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 후>의 한 장면.

영화 <그 후>의 한 장면. 홍상수는 국내 감독 중 칸에 최다 진출한 주인공이 됐다. ⓒ 전원사


올해 칸 영화제가 초청한 한국 영화들의 면모가 공개됐다. 주최 측이 13일 오후(한국 시각 기준) 차례로 비경쟁, 경쟁 부문 작품을 발표한 가운데 총 5편의 한국 영화들이 고르게 경쟁과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홍상수 감독의 두 작품이다. 김민희와의 또 다른 신작으로 주목받던 <클레어의 카메라>가 비경쟁에 해당하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었던 <그 후>가 경쟁 부문에 나란히 진출했다. 홍상수의 20번째, 21번째 장편이 동시에 칸의 부름을 받음으로써 감독 개인으로선 한국영화 사상 칸 영화제 최다 진출(9번) 기록도 갖게 됐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작가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작품으로 <다른 나라에서>로 홍상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프랑스 배우 이사벨 위페르·김민희·정재영·장미희가 출연했다. <그 후>는 올해 초 극비리에 촬영된 작품으로 권해효·김민희·조윤희·김새벽 등이 함께했다.

경쟁/비경쟁 가리지 않고 진출

 영화 <옥자>의 한 장면.

영화 <옥자>의 한 장면. 틸다 스윈턴이 한 번 더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 넷플릭스


봉준호 감독은 <옥자>로 경쟁 부문에서 여러 감독과 작품을 견주게 됐다. 칸 영화제 초청 자체는 <괴물>(2006) <도쿄!>(2008) <마더>(2009)에 이어 네 번째지만 경쟁 부문 초청은 처음이다. <옥자>는 미지의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등의 할리우드 배우들과 변희봉, 안서현, 최우식 등 한국 배우의 조화도 특징이다.

인지도 높은 두 감독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면 패기 넘치는 감독들의 비경쟁 진출도 주목할 대목이다.

 영화 <악녀>의 해외 포스터.

영화 <악녀>의 해외 포스터. 정병길 감독은 이 작품으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나선다. ⓒ NEW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와 <내가 살인범이다> 등으로 독립영화와 상업영화계를 아우른 정병길 감독은 신작 <악녀>로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최정예 킬러 숙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액션 영화로 김옥빈·신하균·김서형 등이 출연했다. 액션 장르에서 특장점을 보인 정 감독의 작품을 세계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도 영화계의 관심사다.

<청춘 그루브>(2010)와 <나의 PS파트너>(2012)로 독창적인 색깔의 작품을 만들어 온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역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다. 교도소에서 친해진 범죄자들의 악전고투를 그린 작품으로 설경구, 임시완, 이경영 등이 호흡을 맞췄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은 장르적으로 혹은 '이야기성'에서 특징이 강한 감독들의 작품을 주로 상영한다. 지난해엔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해당 부문에 초청돼 관객들의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주목받았던 몇몇 작품의 진출 실패는 아쉬워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이번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진출했다. ⓒ CJ엔터테인먼트


신구 감독들의 고른 출품은 이후 한국영화의 발전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에서의 흥행 여부와 달리 창작자들이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를 펼치도록 하는 촉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작품 외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장훈 감독의 <택시 운전사> 등도 유력한 초청 예상 작으로 국내 언론에서 꼽았으나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제70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칸영화제 홍상수 봉준호 정병길 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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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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