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한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박집회' 사회자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는 경찰조사에 출석하면서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파면돼 자택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이 한 말과 같다. 

손 대표는 28일 오후 1시 56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으러 서울 종로경찰서로 출석했다. 

손 대표가 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모여 있던 60여 명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 회원들은 손 대표를 향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손상대 대장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습니다"고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눈물을 보였다.

손 대표는 모여있던 지지자들 사이로 걸어가며 "경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진정하시고 절대 여기서 손가락질 받는 행동 하지 마십쇼. 제가 늘 말하고 있습니다"며 지지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손 대표는 취재진에게 "제가 드릴 말씀은 없고 조사를 받아봐야 안다. 언론에 호소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태극기 시민들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태극기는 폭동을 일으키는 좌파단체와는 다르다. 이 진실을 언론이 있는 그대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폭력집회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들어가서 묻는 말을 들어봐야 안다"고 답했다. 한편, 옆에서 손 대표를 경호하던 박사모 관계자는 "혐의가 있어야 인정하지 않겠냐"며 취재진에게 소리쳤다.

손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 오후 1시 40분부터 60여 명의 탄기국 회원들은 사전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를 응원했다.

전병무 탄기국위원은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은 손 교수 출두 전 힘을 주기 위해서다"며 "만에 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구속되면 전부 죽겠다는 각오로 결사투쟁을 해야 한다. 경찰서에서 힘을 낭비하지 말고 집회처럼 하지 말라"며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대한민국 미래연합 강사근 대표는 "대통령 파면 발표와 동시에 손상대 진행자가 있는 무대를 향해 회중 속에 욕을 하면서 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와 각목을 던지는 이들이 있었다"며 손 대표의 무고함을 주장했다.

손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10일 참가자 3명이 사망한 헌법재판소 부근 탄핵반대집회에서 "명령에 좀 따르라. 경찰버스를 넘겨야 (헌재로) 갈 것 아니냐", "빨리 버스를 넘겨라", ""여기 오늘 '내가 죽어도 좋다' 하는 사람 100명만 나와라" 등의 발언으로 집회를 선동했다.

한편, 이날 손 대표와 함께 출석 요구를 받은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은 전날 팩스로 출석 연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오늘 출석하지 않은 정 대변인에 대해 "이달 말이나 내달 초까지 나오라는 2차 출석 요구를 보낼 예정이다. 3차 출석 요구까지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