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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산의 한 식당에서는 서산톨게이트지회의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이 열리고 있다.
 24일 서산의 한 식당에서는 서산톨게이트지회의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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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가 되어 회사 측과 복직을 위해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전국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본부지부 서산톨게이트지회(아래, 서산톨게이트지회) 조합원들이다. 이들은 회사 측의 고소, 고발로 힘들게 '벌금'이라는 경제적인 압박까지 받고 있다.

충남 서산의 한 식당에서는 이들의 '벌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이 24일 오후 열렸다. 서산톨게이트지회(지회장 박순향)는 지난 2015년 한국도로공사와 서산톨게이트 영업소 용역업체 (주)이지로드텍은 새로운 수의 계약을 맺고, 용역업체는 이 과정에서 3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이에 서산톨게이트 지회는 회사 측의 부당해고자 고용승계, 단체협약이행 요구를 하며 그간 파업을 했다.

지난해 7월 서산톨게이트의 해고자 복직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농성장이 서산IC앞에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 7월 서산톨게이트의 해고자 복직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농성장이 서산IC앞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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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불법 천막 농성으로 영업방해 및 도로교통법 등을 이유로 서산톨게이트지회와 연대했던 시민단체가 고발되어 약 600여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에 열악한 서산톨게이트지부의 재정으로 벌금을 납부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 24일 서산지역 노동자와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함께한 '서산톨게이트지회 벌금 마련 일일주점'을 열게 됐다.

이날 벌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에서 음식을 나르느라 바쁜 서산톨게이트지회 박순향 지회장은 "두 번의 파업으로 도로법 위반 등으로 고소, 고발이 됐고 우리 지회뿐 아니라 연대온 동지들까지 벌금이 부과되어있다. 지회 조합원 10명이 벌금을 감당할 수 없어 고민하던 차에 민주노총 서산, 태안위원회의 제안으로 6백여만 원의 벌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행사를 하게 됐다"며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계속 노조를 탄압하고 있으며, 회사와 소리 없는 싸움을 진행 중이다. 그래도 10명의 조합원과 함께 끝까지 가려고 한다. 조합원들 지치지 않게 해고된 분들 모두 복직할 거라 믿고 있다. 조합원 한 분 한 분한테 감사하다. 왜냐면 조합원들이 그 자리를 지켜주지 못하면 조합을 끌고 갈 수 없는데 단 한분도 망설이지 않고 서로 믿어서 지금까지 왔다"고 함께 해준 10명의 조합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4일 열린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서산톨게이트 조합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사진 뒤쪽 왼쪽 첫번째 박순향지회장)
 24일 열린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서산톨게이트 조합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사진 뒤쪽 왼쪽 첫번째 박순향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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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회장은 이어, "사측에서 회유를 하는데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함께 하는 조합원들이 있으므로 지회도 있다. 끝까지 서로 믿고 간다면 좋은 결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함께 하는 여러 동지와 10명의 조합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산톨게이트지회에 따르면, 2015년 파업 이후 민주노총 서산, 태안위원회와 서산지역 시민단체의 중재로 해고된 조합원은 직원이 결원될 시 해고자를 우선 복직시키기로 합의하고 두 달이 넘는 농성과 파업을 풀었다. 그러나 지난해 직원이 결원되었음에도 서산톨게이트의 외주 하청 업체인 (주)이지로드텍은 서산시민단체와 중재합의와는 다르게 해고자가 아닌 다른 직원을 채용했다고 한다.

당시 회사측 과의 중재에 참여했던 정의당 서산 태안위원회 조정상 위원장은 "우리가 원했던 복직을 이루어내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 그러나 서민들이나 노동자들은 같이 연대하면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느꼈다"며 "오늘 이 자리를 함께한 분들이 적지 않는 돈을 후원하는 것 보면서 연대가 가장 강력한 힘임을 알게 됐다. 서산톨게이트지회 조합원들 힘내고 잘 해내서 올해 협상에서는 꼭 복직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서산톨게이트지회를 응원했다.

24일 열린 서산톨게이트지회의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행사를 시작하기전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24일 열린 서산톨게이트지회의 '벌금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행사를 시작하기전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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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산 태안위원회 신현웅 대표는 "도로공사의 서산영업소를 책임지는 (주)이지로드텍과 중재합의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발을 해서 벌금이 나왔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고 노사 간 신뢰관계가 형성돼서 합의를 했었다."며 "그런데 나중에 고발로 벌금을 부과한다면 참 부당하고, 노사관계 신뢰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데 중재할 기관에서 사측고발로 벌금을 부과한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산톨게이트지회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도로공사직원임을 확인하는 지위확인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1, 2심은 승소했다. 하청업체는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산톨게이트 조합원들도 긴 싸움에 지쳐있는 상태이지만 꼭 도로공사 상대로 지위를 확인하고, 복직하는 그 날을 위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서산톨게이트지회는 3명의 해고자 중 1명은 노조를 탈퇴해 다시 근무 중이고, 또 1명은 기존 서산IC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지금은 톨게이트본부지부 도명화지부장만 해고된 상태이다.

지난해 7월 서산톨게이트의 해고자 복직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농성장이 서산IC앞에 설치되어 있다.
 지난해 7월 서산톨게이트의 해고자 복직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농성장이 서산IC앞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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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서산톨게이트지회의 '벌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점'은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 벌금의 압박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치열하게,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은 없기를 바라고, 꽃이 피는 봄에는 꼭 복직되기를 진정으로 기대해본다.



태그:#서산톨게이트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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