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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서 회포 푼 민주당 경선후보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부딪히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 남소연
술이 당겨서일까, 화끈하게 돕겠다는 뜻일까. 승리자 문재인과의 술자리에서 안희정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달렸다'.

8일 오후 서울 합정역 인근의 한 맥줏집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들이 모이는 자리. 문재인 후보에 패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작정하고 마시러 온 듯 보였다. 문 후보,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경기 고양시장이 먼저 도착, 맥줏집 앞에서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3분 늦게 도착한 안 지사는 "모두 넥타이 매고 오셨네? 나만 전투복 차림이야?"라면서 시작도 전에 의욕을 불태웠다.

갑오징어, 훈제오리와 생맥주로 연 술자리는 화기애애했다. 첫 잔은 넥타이를 푼 문 후보가 따랐다. 진행 역할인 탁현민 공연기획자의 제안에 따라 모두들 상의 소매를 걷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 지사는 자신이 술자리 사회자 '술상무'인양 주변 테이블을 향해 "여러분들 다 따르셨나요? 다른 테이블도 다 따르시고, 거긴 따랐어요?"라고 확인까지 하면서 건배를 준비했다.

안 지사는 "우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님과 함께 2017년 정권교체 승리를 위하여 건배를 제안한다. 이 건배사에 이의 있습니까?"라고 외쳤고 좌중에선 "없습니다!"라는 화답이 돌아왔다. 안 지사는 "문재인 후보와 함께 민주당의 정권교체와 승리를!"이라 외쳤고 모두의 "위하여!"라 울려 퍼졌다.

500cc 잔 원샷(한 번에 다 마심)이었다. 최성 시장이 먼저 다 마시고 잔을 머리 위로 털었고, 안 지사가 뒤를 이었다. 문 후보와 이 시장 순으로 모두 다 마셨다. 이어진 안 지사의 외침.

"여기 소주 한 병만 가져와. 소주 한 병만 줘요!"

소주를 받아든 안 지사는 '제조', 즉 맥주에 소주를 탄 폭탄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 후보가 웃으며 "이젠 그러면 원샷 안 하기. 이제 소주를 따랐으니까" 라고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이 시장이 "원샷하지 말죠. 사람들이 잘못하면 술꾼들 모임으로 알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안 지사가 '제조'하는 동안, 이 시장은 "우리 안 지사, 최 시장, 고생많으셨다. 여기 제일 고생 많으신 문재인 후보님 축하드립니다"라고 했고 문 후보가 이 시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 시장은 "저희가 싸운 게 아니라 경쟁한 것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상처입은 사람들 상처 치유하고 우리가 원래 가고자 했던 길, 힘을 합쳐서 계속 갔으면 좋겠다"며 "우린 원래 하나의 팀이니까"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팀을 위하여!"로 건배사를 했다.

'김대중 잠언집' 선물한 최성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기울이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최 시장이 문 후보에게 대통령선거일인 5월 9일까지 빌려드린다며 김대중 잠언집 <배움> 책을 선물하고 있다. ⓒ 남소연
토요일밤 마주앉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기울이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 남소연
최 시장은 자신이 쓴 책을 문 후보에 빌려줬다. 김대중 대통령 잠언집 '배움'을 건넨 최 시장은 "이 책을 읽어보면 진정으로 국민이 승자가 되는 비법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한 진정한 최종 승자가 되는 비법이 들어있다"며 "밑줄을 쳐 왔으니까 이 책을 5월 9일(대선일)까지 빌려드리고 청와대 입성하시면 돌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김대중 정신, 노무현 정신으로 우리의 꿈을 이루자!"는 건배사를 했다.

"안희정의 통합의 술, 이재명의 공정의 술, 최성의 분권의 술"

경선 경쟁자들이 따라주는 술을 한잔씩 마신 문 후보는 "우리 안희정 지사가 주는 술은 통합의 술, 또 이재명 시장이 주는 술은 공정의 술, 최성 시장이 주는 술은 분권의 술"이라며 "우리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도 함께 모아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오늘 이 모임은 그런 정신을 함게 모은다라는 그런 상징적인 의미로 봐주시면 좋겠다"며 "국민이 이겨야 그게 진짜 정권교체고 국민의 삶이 달라져야 진정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국민이 이기고 국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다.

호프집으로 안희정 이재명 최성 초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을 초대해 잔을 기울이며 경선기간 쌓인 회포를 풀고 있다. ⓒ 남소연
4명의 술자리엔 지지자들이 차례대로 한명씩 합석하기도 했다. 한 젊은 여성이 합석해 문 후보에게 "꼭 정권교체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응원하자 안 지사는 "(술을)다 드셔야 한다. 원샷을 해야지 정권교체를 하려면"이라며 웃었다.

이날 술자리의 주인공은 경선 승리자인 문 후보였지만, 가장 열심을 낸 이는 누가 뭐라 해도 안 지사였다. 안 지사는 이날 행사 전 기자들에게 '오래 전에 약속된 원로들과의 만남으로 일찍 자리를 떠야 하는 점 양해 바란다'는 문자를 보내 기자들 사이엔 '아직 경선 패배의 앙금이 남아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돌았다.

안 지사는 공지한 선약 때문인지 술자리 시작 약 30분 뒤 자리를 떴다. 하지만 안 지사는 '짧고 굵게' 마셨다. 누군가에겐 '술이 고파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같이 화끈하게 해보자'는 모양새였다.
태그:#안희정, #술상무, #폭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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