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신들을 위한 잔치에서 3번째 우승국이 되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이 푸에르토리코를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경기에서 미국은 푸에르토리코에게 8-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4회 대회만의 첫 우승.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머무르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1라운드 탈락 위기 몰려... 또다시 미국의 우승은 좌절되는가?

버스터 포지의 인터뷰에서 보았듯, 이번 대회의 미국 대표팀은 이전 대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 등은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표팀을 고사했다. 그러나,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 애덤 존스(볼티모어 오리올스),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 등은 출전 의사를 밝혔고, 마운드에서도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 블루제이스), 앤드류 밀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크리스 아처(템파베이 레이스) 등도 기꺼이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투타 모두 전력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그렇게 맞이한 1라운드, 미국은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첫 경기 콜롬비아 전에서 호세 퀸타나(시카고 화이트삭스)는 5.2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에 존스의 2루타와 아레나도의 혼을 실은(?) 슬라이딩으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출루를 묶어 2점을 뽑았지만,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추격의 타점을 올렸던 애덤 존스가 10회말 끝내기 타점까지 기록해 겨우 승리했다. 4이닝 동안 퍼펙트를 기록했던 아처의 교체에 대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번째 경기 도미니카 전은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신경써서 데려온 불펜진들이 5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 특히 가장 기대했던 밀러가 0.2이닝 동안 백투백 홈런 포함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한 경기는 남아있었지만, 2라운드 진출도 장담키 어려웠다. 다행히 미국의 마지막 상대는 한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되던 캐나다 전이었고, 선발투수 뎀스터와 그를 구원한 앨버스를 초반에 무너트리며 0-8 승리.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8회 이후 무서운 집중력... 제 컨디션 찾아가는 미국?

천신만고 끝에 2라운드에 진출한 미국. 첫 경기 상대로 강적 베네수엘라를 만났다. 7회초까지 2-0으로 끌려갔던 미국은 베네수엘라 내야진이 흔들린 틈을 타 루상에 주자를 쌓았고, 1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8회 역전극을 써내려갔다. 애덤 존스의 홈런으로 단숨에 동점을 만든 뒤, 옐리치(마이애미 말린스)의 안타, 에릭 호스머(캔자스시티 로얄스)의 결승 홈런으로 2-4로 경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불펜은 실수없이 경기를 끝냈다.

푸에르토리코 전은 실책 하나에 발목을 잡혔다. 1회에 스트로먼이 4실점하며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차근차근 만회해 6회초에 3-4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어진 6회말, 놀란 아레나도가 치명적인 송구 실책으로 주자가 2명이 들어오며 3-6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잘 잡아냈다면 이닝이 끝났을 상황이라 정말 뼈아팠다. 그러나 미국은 포기하지 않았고, 9회초에 브랜든 크로포드의 3루타(사실 오심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이 없어 번복되지 않았다.)로 또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미국은 또다시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은 1라운드에 비해 한결 나아진 경기력이었지만, 푸에르토리코 전의 석패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마지막 경기가 승자독식 경기가 되었다. 초반 2실점을 내주며 분위기를 내줬던 미국은 3회와 4회 2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역전을 이뤘다. 도미니카는 7회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가 홈런을 치며 추격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미국은 그간 부진했던 스탠튼이 또다시 '약속의 8회'를 시전하며, 2점짜리 홈런을 때려냈다. 불펜투수들은 나머지 이닝을 틀어막고 2회 대회에 이어 두번째로 미국은 결승에 진출했다.

마침내 거머쥔 우승

미국은 준결승전 일본전에서도 6안타 빈공에 허덕였다. 애덤 존스는 이런 팀을 위해 또다시 결승타점을 기록하며 결승전으로 끌고 갔다. 그러고 맞이한 푸에르토리코와의 리턴매치. 타선은 기대했던 모습을 결승에서야 보여줬다. 비록 여기까지 팀을 데리고 온 애덤 존스가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아레나도와 스탠튼의 멀티 히트 등 기존에 부진했다고 평가받는 타자들이 모두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그간 존스의 분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장단 13안타로 8득점을 몰아치며 우승컵을 가져왔다. 투수진은 우리가 기대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스트로먼이 6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고, 이어서 다이슨-네섹-로버트슨이 1이닝씩 던져주며 경기를 영봉승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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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미국 우승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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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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