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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광도 모습
 드론으로 촬영한 광도 모습
ⓒ 이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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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 함께 여수에서 멀리 떨어진 광도를 방문했다. 북위 34°15′, 동경 127°32′에 위치한 섬은 면적0.66㎢, 해안선 길이 5.1km의 작은 섬이다.

광도는 여수에서 80km, 손죽도에서 남동쪽으로 17.6km 떨어진 곳에 있는 삼산면에 딸린 섬으로 옛날에는 넓은 곳이라는 뜻의 '너프리'라고 불렀다. 본래는 '병풍도'라고 했는데, 1914년 고흥군에서 여수군으로 행정 구역이 개편되면서 주위 섬들에 비하여 넓다고 하여 넓을 광(廣) 자를 써서 '광도'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먼 바다를 갈 때는 특히 날씨에 주의해야 한다. 연안에서 잔잔하던 바다가 먼바다에 나가면 큰 파도로 돌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며칠간 날씨가 좋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을과 이어진 산자락 모습. 이런 가파른 곳에서 사람이 살았다는 게 놀랍다. 히말라야 산중턱 마을 모습과 비슷했다
 마을과 이어진 산자락 모습. 이런 가파른 곳에서 사람이 살았다는 게 놀랍다. 히말라야 산중턱 마을 모습과 비슷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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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국동항을 떠난 배가 백야도 등대를 지나 꽃섬인 하화도를 지나자 아스라이 광도가 보인다. 바람은 거의 없지만 큰 배가 지나갈 때마다 커다란 너울이 다가와 뱃전을 때린다. 멀리 반원을 그리며 보이는 섬들 사이에 바다안개를 두른 채 뾰족 솟아오른 광도가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고깔모자처럼 우뚝 솟아 오른 섬이 정체를 드러내자 필자는 두 번 놀랬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가 섬을 둘러싸 예쁜 경치를 뽐내는 점과 이런 가파른 섬에서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점이다.

섬의 최고봉은 243m로 정상에 소규모 능선이 발달했고 남서쪽으로는 완경사면 지대가 산록에 나타난다. 농토라고는 가파른 경사지에 있는 약간의 밭이 전부여서, 해초 채취가 주민들의 주 소득원이다. 또한 해안 주위에 발달한 암석 해안과 갯바위에 좋은 낚시터들이 있어 낚시꾼이 많이 찾는다.

 가파른 산중턱에 있는 마을까지 짐을 운반하기 위해 모노레일과 케이블카까지 설치된 광도 마을 모습
 가파른 산중턱에 있는 마을까지 짐을 운반하기 위해 모노레일과 케이블카까지 설치된 광도 마을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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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한 이재언 연구원이 케이블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방파제에서 마을까지 운반수단이다
 동행한 이재언 연구원이 케이블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방파제에서 마을까지 운반수단이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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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배를 매고 높은 돌담을 친 동네로 올라가려니 숨이 가쁘다. 경사가 45도쯤 될까? 마을로 올라가는 길에는 모노레일과 케이블카가 있었지만 선착장까지 연결된 모노레일 하단 부분은 파도에 휩쓸려 나가 없어지거나 구부러졌다.

"주민이 많을 때는 28세대에 6~70명까지 됐습니다. 제 어릴적에는 학교가 없어 한문을 배웠고 한글은 초빙교사한테 배웠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돈을 갹출해 아이들 눈 띄운다며 교사를 특별히 모셔왔죠. 나중에 분교가 생겨 학생수가 30명에 달하기도 했어요. 광도 초등학생들은 1~2학년 때부터 지게지고 나무하러 다녔습니다. 광도 앞바다에서 해초도 뜯었는데 광도 미역이 제일 맛있어요."

육지와 멀리 떨어진 광도는 여수부근으로 진로를 향한 태풍위력을 온몸으로 맞는 지점이어서일까? 대부분 섬마을은 바닷가에 있지만 광도는 가파른 섬 중간 부분에 마을이 있고 부서진 모노레일이 태풍의 무서움을 말해주고 있었다. 송강복씨는 11살 때부터 아버지 뗏목을 타고 고기잡으러 다녔다. 

"당시 뗏목타고 바다에 나가면 팔뚝만한 조기가 많이 잡혔어요. 한번 나가면 고기를 한배 가득 싣고 왔지요."

 강풍에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 밧줄이 드리워진  집 모습
 강풍에 날아가는 걸 막기 위해 밧줄이 드리워진 집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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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단한 섬생활을 말해주는 집안 모습
 고단한 섬생활을 말해주는 집안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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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일곱 집이 살고 있는데 노인들이라 몸이 아파 여수시내 병원으로 왔다 갔다 한다. 몇 척 있었던 전마선은 태풍 사라호 때 대부분 부서졌다. 정기여객선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섬에 출입하려면 애로사항이 많다. 송씨가 사라호 태풍 때 겪었던 아픈 기억을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경상도에서 고기 잡으러 온 부자가 사라호 태풍 때 배를 육지로 끌어올리는 순간 큰 파도가 덮쳐 바다로 떠밀려가며 '사람살려!'라고 외치는 데 아버지가 먼저 파도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어요. 뱃전을 잡고 있던 아들도 다음번 파도가 치니까 파도속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동네사람들과 경찰은 마을에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이 터졌어요."

"광도 자랑 좀 해달라"고 요청하자 "자랑할 게 없어요"라고 말한 그가 힘주어 주장하는 게 있었다.

 강풍을 막기위해 높은 돌담이 쳐진 집 모습.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발전하고 있지만 풍력발전기 2기 중 1기가 고장나있다
 강풍을 막기위해 높은 돌담이 쳐진 집 모습.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발전하고 있지만 풍력발전기 2기 중 1기가 고장나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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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태풍으로 선착장 인근 모노레일이 부서졌다.
 강한 태풍으로 선착장 인근 모노레일이 부서졌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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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도 바닷가에 예쁜 꽃이 피었다
 광도 바닷가에 예쁜 꽃이 피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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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인들만 남은 광도는 앞으로 몇 년 있으면 무인도 됩니다. 태양열발전기와 풍력발전기가 있어 그나마 문명의 혜택을 받고 사는데 풍력발전기 2기중 1기가 고장났어요. 방파제 시설이 제대로 안 돼 짜증이 나버려요. 제대로 된 시설이 있으면 섬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있어요.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광도에 가면 밥맛이 좋고 산에 가면 건강에도 좋다"는 송강복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릴 수 있는 복지시설을 광도주민도 누릴 수 있기를 바랐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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