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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전=연합뉴스) 박경준 서혜림 기자 = 대전MBC에서 26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는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전날 청주에서 진행된 충청지역 토론회가 대전·충남 지역에 중계되지 않아 부랴부랴 마련된 토론회라는 점이 무색하게 후보들은 가시 돋친 말들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최성·이재명·문재인·안희정(왼쪽부터) 대선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최성·이재명·문재인·안희정(왼쪽부터) 대선 예비후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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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본선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다음날 치러지는 호남지역 순회투표 경선을 앞두고 있는 탓인지 대선주자들은 단어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설전을 이어갔으며, 일부 대목에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선 토론회에서 '사드가 북핵 미사일 방어용인지 대답해 보라'고 문 전 대표에게 물었던 이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수없이 물었지만 답을 못 들어서 오늘은 꼭 들어야겠다"며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문 전 대표가 '북핵의 위험성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문제도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지만 이 대답이 성에 차지 않았던 듯 이 시장은 "결국 오늘도 (답을) 못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이 '캠프 인사가 토론회에서 아동수당 공약을 이야기했는데도 왜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하느냐'는 취지로 묻자, 문 전 대표는 목소리를 한 톤 올려 "제가 아니면 아닌가보다 해달라"고 대답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는 '탈원전'을 공약했지만 원전 확대를 주장하는 김진우 (연세대 특임) 교수를 영입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그에 답변할 처지는 아니다"라는 말로 즉답은 피한 채 원자력 발전소 안전문제 해결방안을 이야기했다.

수도권 기초단체장인 이 시장과 최성 고양시장은 감정싸움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였다.

1라운드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놓고 벌인 설전이었다.

최 시장이 "수도권 규제를 완전히 혁파해 그린벨트와 군사보호구역 규제를 완화하면 또 다른 기회가 있다"고 주장하자 이 시장은 각종 규제 완화는 현 상태에서는 옳지 않다"며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자 최 시장은 "자치단체장으로서 이렇게 말하는 게 충격적"이라면서 "박정희 군사독재 때부터 재산권이 침해돼 분노한 목소리가 큰데 재산권 보호 주장에 반대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이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군사보호구역 해제는 다르다"며 "둘을 섞지 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둘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자 급기야 문 전 대표가 "두 분 싸우지 말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최 시장이 안희정 충남지사를 겨냥해 "한국당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안 지사는 대단히 고집이 세다"고 비판하자 이 시장은 "'고집'이라고 하는 것은 실례"라고 주장해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부딪쳤다.

그러나 이때까지 신경전은 '몸풀기'에 불과했다.

이 시장이 "세월호 배지를 다 달고 나오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필요할 때 뗐다 붙였다…"라고 하기가 무섭게 최 시장은 "매도하지 말라"고 말허리를 끊었다.

이 시장이 "방해하지 말라"고 대응하자 최 시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배지 한두 번 안 찼다고 세월호 (시국에) 편승했다고 하는 것은 동료 후보에 예의가 아니다"라며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에게 "정책적인 면이 이해 안 돼 물어보는데 그걸 말꼬리 잡는다고 하는 것은 네거티브"라며 "네거티브를 문제 삼으려면 문 후보 호위무사 최 시장에게 하라"고 물어 두 사람을 동시에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네거티브는 이 시장이 제일 심하게 한다"고 웃으며 대응했지만 최 시장은 감정이 상한 듯 "근거를 대고 팩트를 얘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세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사이의 긴장도 예사롭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계승한다고 했는데 전임 정권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안 지사는 "제가 잘하는 거 계승하지 못 하는 거 계승한다고 했느냐"며 "질문이 문 후보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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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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