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왼쪽), 기성용이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회복훈련 시작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전날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경기를 치른다.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왼쪽), 기성용이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회복훈련 시작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전날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경기를 치른다. ⓒ 연합뉴스


한국축구가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슈틸리케호는 지난 23일 열린 중국과의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승점 10)은 조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이 시리아 원정 경기에서 패하며 운 좋게 조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남은 예선 네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지 못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28일 밤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차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 대표팀과 운명의 대결을 펼칠 시리아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 진출경험이 전무하고, FIFA 랭킹이 95위로 약체팀으로 분류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록'에 불과하다. 또 최근 시리아가 예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2승 2무 2패, 조 4위)을 내고 있는 만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시라아전에 슈틸리케호의 운명 걸렸다

시리아는 전형적으로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6개월 전 맞대결 때처럼 이번에도 우리 대표팀을 상대로 '벌떼 수비' 후 역습 공격을 펼치는 역공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시리아전은 월드컵 본선의 향방뿐 아니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 또한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14년 9월 부임한 이래로 2년 6개월간 대표팀을 이끌어오며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 

부임 초기만 하더라도 효율적인 실리 축구와 유망주 발굴에 따른 세대교체, 80% 육박하는 승률을 이뤄내며 언론과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지난해 9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기점으로 무(無)전술과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선발, 실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자신의 입지에 악영향을 주었다.

최근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슈틸리케 감독 경질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표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주를 잇는다. 이는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뒤를 이을 차기 감독 주자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험한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본인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물론 이번 시리아전이 그것을 증명할 마지막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존재 가치 증명해야

지난 23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전술 실패를 경험했다. 수비는 한 없이 무기력했고, 공격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용병술로 던졌던 김신욱 카드는 '뻥축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시리아전에서 자신이 가진 전술적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수비와 중원의 전술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상대의 전술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 것인지 또 공격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슈틸리케식 해법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슈틸리케 감독 경질 목소리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경질은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비판에 대해 이해한다"며 "감독은 성적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고 밝혔다.

감독 경력 28년 차인 그가 자신의 역할을 모를 리 없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제 한국축구와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이 결정될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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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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