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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크루가 겪고있는 문제점을 지고있는 노조원
 맥도날드 크루가 겪고있는 문제점을 지고있는 노조원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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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는 2014년 5월 이가현 조합원이 부당 해고된 이후 맥도날드에 대한 꾸준한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7일,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맥도날드 노조를 출범하게 되었다.

알바노조는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1월 7일까지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패스트푸드 전·현직 알바노동자 114명이 응답했다. 실태조사의 주요 내용으로는 임금에 대한 만족도, 스케줄 보장, 준비시간 임금 지급 여부, 감정노동, 상해와 산업재해 인정 여부 등이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업계는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에 78%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지 못한 알바노동자는 50%가 넘었으며, 감정노동을 강요받는 알바노동자는 64%에 달했다. 상해를 입은 알바노동자는 68%였지만 산재처리를 받은 알바노동자는 14%에 불과했다. 머리망, 구두 등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사비로 구입하고 있었다.

화상을 부르는 45초 서비스타임
 화상을 부르는 45초 서비스타임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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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바뀌지 않는 관행... 알바는 여전히 고통 속에

패스트푸드 업계 전반에서 유니폼 착용·탈의 및 머리 손질 등 준비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매장에 도착해서 준비를 끝낼 때까지 평균 20분이 소요되었다. 현재 맥도날드 임금 6470원 기준으로 연간 준비시간 임금 한 크루당 연간 51만7440원(주 5시간 근무 시)을 강탈한 것이다. 최근 알바임금 84억 원을 체불하여 사회적 문제가 된 이랜드 외식사업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꼼수다.

근로기준법 제50조 3항에 따르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준비하는 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위험한 작업환경 또한 문제다. 그릴에서 일하다 보면 위생 비닐장갑 두 개만 끼고 한다. 200도가 넘는(상판 218.5도, 하판 176.80도) 그릴에서 단 1초만 손이 닿아도 비닐장갑은 녹고 손은 데인다. 튀김류를 튀기는 오일의 온도는 182.4도가량 된다. 작업 중 상해를 입어도 산재처리를 받은 알바노동자는 14%에 불과 하다고 응답했다. 맥도날드는 지금이라도 당장 산재 예방을 위해 목장갑과 토시를 지급해야 한다.

유동적인 스케줄이 장점? 매니저 눈치 볼 수밖에

맥도날드는 늘 융통성 있는 근무 스케줄이 장점이라는데 알바에게는 고통이다. 48% 알바노동자가 원하는 시간에 스케줄을 배정받지 못하거나, 일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스케줄을 배정받는다고 답했다. 스케줄 변동이 심해 다음 주에 일하기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30%에 달했다.

근로기준법 17조에 따르면 임금과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해야 한다. 소정 근로시간을 적는 이유는 노동자가 노동시간과 이에 따른 임금을 예측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맥도날드에서 쓰는 근로계약서에는 '근로 형태의 특성상 매주 당사간의 사정에 따라서 협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며, 변경된 소정근로시간은 매주 성실한 협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작성하는 '근무스케줄 표'에 기재된 근무시간에 따릅니다'고 되어있다.

스케줄 표가 매주 나오니까 매니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매니저에게 잘못 보여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월급도 줄어들게 되고 알바 노동자에게는 치명적 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임금 꼼수인 '꺾기'(근로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계산해 초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회사로부터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조퇴 혹은 미 출근을 요구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이 41%에 달했다. 2명 중 1명은 아직도 꺾기를 당하고 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성폭력 예방교육, 현실은 형식적으로 사인만

크루는 성희롱에도 노출되어 있다. 한 응답자는 동료 직원이 몸을 만지는 성희롱을 당했다. 같은 직원이 가슴 크기로 놀림을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성폭력 예방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알바 노동자는 53%에 달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13조 1항에 따르면 성희롱 예방교육은 모든 사업장이 해야 한다. 한 응답자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받았다는 사인은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밖에 맥도날드 알바노동자 65%가 과도한 친절, 미소 등 감정노동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SOC 매뉴얼에는 알바노동자의 감정을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 주문받을 때 '친절하고 온화한 목소리로 인사하면서 정중하고 공손한 태도를 유지한다.', '고객과 눈 맞춤(eye contact)을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호스트·호스테스 매뉴얼에는 '고객을 자신과 같이 감정을 지닌 사람으로 대합니다.', '절대로 고객과 대적하거나 논쟁하지 않습니다'고 되어있다.

패스트푸드 알바노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운터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의 대부분은 고객으로부터 폭언이나 무리한 요구를 받았을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해 친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매니저에게 지적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라는 증언이 폭언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게다가 이에 대해 감정노동까지 강요받는 알바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준다.

맥도날드 노조는 설문조사를 통해 꾸준히 문제 제기 되었던 업계의 관행들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맥도날드 노조는 일하는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권리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에 보장된 단결권·단체교섭·단체행동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예정이다.


태그:#알바노조, #맥도날드,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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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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