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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켄전기가 투자해 설립한 회사인 '한국산연'이 정리해고로 오랫동안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공장 매각'을 꺼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한국산연은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 공장을 두고 엘이디(LED) 조명을 생산, 판매해왔다. 회사는 경영상 이유로 지난해 9월 30일 생산부문을 폐지하고,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 조합원(33명)을 비롯한 생산직 노동자 34명을 정리해고 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자 3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지난해 12월 27일 '부당해고' 판정했다. 회사는 이에 불복해 재심신청했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4월 11일 심문회의를 열었다.

중노위는 오는 26일까지 화해권고를 결정했다. 이때까지 당사자간 별다른 화해가 없으면 조만간 판정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노사는 실무교섭 등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회사는 공장 매각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 11일 열린 중노위 심문회의 때와 실무협의 자리에서 공장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이다.

또 "일부 사측 관계자는 조합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공장이 매각되고 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물론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로 판결나더라도 돌아갈 곳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노측은 주장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 앞에서 "한국산연 불법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한국산연 앞에서 "한국산연 불법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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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19일 낸 자료를 통해 "사측이 공장건물 매각추진 의사를 밝히며 부당해고 철회를 염원하는 노동자에게 분노를 안겨줬다"며 "공장 매각은 노동자를 불법 정리해고 한 이후 돌아갈 일터조차 앗아가겠다는 것으로 불법 정리해고 된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와 마찬가지"라 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일터'를 앗아가겠다는 사측의 의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앞서 사측은 불법 해고 당시 '생산부문 폐쇄와 외주화 추진'을 해고의 이유로 적시한 바 있다"며 "하지만 샘플이라 주장(사측주장)하는 물량이 여전히 한국산연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외주화와 공장 매각은 한국산연 노사가 함께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중노위의 화해권고가 결정된 상황에서 공장을 매각하고, 외주화를 추진해 노동자가 돌아갈 '일터'를 없앨 것이 아니라 대화와 교섭을 통해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노동자는 불법 외주화와 매각이 추진된다면 강력한 저지 투쟁을 전개해 갈 것"이라며 "한국산연 전체 생산직 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불법적 공장 매각에 응하는 기업체는 없어야 한다. 마산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은 노동자의 일터를 앗아가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0일 오후 1시 30분 한국산연 앞에서 "한국산연 불법 정리해고 철회. 매각, 외주화 반대 규탄 결의대회"를 연다. 한국산연 정리해고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산연 앞에서 천막농성하고, 일본 원정투쟁 등을 벌여오고 있다.


태그:#한국산연, #산켄전기,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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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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