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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선수단 교차방문, 해빙기 마중물 기대

북측 여자아이스하키선수단 30명이 내달 1일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을 신청했으며, 22일 방한을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통일부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 따르면 북한선수단 30명(선수 20명, 코치와 지원 인력 10명)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을 통해 방한을 신청했으며, 통일부는 국제스포츠 행사라는 점에서 방한을 승인했다.

북한선수단은 8박 9일 일정으로 방한을 신청했으며, 제3국 항공을 이용해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후 강릉에서 내달 2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는 남한, 북한, 호주, 네덜란드, 영국, 슬로베니아 등 총 6개국이 출전해 각각 5경기씩 치른다. 남한과 북한은 4월 6일 밤 9시 강릉하키센터에서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 달 북한선수단의 방한에 이어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방북도 예정돼 있다. 우리 여자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리는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에 참석하기 위해 곧 통일부에 방북 승인을 신청을 예정이다.

통일부는 이 대회 또한 국제스포츠 행사라는 점에서 승인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폐쇄 후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제스포츠 행사를 통해 남북한 선수단이 상호 교차 방문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녹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특히, 이번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전 점검 차원에서 열리는 대회나 다름없는데, 여기에 북한선수단이 참여했다는 것은 내년 동계올림픽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선수단이 공식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참여 이후 처음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6.15공동선언실천 남, 북, 해외 공동위원회는 남북 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위해 남북공동응원단을 약속했지만,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아 남측만의 공동응원단에 그쳤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정부가 바뀐 후 치러지는 올림픽대회인 만큼, 북한선수단이 참여할 경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공동응원단 구성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6.15남측위원회와 양대 노총 '공동응원단' 조직 예정

북한선수단 방한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29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남북 공동응원 노동자 응원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아이스하키여자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단을 환영하고, 남북한 선수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아울러 국제스포츠를 계기로 남북관계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북-미, 미-중 간 군사적 대결이 표면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공식적인 물밑 접촉이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역할도 없는 상태다"며 "남북이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관계 회복을 계기가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대 노총은 "남북 노동자들이 2017년 7월 서울에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합의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번 대회 공동응원이 통일축구대회를 성사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나아가 남북 공동응원 노동자 응원단을 대규모로 조직해 통일축구대회를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와 6·15남측위원회 강원본부(상임대표 서재일 목사)는 지난 20일 원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명 규모로 공동응원단을 구성해 5차례 경기를 치르는 북한선수단을 응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선 후 민간교류부터 남북관계 개선 물꼬 터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한 정부 당국자간 교류는 전면 중단됐지만, 민간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만남은 지속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지난 1월 6.15남측위원회 6.15해외측위원회에 '민족공동행사들을 비롯한 통일운동방향을 협의하기 위하여 북, 남, 해외 위원장회의를 심양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그 뒤 남측과 해외위원회가 북측 제안에 동의해 지난 2월 7일과 8일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 위원장회의가 중국 심양에서 열렸다.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남‧북‧해외)는 위원장 회의 때 7.4남북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등 민족공동의 합의들을 존중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함으로써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험 해소로 평화체제를 구축하자고 했다.

6.15민족공동위는 구체적으로 6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남북공동선언발표 기념기간으로 정하고, 6.15와 7.4, 8.15, 10.4 등 주요 기념일에 민족공동행사를 열기로 했다. 6.15와 10.4공동선언 기념 공동행사는 서울에서 열기로 했고,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평화통일민족대회)'는 평양에서 열기로 했다.

이밖에도 공동선언 기념기간 동안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남북농민 추수한마당과 청년학생통일대회합, 남북여성단체 대표자회의, 남북종교인모임 등을 열기로 했으며, 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를 계기로 체육방면 교류를 활성화기로 했다.

이후 6.15남측위원회는 지난 1월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평화통일민족대회) 남측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6.15위원회 인천본부 관계자는 "동북아시아에 남북 간, 중미 간, 북미 간,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구도가 자리 잡으면서 어느 때보다 전쟁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 간 대화와 교류가 필요하다"며 "북한선수단이 온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할 의향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대선 후 정부가 바뀌면 우선 개성공단 재가동과 민간공동행사 개최, 스포츠 교류 등 경제와 민간분야부터 물꼬를 트면서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남북관계,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6.15공동선언,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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