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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개그림 '세월오월'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시민에게 공개된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특별전에서 부당한 국가 권력에 의해 전시를 거부당한 후, 홍성담 화백 작업실 수장고에 잠든 지 3년 만에 깨어나는 것이다. 전시장 외벽은 '세월오월'을 확대 출력한 거대한 걸개그림으로 덮인다.

얼마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은 전원일치로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했다. 검찰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국정농단이 법과 상식에 따라 진정되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박근혜 구속영장 청구되고, 마침내 '허수아비 대통령' 걸개그림 걸린다

홍성담 2014
▲ 세월오월(부분도) 홍성담 2014
ⓒ 홍성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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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혁명' 덕분이다. '세월호'가 올라오고,'세월오월' 전시가 가능해진 것도 표현의 자유를 지켜 준 국민의 힘 덕분이다. 홍성담 작가는 이를 지켜준 "국민과 광주시민, 오월 단체, 시민단체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홍성담 작가는 광주지역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민중미술 작가로서, 평생 불의한 국가권력에 당당하게 맞선  미술운동가였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뜻깊은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전시 취지를 전했다.

홍성담. 2014
▲ 세월오월(부분도) 홍성담. 2014
ⓒ 홍성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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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중 '세월오월'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감독 조재형) 영상을 상영하고, 관련 백서도 출간된다. 특히, 세월호를 주제로 한 연작 24점이 함께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2016년 9월, 안산 416기억 저장소에서 처음 전시되고, 부산에 이어 '세월오월'과 합류하게 된다. (관련 기사 : 홍성담 작가 그림,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해설)

홍성담.2014
▲ 세월오월(부분도) 홍성담.2014
ⓒ 홍성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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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개그림은 결사 저항정신이 결합된 양식화

한편, 홍성담 화백은 최근 '무와 민중미술' (<녹색펑론 152> 2017년1-2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통해 걸개그림 양식이 자리 잡게 된 내력을 알 수 있다. 홍 화백은 "걸개그림은 현재의 시대 상황을 만들어낸 인과 관계를 횡적구조를 통해 드러낸다. 감로탱화에서 비롯된 걸개그림은 동해별신굿의 찬란한 생명력, 바리데기의 계약과 권리, 진도 씻김굿의 치유문화, 황해도 내림굿의 결사저항정신이 결합된 양식화"라고 밝히고 있다.

홍 화백은 동아시아 국가폭력의 공통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저항으로써 걸개그림 양식을 선택했다. 그는 걸개그림을 통해 예지력과 상상력을 담아왔다. 유신, 광주, 4대강, 용산, 야스쿠니, 위안부, 반핵, 세월호 등... 현실을 관통하는 의제들을  예상을 뛰어 넘는 작업량과 독보적인 어법으로 꾸준히 다루어 왔다.

홍 화백은 정치 권력에 의한 국가 폭력을 필생의 과제로 삼아 예술행동의 최전선에 섰다. 그 만큼 탄압과 역풍이 불었지만 공공을 위해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예술표현의 자유를 지켜 내고, 법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게르니카 보다 '세월오월', 불랙리스트는 이제 그만!

'세월오월'은 홍 화백이 주필을 잡고 국내외 유명 작가 60여 명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축제형식과 공동창작으로 완성한 것이다. 동아시아의 오랜 무속 양식을 시대에 맞게 구현함으로써 피카소의 게르니카 같은 서구의 관점과 차별되는 예술양식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전형은 특기할 만하다.

'세월오월' 공개 전시를 통해 국가권력에 의해 더 이상 블랙리스트가 운용되고,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남용한 박근혜는 꼭 구속되면 좋겠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세월오월' 작품에 대한 미학 비평도 활발히 논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전시 제목: 세월호 3주기 추모 홍성담'세월오월'
전시 장소: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 2 전시실
전시 기간: 28일 부터 5월11일 까지 전시
전시 개막: 31금요일 5시
전시주최 : 광주시립미술관, (재)광주비엔날레, 5․18기념재단
관람시간 : 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Tel. 062) 613-7143
홈페이지 : http://www.artmuse.gwangju.go.kr 

홍성담 Hong, Sung-dam (1955~ , 전남 신안 출생)
홍성담은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광주오월민중항쟁 연작판화 <새벽>, 환경생태 연작그림 <나무물고기>, 동아시아의 국가주의에 관한 연작그림 <야스쿠니의 미망>, 국가폭력에 관한 연작그림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그림 <들숨 날숨> 등이 있다.
1990년 국제 엠네스티본부에서 '올해의 양심수 3인' 중 한 명으로 그를 선정하였고, 뉴욕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2014년 세계를 뒤흔든 100인의 사상가’에 홍성담을 선정하였다.
저서로는 ‘오월에서 통일로’(청년사/1990년), ‘해방의 칼꽃’(풀빛출판사/1991년),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夜光社/일본 도쿄/2012년), ‘그림소설 바리’(도서출판 삶창/2013년), ‘동아시아의 야스쿠니즘’(唯學書房/일본 도쿄/2016년) 등이 있다.



태그:#홍성담, #세월오월, #세월호, #광주시립미술관,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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