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즌>이 23일 개봉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들이 교도소 담벼락을 자유자재로 드나 드는 것도 모자라, 교도소 바깥 세상의 권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심지어 그 교도소 바깥 세상까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쥐락펴락 하려는 욕망을 가진 인물 익호(한석규)가 등장하여, 내용의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영화<프리즌> 포스터

▲ 영화<프리즌> 포스터 ⓒ (주)쇼박스


실제로 일부 남미의 교도소 같은 경우, 집단 탈옥 기사라든가 집단 난동 소식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지기도 한다. 상황이 교도소라기 보다 이제는 역사 속에서나 들어봄직한 아주 열악한 환경의 수용소 같은 느낌이다.

영화 배경이 문민 정부 시대라지만, 아무리 나라가 권력에 좌지우지되고 많은 특권이 있었다고 하나 이건 좀 과한 설정이다. 그러나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인권 유린은 물론 정부 기관들의 투명성이 보장 되지 않은 것을 부정할 수 없으니 아주 말도 안 된다고 무조건 비판하기도 어렵긴 하다. 이런 열악한 상황 설정에서도 배우들의 몰입감 있는 연기로 이야기는 설득력을 얻어 간다.

이 구역의 신스틸러는 나다

영화<프리즌> 스틸컷

▲ 영화<프리즌> 스틸컷 ⓒ (주)쇼박스


지금은 TV드라마의 감초 같은 조연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들이 단역으로 등장해서 카메오 출연인가 싶을 만큼 화면을 장악한다. 굳이 주조연을 나눠서 조연이라고 구별하지만 연기한 배우 모두가 주연같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다른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역과 영화의 배역이 너무 똑같은 경우가 있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교도소 보안과장으로 분한 배우 김승훈은 똑같이 교도관 옷을 입고 등장한다. 배우 조재윤 역시 죄수복을 입은 조직폭력배 2인자라는 설정도 비슷하다.

브로맨스로 똘똘 뭉친 남자들의 영화

영화<프리즌> 스틸컷

▲ 영화<프리즌> 스틸컷 ⓒ (주)쇼박스


이 영화에는 도입부에서 나오자마자 죽은 단역 여자배우 이외에는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력 간의 암투와 결국 드러나는 권력간의 충돌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권력을 유지하려는 자의 욕망과 잔혹함이 영화를 메우고 있다. 그 사이에 서로 간의 애증의 관계가 눈빛으로 전해진다.

영화<프리즌> 스틸컷

▲ 영화<프리즌> 스틸컷 ⓒ (주)쇼박스


권력의 서열 싸움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서로 죽이려는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싸움 이후에는 잠시나마 서열이 정리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섞는 모습을 보면 그들만의 쿨한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영화의 갈등 해결 방법이 정말 그 방법 밖에 없었을까 물음표가 나오는 순간도 있고, 이 정도면 교도소 안에서가 아니라, 감옥을 나가서도 충분히 권력을 장악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감옥에 있겠다는 익호(한석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영화 상 오랜 교도소 생활과 사연이 있을 듯하지만, 추측할 수 있을 뿐 명확한 명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력 대결이 볼 만하다. 영화의 소재와 배경, 스토리 모두를 차치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주조연을 포함한 그들의 생생한 연기가 압권이다. 등장인물의 팽팽한 권력싸움을 연기하는 건지, 서로가 배우로서 연기력을 대결하고 있는 건지 모를 리얼한 긴장감에 숨죽이며 그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영화 프리즌 한석규 김래원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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