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뉴욕 양키스)이 결국 부진한 스프링캠프를 보낸 끝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그는 올 시즌 대부분을 양키스 산하 트리플A팀 스크랜턴/윌크스베리에서 보내게 될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지만은 스위치히터로 재변신하는 등 메이저리그 재합류를 위해 노력했지만 2할의 타율에 홈런 없이 2루타 1개만 기록하는 등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양키스 로스터의 뎁스를 고려했을 때 부상선수가 없다면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그를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1루/지명타자 포지션에만 3명... 유틸리티 자리도 쉽지 않다

최지만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으나 부상 등을 이유로 1루수로 변신했다. 여기에 추가로 좌익수 포지션으로도 나설 수 있다. 지난 시즌은 비슷한 비율로 출전했다(1루수-27경기 152이닝/좌익수-20경기 113이닝). 여기에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최지만은 3개 포지션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노려볼 수 있는 자리에는 이미 선수풀이 넓은 상태다. 1루수-지명타자 자리에는 맷 홀리데이, 그렉 버드, 크리스 카터가 버티고 있다. 홀리데이가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1루자리는 버드-카터의 플래툰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양키스가 애지중지하는 유망주인 그렉 버드와 작년 내셔널리그 홈런왕 크리스 카터, 그리고 수년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였던 맷 홀리데이와의 경쟁은 쉽지 않다.

좌익수 자리에는 팀의 프랜차이저 브렛 가드너가 버티고 있으며, 홀리데이도 원 포지션이 좌익수다. 거기에 플래툰 요원인 애런 힉스도 있다. 여기에 만능 백업요원인 롭 레프스나이더까지 버티고 있다.

어느 측면에서든 최지만이 자리를 노리기엔 쉽지 않다. 현재 포수 자리 한명을 빼더라도, 백업 3자리는 카터(홀리데이)/레프스나이더/힉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들인필더 자원이 아닌 최지만 입장에서는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어야했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못했고,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를 향한 메이저리그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최지만은 이제 트리플A에서 다섯 시즌째를 보내게 된다. 점점 트리플A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메이저리그 측에서 선수의 성적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트리플A리그에 적응된 성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팀에서 계속 드래프트 등으로 선수들이 충원되면, 그 선수들이 승격 우선순위가 된다. 처음 합류해서 뛰는 선수들은 구단 조직이 계속 주목해주기 때문에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면 곧잘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

메이저리그라고 예외는 아니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으로 승격되는 선수들은 이전엔 주전급으로 활약했지만 기량이 쇠퇴해 마이너에 있던 선수, 혹은 승격이 임박했지만 구단에서는 구단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긴 부족한 최초 승격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선택받는다. 최고 유망주들은 구단에서 데뷔시점을 선수와 논의해 정한다.

반면 승격경험이 있었으나 미미한 성적만 거뒀던 선수들, 혹은 마이너리거 경력이 계속 이어진 선수들의 경우 뒤로 밀려난다. 이미 긁어본 복권은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오지만, 긁지 않았던 것은 리스크는 있어도 더 좋은 것을 창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팀의 뎁스가 어지간히 깊지 않은 이상은 이미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두가지 이유에서 전자의 선수들은 자꾸 후순위로 밀린다. 후자의 경우는 앞에서 말했듯, 리그에 적응된 성적이라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존 린지(전 LA다저스/디트로이트 산하)다. 1995년에 드래프트되어 2007년부터 트리플A에서 뛰기 시작했다. 2013시즌까지 트리플A에서 커리어를 이어왔는데, 2010시즌 11경기 출전 이후로는 승격되지 못했다. 10시즌이 트리플A 4년차였고, 8년을 트리플A에서 뛰어왔음에도 4년차 이후로는 기회조차 못받았던 것이다. 7년간 트리플A 통산타율이 .302다. 최지만과 달리 파워히터로서 121홈런을 기록했고 트리플A에서 .550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기회는 딱 한번만 주어졌다.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드림, 이대로 끝날 것인가?

이제 최지만은 트리플A에서도 한두시즌을 보낸 선수도 아니고, 처음 승격코스를 밟은 선수도 아니다. 물론 50여 경기뿐이지만 메이저리그 무대에도 섰던 선수다. 사실 작년이 적기였다. 구단에서도 룰5드래프트 출신임에도 꽤 주목하고 있었지만, 본인의 주포지션에는 그보다 더 기대받는 선수들(푸홀스/크론)이 주전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본인도 제한된 기회만 부여받았고 그마저 살려내지 못했다.

이제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도전기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1~2년 안에 메이저리그에서 자리잡지 못한다면, 그의 미국 커리어는 린지와 같은 길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약물 파동과 심각한 부상 등 많은 시련을 뒤로 하고 룰5드래프트로 꽃길로 가는듯 했던 그의 미국 생활 앞에 또다시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과연 그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시련을 또다시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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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야구 최지만 마이너리그 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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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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