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보강한 LG 트윈스가 '파죽지세' 개막 4연승을 달렸다. 홈 개막전인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투타의 완벽 조화로 11:0으로 대승했다. LG의 개막 4연승은 창단 이후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LG의 상승세는 개막 3연전을 스윕하며 시작됐다. 3월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넥센 히어로즈와 고척돔에서 맞선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개막 3연전 LG의 숨은 수훈 선수는 좌완 불펜 진해수다. 그는 3연전 내내 등판해 2.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홀드의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개막전은 살얼음 승부였다. LG가 3회초까지 2:0으로 앞서갔지만 이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2:1로 쫓긴 채 7회말 1사 후부터 불펜이 가동되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한 진해수는 넥센의 테이블 세터 서건창을 삼진, 이택근을 2루수 땅볼 처리해 이닝을 종료시키고 홀드를 기록했다. LG는 2:1의 리드를 지키고 승리해 2017시즌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다음날인 4월 1일 경기에서는 LG가 8:3으로 앞선 7회말 1사 1, 2루에 등판했다. 점수 차는 여유가 있었지만 2명의 승계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 실점 여부에 따라 경기 흐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진해수는 상대 대니돈을 4-6-3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종료시켰다.

3연전의 마지막 날인 4월 2일 경기에서는 LG 불펜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LG가 2:1로 앞선 6회말 등판한 이동현이 선두 타자 이정후를 상대로 초구를 던진 뒤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강판되었다. 최동환이 구원 등판했지만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의 역전 위기에서 진해수가 마운드로 호출되었다. 그는 115km/h의 커브로 채태인을 스탠딩 삼진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진해수의 구원 성공으로 위기를 벗어난 LG는 7회초에 대거 5득점해 7:1로 벌려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기분 좋은 4연승을 구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LG 불펜은 전력 유출이 많다. 마무리 임정우가 어깨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이동현마저 이탈했다. 허프의 부상 및 재활로 인해 좌완 불펜 역할을 맡아야 했던 윤지웅이 임시 선발로 보직이 바뀐 상황이다. 여러모로 진해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해수는 개막 3연전 내내 철벽을 과시했다.

# 진해수의 최근 2시즌 주요기록

진해수의 호투 행진은 사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됐다. 8월 27일 잠실 kt 위즈전을 기점으로 정규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1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3경기까지 합하면 도합 2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진해수는 7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1세이브 17홀드 4.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진해수의 등판 경기 수는 리그 2위에 해당할 정도로 많았다(1위는 77경기에 등판한 한화 이글스 박정진).

불펜 투수들은 한 시즌에 많이 던지면 일반적으로 이듬해는 '안식년'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진해수는 올 시즌 초반에도 페이스가 좋다. 선수 본인의 자기 관리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진해수의 숨은 공헌이 시즌 초반 LG의 연승가도를 이끌고 있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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