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맨유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레스터 시티. 리그 2위인 토트넘이 첼시와 비기면서, 레스터 시티는 1884년 구단 창단 이래 132년 만에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6년 5월 1일 맨유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레스터 시티. 리그 2위인 토트넘이 첼시와 비기면서, 레스터 시티는 1884년 구단 창단 이래 132년 만에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 연합뉴스


동화가 악몽으로 변하는 듯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이야기다.

지난해 5월 1884년 창단 이후 13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는 올 시즌 리그에서 17위까지 추락하며 한 시즌 만에 강등 위기에 놓였었다. 우승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성적이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자 선수들의 태업 의혹부터 시작해 매너리즘까지 갖가지 추측들이 터져 나왔다.

결국 구단은 우승을 이끌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이탈리아) 감독을 경질하고, 수석코치였던 크레이그 셰익스피어를 사령탑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감독 교체만으로 레스터 시티의 부활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셰익스피어가 쓰는 '부활동화'

그랬던 레스터시티가 최근 놀라운 부활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레스터시티는 5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선덜랜드와 홈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재미난 것은 셰익스피어 감독 부임 이후 레스터 시티가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스터 시티는 셰익스피어 감독 부임 이후 치른 리버풀과의 홈경기(2월 28일)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6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강등권에 근접했던 리그 순위는 불과 40여일 만에 중위권(리그 10위)으로 치솟았고,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당당히 8강에 올라 AT마드리드(스페인)와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도면 완벽한 부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BBC 등 영국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레스터 시티의 부활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인용해 셰익스피어 감독의 부활 동화가 쓰여지고 있다"며 신임감독의 지도력에 극찬을 보내고 있다.

감독 교체와 함께 찾아온 공격수 제이미 바디의 부활도 흥미롭다. 올 시즌 리그에서 10골을 기록한 바디는 라니에리 감독 시절 출전한 22경기에서 5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바디는 라니에리 감독이 떠나고 셰익스피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출전한 리그 5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골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감독 교체 이후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는 레스터 시티. 과연 앞으로 치를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활 동화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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