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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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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개가 무서워 외출을 못해요."
"돌아다니는 개 때문이란 말씀이죠?"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다는 한 학부모는 나를 만나자 개 이야기를 꺼냈다. 풀어놓은 개가 무서워 아이가 밖에서 마음 놓고 놀지 못한다는 말이다.

'유기견 문제는 행정이 아닌 경찰서 소관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다. 그러나 민원인이 듣고 싶은 대답은 그게 아닐 것이다. 업무 관련 핑퐁을 싫어한다. 옛날 '내 일이니 네 일이니' 따지는 직원들 보기 싫어 '내가 하겠다'라고 나섰다가 팔자에도 없는 야근도 한 적 있다.

'어제 사창리에서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기에 달려갔더니 큰 개가 아이들을 따라 오는 겁니다. 나도 겁이 나는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개 키우는 분들께 부탁드리는데요. 개를 방치하지 마시고 매 놓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개집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보다 구석진 곳을 선정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밴드(SNS)에 안내 글을 올렸다. 민원인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보다 내용을 현실감 있게 각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십 건의 댓글이 이어졌다. '개로 인해 교통사고 날 뻔했다' 등 모두 방치된 개 때문에 벌어진 사연이다.

"유기견 계도기간을 정할까 합니다. 이후 발견된 개에 대해선 주인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게 어떨까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직접 나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을요. 지역 치안과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바쁘시잖아요."


현수막에 '파출소'와 '면사무소' 문구를 넣기 위해 방문한 사내 파출소. 한 직원은 연신 감사하단 말을 한다. 누가 나서면 어떠냐. 방치된 개들로 인한 주민불편이 해소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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