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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일 첫날인 17일 오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앞 유세에 앞서 좨숙의원, 박지원당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일 첫날인 17일 오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앞 유세에 앞서 좨숙의원, 박지원당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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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북한 주적'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19일 KBS TV토론에서 "공식문서(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군 통수권자가 말을 못 하냐"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거듭된 질문에 "대통령이 되면 남북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정상회담도 필요할 것이고,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적이라는 것은)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박지원 대표는 20일 오전 국민의당 당사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가) 어제 TV토론 중 주적이 어디냐는 문제에 대해 답변을 머뭇거렸다. 주저했다. (주적이라고) 안 했다"며 "엄연히 우리 국방백서에는 주적이 북한으로 나와있다.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표는 "문 후보가 주적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은 마치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 하는 것으로, 굉장히 위험하고 안보 문제에 대해서 ABC도 이해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방부 국방백서가 공식적으로 북한을 우리의 주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안 후보·유 후보·박 대표의 발언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현 국방백서 '제2절 국방정책'을 보면,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북한 주민은 북한 '정권'·북한 '군'과는 달리 '적' 개념에서 빠진 것이다.

'주적' 논쟁이 이어지자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오전 브리핑에서 "국방백서의 표현 그대로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2004년 국방백서에서 '주적' 이라는 단어를 삭제한 후 공식적으로 해당 개념을 사용하지 않지만 적대관계는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7년 만에 말 바꾼 박지원 대표

이날 문 후보를 비판한 박 대표도 천안함 사건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됐던 7년 전에는 문 후보와 비슷한 인식을 보인 적이 있다.

박 대표는 2010년 5월 10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 여당 쪽에서 최근에 전반적인 움직임과 관련해서 주적론 부활 이야기가 나온다.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사회자 질문에 "지금 북한 주적론 부활보다 급한 것은 국가안보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주적론 부활을 반대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당사 간담회에서 "(박지원의 오늘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박 대표가 하실 말씀은 아니지 않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래 모셨고,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켜 평생을 남북평화에 기여한 분이 유승민(바른정당)·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와 다를 바 없는 말을 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우 대표는 적어도 주적을 부정했다는 식으로 박 대표가 문 후보에게 색깔 공세를 하는 것은 후배로서 실망스럽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도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과거의 일"이라며 "(북한은) 군사적으로는 우리와 대치 중이고 위협이 되는 적이 분명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에 의해 평화 통일해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는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저는 그 문제(주적)에 대해 문 후보와 동의하지 않는다. 국방 백서에 주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금 남북 대치 상황 아닌가. 북한은 주적이면서 평화통일을 이뤄야할 상대"라고 정리했다.

토론회를 마친 안 후보가 "국방부 브리핑에서 '주적' 표현은 없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자 김경록 대변인이 "(다른) 대변인이 논평을 냈다"고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안 후보 겨냥 네거티브 지시한 문 후보 측 비밀문건 비판한 국민의당

한편, 박 대표는 오전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 지시가 포함된 민주당 선대위 측 비밀문건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안 후보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공작의 진원지, 컨트롤타워를 찾아냈다"며 "오늘 아침 일부 언론도 보도했지만 우리가 입수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밀문건 네거티브 지시에 나와있는 것처럼 그 진원지는 바로 문 후보 선대위였다"고 밝혔다.

앞서 CBS는 안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SNS상으로 퍼뜨리라는 내용의 민주당 내부 비밀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간정세 및 대응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에서 민주당 선대위 측은 "공식 메시지(의혹 검증 지속)와 비공식 메시지(안철수 알리기)가 양분되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그 예시로 "안철수 깨끗한 줄 알았는데 갑철수"라는 문구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의 '문자 폭탄'에 대한 문 후보의 '양념 발언'을 상기한 듯 "문 후보 측 선대위는 댓글 부대, 문자 폭탄을 만들어내는 양념공장이고 문재인은 양념공장 사장임이 밝혀졌다"며 문 후보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표는 또 "문 후보와 문 후보 선대위의 이러한 작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십알단의 부활이고, 호남과 영남, 국민을 분열시키는 적폐 중의 적폐이다"라며 "문 후보의 진실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후 고발 조치에 대한 질문에는 "우선 문 후보 입장을 보겠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대위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문건의 존재를 인정하고 "(논란이 된 '갑철수' 표현 등은) 알기 쉽게 설명하다 보니 과한 표현이 들어갔던 것 같다.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문재인, #주적, #안철수, #박지원, #대통령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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