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음주운전 죄송...동승자 바꿔치기와 음주 전력 묵묵부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소속 강정호 선수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재소환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강정호 선수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사거리에서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4%로 운전, 가드레일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불구속 입건 됐다.

▲ 강정호, 음주운전 죄송... 동승자 바꿔치기와 음주 전력 묵묵부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소속 강정호 선수가 지난 2016년 12월 6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재소환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강정호 선수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사거리에서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84%로 운전, 가드레일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불구속 입건 됐다. ⓒ 이정민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마셨던 술이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선수 생활에까지 엄청난 타격을 미치고 있다. 2017년 정규 시즌을 대비한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는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강정호는 아직도 미국으로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취업 비자 발급 신청까지 거부당했다.

강정호가 취업 비자 발급이 거부된 주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음주운전 누적으로 인한 실형 선고 때문이다. 비록 집행이 2년 유예되었지만, 실형 8개월이 선고된 이상 2년 동안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신분이다.

강정호는 비자와는 별도로 단기 관광을 위한 체류라도 할 수 있는 전자여행허가(ESTA) 절차도 밟았는데, 이마저도 거부당했다. 과거의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것까지 탄로 나면서 이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일단 개막전 합류가 사실상 불발된 강정호가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올 시즌 언제쯤 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제한 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등록되면서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도 빠졌고, 서비스 타임은 흘러가지만 연봉도 온전히 받기는 어렵다.

구단 성명,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

일단 강정호의 소속 팀 파이어리츠는 성명을 발표했다. 프랭크 쿠넬리 구단 사장이 지난 25일(아래 한국 시각) 직접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구단이 현재까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실은 강정호가 여전히 취업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여 미국에 올 수 없다는 것이다.

쿠넬리 사장은 강정호와 에이전트, 통역 그리고 현재까지 나온 자료와 정보들을 토대로 계속 강정호와 협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팀에서는 강정호의 취업 비자가 발급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문제 해결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음을 강조했다.

파이어리츠의 클린트 허들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 라디오 네트워크 방송에 출연하여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방송에서 강정호가 올해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강정호와 계속해서 연락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말을 아꼈다.

일단 허들은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집중하고 있으며 강정호의 복귀를 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개막 로스터에 강정호가 없는 시즌 준비를 하는 셈이다.

일단 구단은 유격수와 3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수비형 유격수인 조디 머서는 올 시즌 풀 타임 유격수가 유력한 상황이며, 지난 시즌 1루수와 3루수 백업을 맡았던 데이비드 프리즈가 사실상 풀 타임 주전 3루수를 맡을 예정이다. 그 이외 내야수 백업 요원들의 기량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다.

닐 헌팅턴 단장 역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정호의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상태다. 허들 감독은 이번 사건이 어떠한 형태의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마무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통해 강정호가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랐다.

제3국에서도 음주운전 의혹, 추가로 악영향 미칠 수도 있어

여기까지의 내용은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이고, 강정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수와 구단의 노력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추가로 터진 악재가 또 있다. 한국의 방송사에서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강정호가 제3국에서도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의혹에 대해서는 강정호의 측근 측에서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단 구단에서는 이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미국 매체인 CBS스포츠에서는 강정호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교도소 직행을 피했음을 강조했다. 취업 비자 발급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확실하지 않으나 이 징역형 선고로 인하여 2017년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음을 전했다.

일단 강정호는 비자 발급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량에 대하여 항소를 한 상태다. 피고인 강정호 측에서만 항소했고, 검찰 측에서는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2심에서는 1심 형량보다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할 수는 없다. 검찰 측에서도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지만, 정식 재판에 회부한 주체가 법원이었다.

이 재심에서 강정호의 형량이 낮춰질 경우 비자 발급 가능성이 높아질 수는 있다. 관건은 이를 위한 충분한 소명 여부이다. 이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재심이 빨라도 4월에나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재심 절차가 길어지게 된다면 강정호의 시즌 합류는 그만큼 더 늦춰진다. 재심으로 인하여 감형이 되더라도 비자 발급을 다시 신청하고 절차를 밟는 데 또 시간이 걸린다. 현실적으로 강정호의 상황은 최소 전반기를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

수사 중단된 시카고 성폭력 사건도 변수, 선수 생활 최대 위기

지난여름 강정호는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 일정으로 인하여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호텔에서 여성 성폭력 사건에도 연루되었다. 당시 시카고 경찰에서는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여성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서 수사가 추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이 사건에 대해서 무죄가 된다고 해도, 이러한 사건에 연루가 되었다는 것부터 프로야구 선수에게 있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는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경기 외적으로 사생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기 관리가 소홀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겨을 음주운전 적발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까지 밝혀지면서 강정호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다. 한순간 즐거움을 위한 행동으로 인하여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음주운전 적발처럼 드러난 혐의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것 자체가 평소에 강정호 자신이 자기 관리에서 허술한 점이 있음을 스스로 노출하고 말았다. 구단에서 선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경기 외적인 생활에서도 관리가 필요함을 절실히 보여준 사례가 되어 버렸다.

선수 관리,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 및 생활 지도도 필요

강정호뿐만 아니라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이러한 점을 통해 과거 KBO리그 선수 관리에 허점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김상현(전 kt 위즈)의 경우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했다가 적발되어 사실상 선수로서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드러나며 KBO리그 팀으로 돌아올 경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수행해야 한다.

물론 KBO리그는 2017년 신인선수 교육에 있어서 부정방지교육을 강화하면서 노력의 의지를 보였다.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명예로운 은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과 승부조작 혐의로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박현준(전 LG 트윈스)을 통해 자기 관리가 선수 커리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이날 박현준은 마이크를 잡고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언론에서 자신의 이름이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의 말은 선수들이 자기 관리 소홀로 인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예시 사례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신인선수들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과거에 활약했던 선수들도 지속적으로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이름이 오르내리는 소식이 끊이질 않고, 이로 인하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선수들도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강정호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집행유예가 2년이나 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로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 비자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강정호와 파이어리츠의 계약 기간이 앞으로 딱 2년이 남았다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소속 팀 파이어리츠에서는 앞으로 2년의 계약이 남은 강정호를 제한 선수 명단에 넣어서 대기할 이유도 사라지게 되면 강정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팀으로부터 방출을 통보받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음주운전 3회 누적으로 인하여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기 때문에 KBO리그뿐만 아니라 야구소프트볼연맹 차원에서 징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결국, 2심에서 강정호가 감형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는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든 셈이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선택했던 행동들이 결국 그의 인생에 발목까지 잡게 만들 수도 있음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감형을 받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취업 비자 재발급은 어렵게 됐다. 강력한 반 이민 정책을 내걸기 시작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미국에서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던 과거 음주운전 적발자들이 이미 추방당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대에는 사회에 큰 위협인 중범죄 불체자만 추방했지만, 트럼프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전과자들도 추방하고 있다.

만일 문제가 잘 해결된다 해도 강정호가 당장 시즌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구단에서 자체 징계를 또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몸이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뛰고 싶지만 뛰지 못하게 된 강정호가 이번 일을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해도 너무 많은 과오를 말끔히 씻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해결되든지 강정호가 깊은 반성을 통해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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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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