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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점심시간에 학생들은 친구들이 적은 추모글을 읽고 있었다. 본인이 적은 추모글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찾기도 했다.
 13일 점심시간에 학생들은 친구들이 적은 추모글을 읽고 있었다. 본인이 적은 추모글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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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뭍에 오른 세월호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허탈함마저 든다. 목포신항에선 희생자 유가족들이 9명의 미수습자(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를 기다리며 애타게 눈물을 흘린다.

부산 동래에 있는 중앙여자고등학교는 4월 10일에서 4월 16일까지를 세월호 참사 추모주간으로 정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 그리고 희생자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지난 13일과 14일, 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학생과 교직원이 들어서는 교문 위에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잊지 않겠습니다'란 펼침막이 걸려있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글이 적힌 포스트잇으로 아래쪽은 바다를 위쪽은 세월호를 꾸몄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글이 적힌 포스트잇으로 아래쪽은 바다를 위쪽은 세월호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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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1학년, 2학년 간부들은 노란색 포스트잇을 준비해 학생들로부터 의견을 받았다.

"원래는 304개의 포스트잇을 준비했는데 더 많이 모였어요. 수요일(12일) 오전에 각 반에 나눠줬는데 금방 다 모여서 그날 바로 게시판을 준비했어요. 학생회 친구들과 함께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세월호 언니 오빠들 생각에 많이 울컥했어요. 아래는 바다를 표현한 것이고 위는 세월호예요. 나머지는 보는 것처럼 '0416'으로 꾸몄어요."

이정아(2학년) 학생회 부회장이 세월호를 형상화한 포스트잇 그림을 설명했다.

중앙여고 학생과 교직원들은 14일 오전 10시에 추모 묵념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천 개의 바람'을 함께 불렀다. 교실마다 나지막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14일 등교하는 친구들에게 세월호 리본고리를 나눠주고 있다. 학생회에서는 500개 가량의 세월호 리본고리를 준비했다.
 14일 등교하는 친구들에게 세월호 리본고리를 나눠주고 있다. 학생회에서는 500개 가량의 세월호 리본고리를 준비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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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에는 아래와 같은 글들이 적혀있었다.

"2014년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갑작스럽게 사건이 일어나 놀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네요. 별일 아니라고 괜찮을 거라고 했던 뉴스와 달리 점점 심각해져 가는 상황에 친구들과 다 같이 걱정했던 게 기억나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울고 매일 생존자 수를 확인했습니다. 살아남지 못한 학생들과 선생님들, 배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기억하겠습니다. 3년이 지났지만 모든 국민들이 이렇게 슬퍼하는 만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REMENBER 2014.04.16."

"꽉 묶여있는 리본처럼 미수습자가 배 안에 있어 주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노란 리본의 기적이 일어나길 remember, 2014.4.16."

"꽃을 한창 피울 수 있는 나이에 피지 못하고 떠나게 해서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하늘에서는 편안하길 바랍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4416"

이 학교는 2015년부터 세월호 추모기간 동안 펼침막을 걸었다. 2016년에도 추모 현수막을 걸었다.

세월호 추모주간인 중앙여고
 세월호 추모주간인 중앙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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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추모3주기, #부산중앙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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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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