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메이저리그(MLB)가 지난 3일(한국시간) 개막했다. 탬파베이와 뉴욕 양키스, 애리조나와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컵스 이렇게 세 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이 유일하게 3일 개막전에 나섰다.

오승환은 팀이 1-0으로 앞선 8회초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타선이 8회말 공격에서 2점을 더해주면서 시즌 첫 등판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9회초 원아웃 1, 2루 위기 상황을 자초한 이후 콘트라레스에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팀 동료 그리척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오승환은 의도치 않았던 승리투수가 됐다. 3일 열린 3경기에 총 27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승리를 기록한 3명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3일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투수는 오승환 외에 탬파베이 에이스 크리스 아처와 애리조나 페르난도 로드니다.

승리를 챙기긴 했지만 개막전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긴 오승환. 그의 시즌 첫 피홈런과 첫 승 달성을 지난 2016 루키 시즌과 비교하고, 홈런을 허용한 콘트레라스와의 악연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첫 피홈런: 2016시즌 당시 오승환은 무려 23번째 등판 경기에서 첫 피홈런을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팀 역시 시카고컵스였으며, 세인트루이스에서 선발로 나선 투수 역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였다. 지난 2016년 5월 26일 컵스전에서 마르티네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승환은 컵스 3번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에 3점홈런을 허용하며 MLB 데뷔 이래 첫 피홈런을 허용했다.

첫 승: 오승환은 2016시즌 네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1일 애틀랜타 원정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당시 오승환은 팀이 5-6으로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깔끔히 마무리했다. 이후 타선이 8회와 9회에 무려 7점을 뽑아내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오승환은 감격스런 MLB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콘트레라스와의 악연: 오승환은 루키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79.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단 5개의 피홈런만을 허용했다. 그런데 그 5개의 피홈런 중 마지막 피홈런 상대 타자가 바로 콘트레라스였다. 오승환은 2016년 9월 25일 컵스 원정에서 팀이 10-3으로 크게 앞선 9회에 등판해 콘트레라스에 솔로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2016년의 마지막 피홈런도, 2017년의 첫 피홈런도 콘트레라스에게 허용한 것이다.

오승환이 개막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대부분의 초점은 세인트루이스 매시니 감독의 납득하기 힘든 불펜 운용에 집중됐다. 오승환의 개막전 38구는 분명 일반적인 마무리투수 운용이라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 오승환은 콘트레라스라는 천적을 극복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같은 지구에 속한 컵스를 넘어서야만 그들이 원하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이 컵스의 안방마님 콘트레라스와의 천적 관계를 확실히 청산해야 한다. 콘트레라스는 2016 루키 시즌 당시 오승환을 비롯한 세인트루이스 투수진을 상대로 29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개막전에서의 충격적인 블론 세이브. 지난 2016시즌의 시작과 비교하면 분명 아쉬움이 큰 결과물이다. 하지만 MLB는 한 시즌 동안 각 팀당 무려 162경기를 치른다. 이제 겨우 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MLB 2년차 오승환과 콘트레라스의 천적 관계를 앞으로도 흥미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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