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황제, 페더러가 복귀했다!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35, 스위스)가 완벽히 부활했다. 페더러는 지난 19일에 열린 BNP파리바오픈에서 스탄 바브린카(스위스, 세계랭킹 3위)를 세트스코어 2-0(6-4 7-5)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윔블던 경기에서 입은 발목과 무릎부상으로 랭킹이 16위까지 떨어졌던 페더러는 연속 2번의 우승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 화려한 복귀, 어떻게 이뤄냈을까?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과 BNP파리바오픈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을 상대로 최초 3연승을 기록했고, BNP파리바오픈(인디언웰스)에서는 무실세트로 우승을 거두었다. 세계1위를 기록했을 때의 경기력과 흡사했다. 나달을 7위로 끌어내리며 당당하게 6위를 차지한 페더러의 복귀는 단연 화려했다.

오랜 시간의 휴식에도 페더러의 실력은 뒤쳐지지 않았다. 그는 만 35.7세로, 'ATP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챔피언'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페더러는 어떻게 아직까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몸을 담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페더러의 복귀 성공 요인으로 '나달 징크스' 해소, 향상된 원백 기술, 그리고 특이하게도 '나이'를 꼽았다.

#페더러, 나달 징크스를 풀다

많은 전문가들이 페더러의 2연승 이유 중 하나로 '나달 징크스' 해소를 언급했다. 페더러 역시 해외 언론사 <네셔널 포스트>인터뷰에서 "나달은 늘 나에게 문제였기 때문에 그를 이긴 것은 나에게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의 라이벌 전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더러는 나달을 상대로 2007년 윔블던과 11월 왕중왕전에서 2연승을 거둔 후, 10년 동안 나달에게 연승한 적이 없다. 이것을 사람들은 '나달 징크스'라고 불렀다.

'나달 징크스'는 호주오픈 결승전 당시 페더러가 나달을 상대로 우승을 거두며, 2연승을 기록한 후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이번 BNP파리바오픈 16강전에서 나달을 세트 스코어 2대0(6-2 6-3)으로 완파하며 (2015년 바젤 오픈 결승에 이어) 최초 3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는 페더러에게 '나달 징크스'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2008년부터 나달과의 전적을 정리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2008년 이후 페더러와 나달의 상대전적

2008년 이후 페더러와 나달의 상대전적 ⓒ 청춘스포츠 곽재영


2008년에 나달에게 연속으로 패한 후, 페더러는 조금씩 나달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 확연히 향상된 그의 원백 기술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부터 눈에 띄게 성장한 원핸드 백핸드(아래 원백) 기술을 보여줬다. 테니스 채널 해설자 마리 카릴로도 "페더러의 그런 백핸드는 처음 본다"며 그의 향상된 실력에 놀라는 듯했다.

호주오픈에서 5세트에 걸쳐 보여준 원백 위닝샷 8개, 잇따른 인디언 웰스에서의 원백 위닝샷 6개는 절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그의 원백은 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현재 그의 원백은 과거와 많은 차이점이 있다. 페더러의 리턴은 이제껏 원백 '슬라이스' 리턴이었다. 페더러의 '슬라이스'에 능한 나달은 그간 공격적으로 리턴을 되받아쳐 왔다. 하지만 최근 페더러의 원백을 보면, 리턴시 한 번도 '슬라이스'를 하지 않았다. 인디언웰스 16강전에서 페더러는 나달을 상대로 새로운 원백 위닝샷을 아낌없이 날렸다. 그의 변화된 원백은 나달을 이길 수 있었던 중요 포인트가 됐다. 페더러는 원백 기술을 새로 연마하여 자신의 약점을 극복했다. 결국 '나달 징크스'를 풀고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스티븐 팅거는 페더러의 원백 기술 향상의 원인을 설명할 때 그의 코치 이반 류비치치(2006년 세계랭킹 3위)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반 류비치치는 2012년에 세계 랭킹 3위를 기록하고 은퇴한 선수다.

그의 경기 영상을 보면 그 역시 대단한 원백 플레이어였다. 페더러와 라이벌 관계에 있을 당시, 함께 훈련한 시간이 많았다. 2016년부터 페더러 전담 코치가 됐을 때는 원백을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이반 류비치치가 개인 코치를 시작한 시기를 보면 페더러의 부상 시기와 겹친다. 페더러가 복귀한 후 보여준 원백의 실력 향상은 그의 코치인 이반 류비치치의 영향이 컸다.

#3 나이는 그의 약점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페더러의 복귀 성공 이유 중 세 번째를 '나이'로 꼽았다.

특히 스티브 팅거는 "페더러는 나이가 들면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며 페더러의 나이를 매우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이것은 페더러가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증거다.

나이는 선수의 커리어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페더러는 그 장애물을 승화하여 오히려 더 나은 경지에 이르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테니스는 구력에서 온다"는 동호인들 사이에서의 여담이 있다. 나달을 뛰어넘는 방법을 터득하고, 더 나은 원 백핸드를 구사하며 돌아온 페더러는 단연 구력에서의 노련함을 배워왔다고 할 수 있다.

# 페더러의 새로운 전성기 

페더러는 지난 22일부터 열린 ATP투어 1000시리즈 마이애미오픈에 출전하여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4번 시드를 받고, 현재 2회전을 통과하여 32강전을 앞두고 있다.

페더러는 2회전에서 프란세스 티아포(미국, 19세, 101위)를 세트스코어 2-0으로 가볍게 이겼다. 서브권 득점률 80% 와 리턴 득점률 39%(티아포 리턴 득점률: 20%)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19세인 티아포와의 경기에서 페더러의 노련미는 특히 돋보였다.

페더러의 다음 상대는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39위)다. 포트로는 2008년 10월부터 세계랭킹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또, '프로 데뷔 후 획득한 첫 4개의타이틀을 4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따낸 ATP 역사상 최초의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선수다.

페더러와 포트로는 최근 '부상후 복귀'한 것이 공통점이다. 포트로는 2016년 최저 랭킹 1045를 기록했었고 현재는 39위까지 부상한 상태이다. 포트로도 페더러와 같이 복귀 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3월 27일 월요일(마이애미 기준), 페더러와 포트로의 쟁탈전이 시작된다. 두 선수 중, 누가 '화려한 복귀'를 지켜낼 수 있을까?

페더러는 테니스 닷컴 인터뷰에서 "꿈은 계속된다, 나의 변화는 드라마틱했고, 앞으로의 느낌이 좋다"며 포부를드러냈다. 페더러와 포트로의 팬들은 ATP 홈페이지 댓글에 "이 경기는 레전드가 될 것이고, 누가 이기든 굉장한 경기가 펼쳐질 것이다"라며 둘의 경기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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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곽재영기자
페더러 테니스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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