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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회고록.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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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괴'와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았던 전두환씨. 그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자신이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을 치유하기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자 광주가 발칵 뒤집혔다.

전씨에 앞서 자서전을 발간한 부인 이순자씨도 "우리도 5.18의 희생자"라고 주장한 적이 있어 "황당한 궤변도 부창부수로 하고 있다"라는 조소어린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3일 오전 열린 공감회의에서 "전두환 회고록 전문이 일부 공개됐는데 황당한 궤변이 후손들을 혼란케 하고 국기를 문란케 하고 있다"라면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역사가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학습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 시장은 "4월 3일 오늘은 제주 4․3 항쟁이 일어났던 날이며, 제주 4․3과 5‧18광주항쟁은 국가폭력에 의해 민간인이 희생됐고 그 진실이 아직도 다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시장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훗날 독버섯처럼 성장한 국가권력이 또 다른 국가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광주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광주 제1의 공약으로 5․18 발포명령자 확인, 진상규명, 진상보고서 채택 등을 요구하는 이유도 진실을 명확하게 규명하여,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박주선(국민의당, 광주 동구남구을) 국회부의장은 "전씨는 회고록에서 시종일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표현하면서 '광주에서 양민에 대한 국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발포명령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면서 "내란죄의 수괴, 전두환씨다운 궤변이자 내란죄로도 모자라서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률 쿠데타'를 시도하는 짓"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박 부의장은 "전두환씨는 20년 전에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1997년 4월 17일 무기징역을 확정했다"라면서 "대법원은 12·12, 5·18 확정판결에서 '광주 재진입 작전명령은 시위대의 무장상태 그리고 그 작전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시위대에 대한 사격을 전제하지 아니하고는 수행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실시명령에는 그 작전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명령이 들어 있었음이 분명하다'며 전두환 씨 등 피고인의 내란목적 살인혐의를 인정했다"라고 기억을 환기시켰다.

박 부의장은 "전두환씨의 이 같은 망언이 가능한 이유는 '발포책임자' 등 역사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차기정권은 출범하자마자 80년 5월 광주의 발포책임자 등 역사적 진신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등 5.18관련 단체들은 "전두환씨 회고록의 내용이나 차례 등을 파악한 이후 입장을 내놓겠다"라며 일단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정식으로 출판물을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 보도에만 기대서 입장을 내놓기는 섣부르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앞서 이순자씨 자서전 출간 때는 책을 구입해 내용을 파악한 뒤 3월 27일 입장을 발표했었다. 당시 5.18단체들은 "전두환과 이순자가 자신들도 5·18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흘러나온 피로 자신의 옷도 버렸으므로 자기도 그 살인의 피해자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논리"라며 "전두환은 지난 1997년 4월 17일 대법원 판결에 의해 '내란목적살인죄'로 무기징역의 단죄를 받았고 당시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그의 죄는 차고 넘쳤다"라고 지적했었다.

또 당시 5.18단체들은 "전두환과 이순자 당신들이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오직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당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며 "5·18 희생자와 그 가족, 광주시민, 대한민국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하며 죄상을 낱낱이 고백하라"고 요구했었다.

한 5.18단체 회원은 "부창부수라더니 황당한 궤변도 부부가 똑같이 하고 있다"라면서 "전두환과 이순자가 회고록 같은 걸 쓰면서 5.18과 광주를 실컷 조롱할 수 있는 것은 5·18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결과이니 차기 정부에서는 철저한 5·18진상조사를 통해 발포책임자 규명과 헬기에서의 무차별 총격 등 문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태그:#전두환, #5.18, #윤장현, #박주선,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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