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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사립유치원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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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유치원 관련 공약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국·공립 유치원 중 하나인 대형 단설유치원 설립을 자제하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인 안 후보는 1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발표하면서 유치원 정책 공약을 밝혔다. 그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은 자제하고 현재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독립운영을 보장해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논란은 '단설유치원 설립 자제'가 '병설유치원 설립 자제'로 잘못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단설과 병설 둘 다 국·공립 유치원으로, 별도의 단독 건물에 지으면 단설이고 초등학교 안에 지으면 병설이다. 단설유치원의 원장은 유아교육 전공자인 공무원이고, 병설유치원은 학교장이 맡는다.

유치원생 나이 대의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대체로 국·공립인 단설과 병설 유치원 둘 다 선호하는 편이다. 국가가 관리·감독해 믿고 맡길 수 있고, 학비 부담이 사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병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한다는 말은 학부모 입장에선 국·공립 유치원보다 사립 유치원 체제에 방점을 둔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당장 육아 커뮤니티인 '맘스홀릭베이비' 등에서 부모들은 안 후보의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쏟아냈다. 아이디 'sse*****'는 "지금 (병설유치원을) 두 배로 확대해도 부족한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나"라고 말했고, 'adl*****'는 "민간 주도의 일자리 정책이 10년 동안 실패했는데 유치원까지 국·공립을 줄인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오보 해프닝에도 논란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

파장이 커지자 안 후보는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말씀드린 취지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는 것이고, 보도와 달리 병설유치원은 늘리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대형 단설유치원은 거리가 멀어 통학의 어려움이 생기는 등 학부모 친화적이지 않다"라며 "나아가 주위의 작은 유치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공립 유치원이 확충되면 인근 소규모 사립유치원 등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안 후보는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을 자제한다는 말을 국·공립 유치원을 줄인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완전히 오해"라며 "전국 초등학교에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을 추가 설치해 공립유치원 이용률을 40%로 확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 교직원 인건비 보조 ▲ 교사 지원 및 처우 개선 ▲ 교육과정 운영 지원 등을 유치원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한 공약들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해명에도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안철수 유치원'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포털 뉴스 페이지에 게재된 언론 기사에는 비판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네이버' 회원인 'fkr*****'는 "국·공립 단설유치원에 보내려고 추첨에 매달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나 보다"라고 지적했고, 'ber*****'는 "유아교육을 정상화하려면 사립을 줄이고 국·공립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설유치원 역시 병설유치원 못지않게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어린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1순위는 단설, 2순위는 병설, 3순위는 사설이다", "국·공립 유치원에 들어가는 게 로또 당첨보다 어려운 것 같다" 등의 말이 공공연하게 오간다. 학부모들의 선호에 비해 국·공립 유치원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다.

정의당 "탁상공론의 극치" 비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안 후보가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이라면 부모들이 단설유치원을 최고로 선호하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게 맞다"라며 "단설유치원 설립 자제보다는 사립유치원의 과도적 국·공립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안 후보와 같은 교문위에서 활동 중이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안 후보의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공약을 "열악한 보육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안철수 식 탁상공론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데가 없다는 한탄, 감당하기 힘든 사립유치원의 원비, 국·공립 단설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안다면 이 같은 공약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서민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대권주자의 한계"라고 주장했다.


태그:#안철수, #안철수 유치원, #문재인, #국민의당, #단설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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