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산골에 봄비가 종일 차분하게 내린다. 내리 퍼붓는 비보다 잔잔한 비는 촉촉히 흙에 스며드는 약비다. 빗소리를 노래소리 마냥 이불 속에 누워 듣다가 아이와 읍내로 나갔다.

주말이면 한결이와 함께 하는 주말 코스 3종 세트. 목욕, 점심 외식, 도서관에서 책읽기. 오늘은 수영을 첫 코스로 잡으려다가 실패했다. 군에서 직영하는 수영장이라서 그런지 오후 두시에 문을 닫았다. 에잇! 목욕탕으로 직행, 냉탕을 수영장 삼았다.

오후 늦게 나왔으니 외식과 도서관은 모두 패스하고 봄맞이 한결이 머리 깍으러 단골미용실로 향한다. 지난주 아빠는 농사용 머리로 단장했고 오늘은 한결이 차례.

매포읍내 미용실 원장님이 "어떻게 깎아줄까" 하니 한결이가 시적으로 대답한다.

"봄에 맞게요."

7년 단골 원장님은 슬쩍 웃고는 머리를 깍는다. 머리 모양에 예민한 한결이 머리를 7년째 깍아주는 원장님은 한결이가 원하는 머리 모양을 잘 알고 있다. 산골 아이 머리에도 봄이 왔으니 진짜 봄이다.

산골 농사꾼 부자가 모처럼 읍내 나와 새봄맞이 머리 단장을 한 김에 단골 가게에 들러 입맛도 다신다. 2천원어치 떡볶이와 매운오뎅이지만 진수성찬보다 맛나다. 이렇게 비오는 봄날 하루가 저물어 간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태그:#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