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교수 잭(성룡 분)은 어느 날, 인도의 아시미타(디샤 파타니 분) 박사로부터 고대 마가다 왕국이 잃어버린 보물이 숨겨져 있는 지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잭은 조수 소광(레이 분), 최고의 보물 사냥꾼 존스(리즈팅)와 탐사대를 꾸려 보물을 찾아 나선다. 고생 끝에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찾아낸 잭과 탐사대. 하지만, 보물을 노리던 랜달(소누 수드 분)과 그의 부하들의 기습을 받으면서 위기에 처한다.

중국의 설인 춘절 연휴(1.27~2.2)가 끼었던 중국의 1월 4주차(1.23~1.29)부터 2월 1주차(1.30~2.5) 박스오피스는 성룡이 주연을 맡은 <쿵푸 요가>와 주성치가 각본과 제작을 맡은 <서유복요편<(2013년 작품인 <서유기: 모험의 시작>의 속편)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극장가에서 엎치락뒤치락한 결과, <서유복요편>은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7위, <쿵푸 요가>는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쿵푸 요가>는 성룡이 그동안 출연한 영화 중 중국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작품이다(*성룡의 출연작 중 전 세계에서 흥행 성적이 가장 좋았던 작품은 <쿵푸 팬더 3>이고 <쿵푸 요가>는 7위에 해당한다). 성룡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쿵푸 요가>다.

<쿵푸 요가>는 보물을 찾는 모험담이다. 성룡표 영화에 친숙한 관객은 당연히 <용형호제> 시리즈가 연관검색어로 떠오를 것이다. 물론, <쿵푸 요가>는 <용형호제> 시리즈의 혈통을 계승하진 않는다. <쿵푸 요가>는 <용형호제> 시리즈의 후속편은 아니지만, 성룡은 2가지 설정으로 자신의 액션 영화를 즐긴 관객에게 재미를 선물한다.

<용형호제>는 처음 나왔을 당시에 동양의 인디아나 존스를 표방한 영화였다. 성룡은 <용형호제>의 색채가 묻은 <쿵푸 요가>에 <레이더스>의 명장면을 헌정하고 적절한 대사도 추가한다. 잭이 고고학자인 설정은 인디아나 존스 박사를 그대로 빌려왔다. 잭의 동료인 보물 사냥꾼 존스(하필 또 존스!)는 <용형호제> 시리즈의 '아시아의 매' 재키와 흡사하다. 마치 <쿵푸 요가> 속엔 <인디아나 존스>와 <용형호제>가 존재하는 느낌마저 든다.


<쿵푸 요가>는 제작비 6500만 불이 투입된 대형 영화다. 규모에 걸맞게 영화는 중국, 인도, 아이슬란드,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을 오가며 중국 서안에 위치한 세계 8대 미스터리 진시황 병마용갱의 발굴 현장, 아이슬란드의 설원과 얼음산, 힌두교의 상징인 황금 시바 신상과 인도의 거대 사원, 중동의 도시 두바이의 사막과 세계 최고층 빌딩 숲이 즐비한 도심을 고루 보여준다.

성룡의 신작을 접하는 관객은 어떤 액션을 보여주는가에 가장 관심을 기울인다. 성룡 액션의 재미는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리얼 액션에서 나온다. 하지만, 60대 중반에 접어든 성룡(1954년생)에게 젊은 시절의 액션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근작 <차이니즈 조디악> <폴리스 스토리 2014>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를 보았던 이라면 리얼 액션에 와이어와 CG가 더해진 현실을 기억할 것이다. 성룡도 세월의 힘은 이길 재간은 없다.

<쿵푸 요가>도 최근 성룡 영화와 마찬가지로 세월과 타협한 흔적이 엿보인다. 두바이 시내를 누비는 카체이스는 이전 성룡 영화와 다른, 마치 할리우드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낯선 풍경이다. 성룡은 여기에 사자를 코믹 요소로 넣어 카체이스를 자기만의 화법으로 바꾸었다.

주위 인물들의 액션 비중도 크다. 레이와 리즈팅은 맹활약하며 강도 높은 액션을 보여준다. 야수들이 가득한 우리를 탈출하는 장면에서 둘의 활약은 가장 돋보인다. 성룡 역시 나이를 잊은 움직임으로 액션 시퀀스를 만든다. 변함없이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 시퀀스도 나오고, 목인방과 봉술 장면은 추억을 자극한다.

쿵푸는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이고 요가는 인도를 상징한다. 두 문화가 만난 <쿵푸 요가>엔 중국 영화와 인도 영화의 색채가 골고루 담겨있다. 인도 영화의 대표적인 문법인 군무로 장식한 마지막 장면은 성룡 영화의 색다른 볼거리다. 이런 혼합을 통해 영화는 중국과 인도가 평화롭게 공존하자고 말한다. 제목을 <쿵푸 요가>로 지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쿵푸 요가>는 성룡이 세상에 던진 평화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