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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넘게 조사와 조서 검토를 위해 머문 뒤 귀가하고 있다.
▲ 검찰 조사 마친 박근혜 2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넘게 조사와 조서 검토를 위해 머문 뒤 귀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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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방법원 4번 법정 출구 앞에 설까.

그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이날 오전 10시 30분으로 정해진 뒤, 박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검찰은 '창'을 가다듬는 중이고, 법원은 경호실과 협의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 불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영장심사는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해 영장 발부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로 1997년 도입됐다. 지금껏 검찰 수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 가운데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제도가 만들어지기 전 구속돼 영장심사를 받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데 이어 첫 영장심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얻게 됐다.

영장심사받는 첫 전직 대통령... 나올까? 말까?

박 전 대통령이 30일 법원에 출석한다면 검찰청사에 먼저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대개 영장심사를 받는 피의자는 검찰에 출석한 뒤 수사관 등과 함께 법원으로 이동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한 다음 수사관들과 법원으로 갔다. 심문기일이 열리면 피의자는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영장심사는 비공개가 원칙이기 때문에 이 과정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피의자의 영장심사 출석은 강제 사항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 가능성도 점쳐지는 이유다. 모든 혐의를 부인해온 그로선 추가로 소명할 내용이 없고, 취재진 앞에 서는 것도 부담스러워 영장심사를 포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영장전담판사는 검찰과 변호인이 제출한 서류만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한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진경준 검사장,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홍만표·최유정 변호사 등 선례도 있다. 이때 법원은 모두 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다고 해도 판사가 직접 그를 심문하겠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검찰은 법원의 구인장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을 데려오게 된다. 법원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27일 곧바로 구인장을 발부한 상태다. 구인장에는 피의자가 영장심사를 받는 인치장소와 영장심사 후 그가 대기하는 유치장소가 적혀 있다.

검찰 기록만 12만여 쪽... 영장 발부여부 31일 새벽에 나올 듯

박 전 대통령의 유치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주로 서울중앙지검구치감이나 서초경찰서 유치장 또는 서울구치소다. 이재용 부회장 등은 특검에 마땅한 공간이 없어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긴 했다. 경호나 경비 문제를 감안할 때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 수수 등 13가지다. 혐의가 많은 만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청구서만 100쪽 안팎에, 관련 기록은 12만여 쪽에 달한다.

검찰과 변호인의 법정공방도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문에만 4시간이 걸렸던 이재용 부회장의 2차 영장심사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 이 모든 말과 기록을 살펴야 하는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31일 새벽에야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태그:#박근혜, #영장실질심사, #영장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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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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