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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노트7(이하 갤노트7) 폭발 사태 이후 줄곧 논란이 됐던 사후처리 문제와 관련해 갤노트7의 재활용 및 친환경 처리 원칙을 마침내 확정 발표했다(관련기사 : 잊고 있던 '갤노트7' 폭발, 이런 숨은 뜻이). 

우선 회수 또는 재고로 보유한 갤노트7(약 300~400만 대)을 리퍼비시폰(refurbished phone,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보수해 원래보다 싼 값에 다시 출고하는 재생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할 예정임을 밝히는 한편, 부품 재사용과 광물 재활용에 대한 원칙도 밝혔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여러 나라에서 기존 출고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갤노트7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27일 밤 늦은 10시에 자사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 노트7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이와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세계 스마트폰 판매대수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갤노트7 폭발 사태는 이제 본격적인 마무리 수습 단계에 돌입할 걸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뉴스룸 프레스센터 <갤럭시 노트7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공지 갈무리.
 삼성전자 뉴스룸 프레스센터 <갤럭시 노트7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공지 갈무리.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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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처럼 갤노트7 처리방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 행사를 앞두고 그동안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이 문제를 최대한 털고 가려는 의도인 걸로 보인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갤럭시S8 공개 행사는 말 그대로 사활이 걸린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29일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동시 진행 예정인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에서는 '갤럭시S8(5.2인치)'과 '갤럭시S8 플러스(5.8인치)'의 실물이 최초 공개(국내는 4월 21일 출시)될 걸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재사용·재활용을 적극 검토하라 (Samsung, it’s simple. GalaxyNote7 Rethink. Reuse. Recycle.)”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재사용·재활용을 적극 검토하라 (Samsung, it’s simple. GalaxyNote7 Rethink. Reuse. Recycle.)”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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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갤노트7의 재활용·재사용을 촉구하는 '갤럭시를 구하라'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IT 제품으로부터 나온 전자폐기물의 양은 약 300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재활용 되고 있는 것은 고작 16% 정도에 불과하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은 총 71억 대, 하지만 인류는 아직도 이 대단한 발명품의 '스마트한' 생산과 수리, 재사용에 관한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매년 스마트폰 제조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과 광물 · 플라스틱과 각종 중금속이 투입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이 새로 만들어지고 버려진다.

전 세계에서 리콜된 삼성 갤럭시 노트7 430만 대에 사용된 자원량 추정치.
 전 세계에서 리콜된 삼성 갤럭시 노트7 430만 대에 사용된 자원량 추정치.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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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리콜 사건인 갤노트7 폭발 사태와 그 처리과정은 21세기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IT산업의 생산 · 폐기 모델이 지닌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었다. 조급한 혁신과 성급한 설계, 짧은 생산주기가 얼마나 큰 사회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지 그대로 보여줬고, 그린피스를 비롯해 전 세계의 수많은 시민들이 갤노트7의 단순 폐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사활이 걸린 신제품 발표 행사 직전에 갤노트7의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공식화했고, 그린피스는 환영의 뜻과 함께 향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처리 방침을 이행해야 하며 구체적인 실행에 있어 그 일정과 세부사항을 소비자들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갤노트7의 친환경적 처리를 시작으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IT기기들도 지속가능한 생산방식, 자원순환형 생산방식을 하루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수 전문가와 그린피스가 강조한 대로 오래 쓸 수 있고 손쉽게 수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 독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스마트폰이 이젠 진정한 '혁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태그:#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그린피스,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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