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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①] 시선 모으는 전인대 정책 키워드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람천보위전을 부각시키는 카드뉴스
▲ 중국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 카드뉴스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람천보위전을 부각시키는 카드뉴스
ⓒ 중국뉴스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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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중국 양화의 중심행사인 전인대가 끝났다. 이번 전인대에서 관심을 끌었던 중국의 올 경제성장률 목표는 6.5%로 정해졌다. 수출 증가세 등으로 상향 조정을 기대했던 것에는 못 쳤지만 여전한 자신감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전인대가 끝난 날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이번 양회의 정책 키워드를 발표했는데, 나름대로 중국을 예리하게 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이번에 선정된 정책 키워드는 '란천보위전(蓝天保卫战)', '전역관광(全域旅遊)', '해면도시(海绵城市)', 'AI(인공지능)', '5세대 이동통신(5G)' 등이다. 우선 람천보위전은 우리 말로 하면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이다. 리커창이 정부보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내용 중 하나다. 이산화황 등 오염물질량을 매년 3% 이상 절감시키기 위해 오염 배출물이 많은 기업의 24시간 감시하고, 기준 미달시 폐쇄까지 감행하는 초강경 환경정책을 말했다.

두 번째 키워드도 우리에게는 생소한 전역관광이다. 이 말은 관광과 지역경제, 생태환경, 문화 등 산업 전반을 묶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전라북도가 '토탈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냥 지나가는 관광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태체험이나 문화여행 등 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해면도시'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기지 않은 개념이다. 마치 한 수조에서 도시의 수자원이 회전하는 것처럼, 전체 물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빗물부터 지하수까지 총괄적으로 관리해 물의 낭비를 막고, 재생시스템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좋은 물 자원이 부족한 중국으로선, 이 시스템이 가장 절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키워드인 AI(인공지능)'와 '5세대 이동통신'(5G)은 한국에서도 주목해야할 요소다. 완강 과학기술부 부장은 양회 기자회견에서 경제, 사회, 민생, 환경보호, 안보 등에서 AI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 리옌훙 회장도 양회 기자회견에서 AI 관련 5개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에서 그다지 앞선 나라는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 정부의 의지에 따라서 세계 인공지능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2003년 5월에 출범한 알리바바가 2년 만에 기존 이베이가 90%를 장악한 중국전자상거래 시장의 70%를 장악한 것처럼 중국은 한다면 무서운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힘은 중국 시장 규모다. 중국 인공지능시장은 최근 5년간 매년 25%가량의 성장을 거듭해 내년에는 381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돈으로는 7조 원 정도다. 중국 시장의 성장할 경우 한국이 이 부분에서 얻는 수익이 있다면 반도체 등의 판매에 대한 기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칭화유니 등 중국 반도체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어, 막연한 낙관은 위험하다.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로봇이나 정보분석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중국 우시의 국립슈퍼컴퓨팅센터에 설치된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신위)'다. 선웨이는 슈퍼컴퓨터 성능 지표로 널리 사용하는 '린팩' 벤치마크 측정 결과, 연산속도가 93페타플롭스를 기록,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 올랐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타이탄'의 다섯배 정도의연산 속도를 갖고 있는데, 이 속도는 2~6위 슈퍼컴퓨터 5대 성능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다. 세계 2위 슈퍼컴퓨터도 중국 광저우 슈퍼컴퓨터센터에 설치된 '텐허2'다. 다만 전체 수퍼컴의 용량이나 응용에서는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중국도 인정하고 있다.

[소식②] 달고, 매운 중국 부부 이야기

근대의 곡절에서 이혼을 했던 이 부부는 37년만에 복혼했다. 82세의 아내는 현재 암으로 시안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 이혼 37년만에 복혼해 아내를 돌보는 리씨 근대의 곡절에서 이혼을 했던 이 부부는 37년만에 복혼했다. 82세의 아내는 현재 암으로 시안부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 중국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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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중년의 후반에 결혼에서 졸업하는 '졸혼'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데, 중국에서 이혼한 지 37만에 다시 재결합하는 부부가 화제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허난성 출신의 리차오지에(李超杰)씨와 왕칭두(王庆都)라는 부부다. 한 살 차이인 두 사람은 1954년 베이징 수도사범대학(首都师范大学)에 같이 입학한다. 그리고 연애를 하다가 1960년에 결혼을 해, 두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리씨가 1975년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중학교에 부임하면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1980년에 이혼을 한다. 그런데 지난해 5월 부인인 왕칭두여사가 결장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남편인 리씨는 다시 복혼을 원했고, 드디어 지난 2일에 재혼 수속을 마쳤다. 부인은 올해 82살이다.

이번 일은 신기하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가 되면서 남녀평등이 정착했고, 이혼에 대한 저항감이 크지 않았다. 유명 정치인들의 상당수도 이혼 후 재혼을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가족은 남녀관계를 넘어서 어떤 유대감이 있고, 이번에도 그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이 이혼하던 시기는 중국에서는 정말 복잡하던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시기였고, 두 아이가 있다보니 이런 스토리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위장이혼을 했다가 모든 것을 잃은 남자도 화제다. 이 이야기는 베이징 하이덴취에 거주하는 이씨의 사연이다. 이씨는 8살 아래인 아내와 사이에 딸 하나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다. 하이덴취는 베이징대나 칭화대 등 명문대학을 비롯해, 유명 중학교(한국의 중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곳이다. 현대판 맹모들이 선호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정은 두채 이상 집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부부는 집을 하나 더 사기 위해 가짜 이혼을 한다.

이 과정에서 두 채의 아파트는 부인인 왕씨 앞으로 이전하고, 새 아파트를 이씨 명의로 구입한다. 문제는 부인에게 남편과 다시 합칠 생각이 사라지면서 생긴다. 결국 남자가 소송을 내고, 여자도 남편의 외도 등을 핑계삼아 맞고소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인이 기존 2채의 아파트를 이미 팔아서 현금화한 상황이고, 돈의 행방을 모르기 때문에 남자가 건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거기에 이혼무효소송도 각하돼 남자는 그냥 아파트 2채를 날린, 마흔 중반의 이혼남이 되고 말았다. 하이덴취 아파트는 보통 15억 원에서 4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③] 중국의 '핵무기 금지조약' 불참 속내

중국의 국제뉴스채널인 환구시보가 20일 외교부발로 중국이 '핵무기금지조약'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1월에 러시아도 이 조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니, 전 세계가 다시 복잡한 무기 확산 시국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이 협의는 지난해 10월 호주나 멕시코 등 비핵보국이 발의한 후 120여개국이 찬성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러시아나 미국은 이 협상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처음부터 참여를 거부했다. 이 두 나라가 그러니 다수의 핵을 보유한 중국 역시 그 속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미, 러 양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 감축 등을 협의해 중국 입장에선 소외되는 것에 불만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조약은 핵보유국의 불참으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으로서는 북핵 문제가 연동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을 텐데,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

[소식④] 사드 갈등 더 증폭시키는 한국 언론

중국 매체는 한국발로 유커가 줄자, 동남아 국가의 비자를 면제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한국 입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 유커 감소로 동남아 관광객을 끌려는 한국의 입장을 보도한 기사 중국 매체는 한국발로 유커가 줄자, 동남아 국가의 비자를 면제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한국 입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 중국 신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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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필자는 중국에 대한 우리 언론의 무지를 비판해 왔다. 가령 사드 문제만 해도, 대다수 언론들은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면서 계속해서 헛발질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다양한 보복조치를 하자, 이번에도 정부와 호흡을 맞추면서 의도적으로 차이나포비아를 만드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해고 극복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감정적으로 중국을 자극하거나 국민들의 반중감정을 부축인다. 이런 보도는 그대로 중국에 보도되어 중국내 반한감정을 더 부축일 뿐이다. 최근 탄핵 이후 중국 정부는 언론을 통해 조장되는 반한감정을 자제시키는 분위기지만, 위챗 등 SNS를 통해 확산되는 반한감정이 여전하다. 이것은 한국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일 많이 보도된 기사들이 단적인 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후 한국 내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일본에 대한 호감도보다 못하다는 내용의 기사다. 한 연구소의 월례 조사를 인용한 것이지만 결국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적대감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사드 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이 동아시아의 반장으로 일본을 세우고, 한국은 그 들러리가 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사건 전에 중국인들 사이에선 원래 반일 감정이 상당했는데, 이렇게 되면 한중은 더 멀어지고, 중일은 더 가깝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한국에는 8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있고, 이미 졸업한 사람까지 합치면 50만 명에서 1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한국어를 이해하고, 댓글을 읽을 수 있다. 그들이 반중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나 댓글을 보면서 그대로 중국에 퍼나르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중국관광객 감소 문제 등을 소재로 해 중국 대신 동남아로 눈을 돌리라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소비 능력에서 동남아 국가와 중국을 비교할 수 없다. 또 동남아의 주요한 소비층엔 화교들이 많다. 이들이 중국과 적대하는 나라에 올 리도 만무하다. 향후 시장 잠재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국내 언론이 나서서 중국 여행객을 대체할 곳을 찾으라면, 결국 중국인들은 필요없다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우리 언론은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면, 개별관광객인 싼커를 유치하면된다는 식의 자가당착적 해석을 해왔다. 또 중간재 수입은 막을 수 없어 한국 경제에 타격은 적다 등 황당한 주장을 했다. 대다수 언론들이 이번 문제의 본질을 읽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계속해서 실수를 하고 있는 거이다. 총리나 부총리가 하는 오류를 언론이 반복하고, 결국 일반인들도 따라가 총체적으로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미 사드 피해는 제주의 여행업 종사자나 동대문, 명동의 중국인관광객 상대 사업자 같은 직접 당사자들만 보는 것이 아니다. 호텔을 물론이고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서울시내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몇몇 언론들은 최근 중국에 사드 반대에 비판적인 입장들이 많다고 보도한다. 분명히 그런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반사드'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1%를 마치 60%인양 만드는 느낌이 있다. 말 그대로 자가당착이다. 중국은 10년 동안 사드에 대해 일관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우리는 몇 번의 기본적인 외교 결례를 범하면서 사드 배치를 진행했다. 자주 국방을 위해 그건 우리가 감수할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내용은 국민라디오 민동기 뉴스바(http://www.podbbang.com/ch/6645)에서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달콤한 중국>의 뉴스 버전입니다. 팟빵에 가시면 방송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태그:#전인대, #사드,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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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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