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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진구 서면 천우장 일대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진구 서면 천우장 일대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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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고 성완종 경남기업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 사건을 대법원 2부에 배당하고 김창석 대법관을 주심으로 결정했다. 1심에서는 '유죄' 판결(홍준표 징역 1년-추징금 1억원, 윤승모 징역 6월-집행유예 1년),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온 이번 사건이 오는 5월 9일 대선 이전에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1.2심은 사실관계 여부와 법률 문제를 모두 다루는 사실심인데 비해 대법원은 법률적 하자 여부만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이런 체계 때문에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하급심이 판단한 사실관계를 달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2월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사건에서처럼 대법원이 '진술의 신빙성'을 하급심과 달리 볼 수도 있다.

이번 홍 후보 사건도 1심과 2심의 판단이 정면으로 엇갈렸다.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판결문을 따져봤다.  

[쟁점1] 전달자 윤승모 전 부사장 진술의 신빙성

1심은 윤승모 전 부사장이 경남기업에서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과정, 국회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의원회관 내 홍 후보 사무실에서 홍 후보에게 전달하는 과정과 관련해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과 차이가 있고, 객관적인 사실관계에서 일부 불일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1억 원이 전달됐다는 시점은 2011년 6월이고, 검찰 수사는 2015년 5월이라는 점에서 4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윤 전 부사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진술했다는 점, 전체적인 전달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는 점 등에서 그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특히 고 성완종 전 회장이 생전에 남긴 진술들과 자살전 메모 내용이 자연스럽고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도 부합한다고 봤다.

반면 2심은 성 전 회장의 생전 육성파일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윤 전 부사장의 진술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윤 전 부사장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을 문제삼았다. 국회 의원회관까지 이동 경로와 운전자가 누구였는지에서 부인의 진술과 다르고, 윤 전 부사장이 국회 남문에서 의원회관 707호까지 이동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과 달리 당시는 국회 의원회관 증축공사로 임시면회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홍 후보의 의원회관 사무실 소파의 위치 그리고 자신과 홍 후보가 앉아있던 위치를 상세히 설명했으나 당시 실제 소파배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불일치가 4년이라는 시간 경과와 설암 수술의 영향에 따른 것일 수도 있으나, 1억 원을 전달한 것은 평생 처음이라는 윤 전 부사장이 이같은 과정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홍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1억 원 조성경위와 관련해서도, 1심은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통해 홍 후보에게 줄 목적으로 조성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본 반면, 2심은 성 전 회장이 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점이 금융계좌에 의해 명백하게 드러나 있지 않고 비자금 조성 담당자도 이를 분명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홍 지사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 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한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쟁점2] 홍준표 후보 측근들의 회유 문제

1심은 홍 후보의 측근인 엄창현 전 남해대학 총장과 김해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홍준표 보좌관이던) 나경범과 협의해서 경선 자금으로 (1억원을) 썼다고 정리해줄 수 있느냐, 최종적으로 홍 지사가 돈이 들어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핵심"이라며 회유했다는 핸드폰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증거로 인정하면서 이를 홍 후보 유죄판결의 주된 논거의 하나로 삼았다.

1심이 홍 후보 측에서 주장한 윤씨의 '배달 사고' 가능성을 배척한 것도 엄 전 총장과 김 전 비서관 모두 윤 전 부사장과 통화하거나 만나면서 윤 전 부사장이 1억 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대화의 전제로 삼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심은 이 자료들을 증거로 인정하면서도, 윤 전 부사장이 사건 발생 시점 이전과 이후 사용한 핸드폰은 검찰에 제출한 반면, 윤 전 부사장이 이 사건 관련 수사진행을 예상하기 시점 무렵에 사용한 핸드폰은 검찰이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김해수 전 비서관과 통화한 녹음파일도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녹음돼 있었다며 1심에 비해 그 의미를 축소 판단했다.

이에 검찰과 윤 전 부사장 측은 홍 후보 측근들이 1억 원 수수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회유한 녹음까지 있는데도 무죄판결을 내린 것을 누가 납득하겠냐고 반발하고 있다.

[쟁점3] "왜 처벌 자처하나?"-"허위진술 동기 있다"

1심은 윤 전 부사장이 검찰 수사가 예상된 시점에 지인에게 홍 후보의 1억 원 전달 사실을 밝히고 상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내용이 허위라면 자신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짓말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정치자금 명목으로 말했겠느냐고 1심은 판단했다.

또 성 전 회장의 측근은 성 전 회장의 지시로 1억 원의 용처와 관련해 윤 전 부사장에게 사실과 다른 진술 방안들을 제시했음에도 윤 전 부사장이 이를 거절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심은 윤 전 부사장이 검찰 수사가 예상된 상황에서 허위 진술의 동기와 수사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봤다. 윤 전 부사장이 지인들의 소개로 변호사와 만나 대책을 협의했으며, 윤 전 부사장 부부는 윤 전 부사장이 구속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여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최종 결론은 8월 중순 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홍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선 이후에도 그의 정치 생명은 일단 이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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