 도로는 지난해 무너져 공주시가 보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해 보였다. 한쪽이 푹 꺼지고 콘크리트 포장이 군데군데 깨지고 가라앉고 있었다. 당시 넘어진 표지판은 여전히 수풀에 버려져 있다.

공주시가 지난해 설치한 운암리1쉼터 조경수 밑동까지 시멘트를 포장해 놓았다.
 공주시가 지난해 설치한 운암리1쉼터 조경수 밑동까지 시멘트를 포장해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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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는 지난해 4대강 자전거길에 이용객을 위한 운암리1쉼터를 조성했다. 바닥도 깔끔하게 시멘트로 포장했다. 그러나 조경수 밑동까지 시멘트로 포장하면서 밑동이 웃자란 나무는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나무가 숨을 쉬지 못하도록 시멘트를 발라 놓으면 죽는 거 아닌가요, 불쌍해서 어떡해요..."

안타까운 마음에 동행중인 다니엘 수녀가 자리를 뜨지 못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은 교량의 안전펜스가 새로 교체되었다. 무심코 바라본 물 속에 뜯어낸 자재들 전부가 버려져 있다.

공주시가 4대강 자전거도로 교량 공사를 하면서 뜯어낸 자재는 물속에 버려 놓았다.
 공주시가 4대강 자전거도로 교량 공사를 하면서 뜯어낸 자재는 물속에 버려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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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입장을 듣기 위해 하천을 담당하는 안전관리과에 전화를 넣었다. 담당자는 기자가 질문한 내용을 확인 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담당자와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태그:#4대강 사업, #물고기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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