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독립 영화관 체인의 <1984> 재개봉 행사를 보도하는 < LA타임스> 갈무리. ⓒ LA타임스
미국 독립 영화관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영화 <1984>를 재개봉한다.
미국 유력 일간지 <LA타임스>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미국 독립 영화관 체인은 다음 달 4일 43개 주 165개 도시의 영화관 180곳에서 <1984>를 재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 캐나다, 스웨덴의 영화관들도 동참한다.
미국의 독립 영화 단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안보 예산을 대폭 늘리는 반면에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지원을 삭감한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1984> 재개봉 행사를 기획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1984>는 가공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보이지 않는 권력이 국민을 감시하고 사상을 통제하는 것을 경고하는 '디스토피아(역 유토피아)' 작품이다.
<1984>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 시국 혼란을 타고 판매량이 다시 급증했으며,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1984>는 1956년과 1984년 두 차례 영화로 제작됐고, 이번에 재개봉하는 영화는 1984년 제작된 작품이다.
이번 행사를 주도하는 뉴욕 시네마아트센터의 딜런 스콜닉 소장은 "많은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우리의 핵심 가치가 공격받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1984>가 다시 인기를 누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1984>를 재개봉하는 독립 영화관 씨네패밀리의 헤이드리언 빌러브 대표는 "<1984>가 묘사하는 상황은 악몽이지만,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라며 "영화의 주제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강조했다.
독립 영화관들은 <1984>를 무료로 상영하는 대신 관람객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항하는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기부할 것을 요청했다. 빌러브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비영리 단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적은 지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폴 말콤은 "<1984>는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 국가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라며 더 많은 영화관과 관람객의 동참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