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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부석면에 있는 도비산 부석사에서 바라본 노을.
 충남 서산시 부석면에 있는 도비산 부석사에서 바라본 노을.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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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렇게 조용히 사라지지만 내일이면 또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강한 믿음 탓일까. 노을이 지는 모습은 쓸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 서부지역에는 노을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다. 그 중에서도 천수만 일대에서 펼쳐지는 노을은 장관이다. 96번 지방도인 서산A지구 방조제 길을 노을을 따라 달리다 보면 간월도가 나온다. 간월도를 조금 지나 우회전 하면 서산시 부석면이 나온다. 부석면에는 부석사와 동산이 있는 도비산이 있다.

도비산이란 이름의 유래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도비라는 이름이 복숭아 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 섬'이란 뜻으로 도비산으로 불렸다는 얘기가 있다. 어떤 것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도비산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도 꽤 독특해 보인다.

지난 21일, 지인들과 함께 서산시 부석면 도비산 중턱에 있는 부석사를 찾았다. 부석사보다는 동사의 노을이 더 아름답다는 얘기도 있지만 부석사에서 바라본 노을 또한 장관이었다. 21일의 해지는 시각은 오후 6시 47분.

태양이 사라지기 직전인 오후 6시 35분 무렵 아슬아슬하게 부석사에 도착했다. 해가 지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급하게 산을 오르느라 숨이 차올랐다. 태양은 6시 47분이 되자 예정대로 노을과 함께 서서히 사라졌다. 비록 잠시였지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태양이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었다. 물론 노을 하나 보겠다고 도비산에 오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에 위치한 부석사 전경이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에 위치한 부석사 전경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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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에 내려오는 전설은 덤이다. 도비산에 있는 서산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와 이름도 같은데다, 창건 신화까지 비슷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두절에는 똑같이 선묘낭자와 의상대사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실제로 경상북도 영주에도 부석면이 있고, 서산에도 똑같이 부석사의 이름을 딴 부석면이 있다. 이른바 '쌍둥이 절'인 것이다. 영주에 있는 부석사의 규모가 좀 더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두절은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2013년에는 서산의 부석면과 영주의 부석면은 서로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표지판에 새겨진 부석사 창건 신화를 읽다 보니 어느새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시장이 반찬이었을까, 아니면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해서일까. 돌아오는 길에 간월도에 들려 먹은 굴밥은 지금도 잊히지지 않는다.


태그:#도비산 부석사 , #서산 , #영주부석사, #선묘낭자, #의상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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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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