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축구하면 브라질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펠레, 지코, 호마리우, 호나우두 등 10년에 한번 꼴로 '축구황제'를 배출해냈고, 한 번도 들기 어렵다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5번 들어올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축구왕국' 브라질에게도 아픔의 시간은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치른 3번의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8강→8강→4강)을 거두며 자존심을 구겼다.

브라질 축구의 부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역사에도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특히 2013년 6월 발표된 FIFA 랭킹에서 22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그랬던 브라질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3월 29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파라과이와의 홈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를 거두고 조별리그 10승3무1패로 승점 33점을 획득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예선 4위를 확보하며 세계 1호로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놀라운 점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내년 열리는 러시아월드컵까지 21회 연속으로 월드컵에 출전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현재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쟁 같은 레이스를 달려야 하는 우리 대표팀의 모습을 생각해 볼 때 브라질의 행보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낄 수 있다.

브라질은 지난 6일 발표된 FIFA 랭킹에서도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5월 이후 6년 11개월만의 경사다.

브라질 축구,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 찾았다?

  브라질의 '떠오르는 샛별' 가브리엘 헤수스

브라질의 '떠오르는 샛별' 가브리엘 헤수스 ⓒ 브라질축구협회


축구에서 수비수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수비수는 그 가치와 중요도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축구왕국' 브라질에서 더욱 심하다. 아마도 너무나도 훌륭했던 공격수들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월드컵 역사라고 해도 무방한 브라질 축구사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스트라이커들이 즐비하다. 우선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우승 때 '전설의 캐넌 슈터'로 유명했던 바바를 시작으로 1960~1970년대엔 '축구의 신' 펠레가 있었다.

90년대 호마리우와 베베토를 거치면 2000년대엔 호나우두의 시대가 시작된다. 물론 이 선수들을 거느린 브라질 곁엔 언제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함께 했다.

하지만 호나우두를 끝으로 브라질에선 '전설의 스트라이커' 계보가 끊겼고, 이후 월드컵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드리아누, 파비아누, 프레드 등이 이 자리에서 뛰었지만 감히 '전설의 선배'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한동안 이렇다 할 스트라이커를 배출하지 못하며 침체기에 빠졌던 브라질 축구는 최근 가브리엘 헤수스의 등장으로 마음이 들떠있다.  

1997년생 헤수스는 전형적인 브라질 스타일 스트라이커다. 공격수로는 키(177㎝)가 작은 편이지만 민첩성과 스피드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몸싸움에서 밀린다는 비판도 있지만 발재간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한 방'을 가지고 있다.

19세의 나이에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헤수스는 현재까지 출전한 A매치 6경기에서 4골의 득점력을 보여주며 브라질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선수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맨체스터 시티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402억원의 거액 이적료를 지불하고 헤수스를 데려왔을 정도니 보통 재능이 아닌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네이마르의 파트너를 찾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축구 에이스이자 측면 공격수 네이마르와 헤수스가 좋은 호흡을 보여준다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겠냐는 의미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그간 브라질에선 수많은 '제2의 호나우두'들이 나왔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 과연 헤수스는 어떨까.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를 되찾게 해줄 스트라이커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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