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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갓 청소년에서 벗어난' 필자가 직접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이었던'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항공우주 교육 스타트업 '에어로타임즈'를 이끌어나가는 김민재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말 

지난 2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청소년 동아리대전에 에어로타임즈가 참석한 모습.
 지난 2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청소년 동아리대전에 에어로타임즈가 참석한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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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열린 창원 청소년 박람회. 다양한 청소년 단체, 그리고 관영 청소년 수련관들이 모여 1년간 감추어왔던 자신의 끼를 펼치는 이 박람회에 특이한 '회사'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부스 안에 조종 시뮬레이터 몇 기가 갖추어져 있었는데. 매 시간마다 학생들의 대기줄이 형성되었을 정도로 인기 부스였다.

이 곳의 정체는 '에어로타임즈' 가장 나이가 많은 사원도 20대 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회사이다. 청소년들이 시작한 항공/우주와 관련된 진로교육 스타트업인데, '진로교육'과 관련된 회사를 청소년들이 한다는 것 자체도 놀라웠고,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기 쉽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항공 분야를 다룬다는 것도 놀라웠다.

만우절 열기가 넷상에서 '뜨거웠던' 4월 1일 저녁의 서소문 인근의 카페에서 에어로타임즈 대표 김민재씨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사업'을 꾸려나가는지에 대해 들어보려고 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인터뷰에 응한 김민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김민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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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 한 마디 부탁드려도 될까.
"항공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김민재라고 한다.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다니다 자퇴를 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올 해 남들보다 1년 빨리 초당대학교 항공운항학과에 들어갔다. 주변 친구들은 아직 수능이 200일 조금 넘게 남은 고3들이다.(웃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비행기와 관련된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계속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그렇다면 에어로타임즈에 대한 소개도 해 주실 수 있을까.
"항공우주분야 교육 컨텐츠들을 개발하고, 그 컨텐츠를 필드에 가지고 나가서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지도하기도 하고 있고, 간단한 진로탐색 과정이라던가, 심층과정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심사를 통과해 호남 지역 최연소로 사업 지원금 1억원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은 교육용 인공위성을 만든다던지 하는 컨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비;상 콘서트'에서 김민재 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비;상 콘서트'에서 김민재 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 에어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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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해 오셨나. 다양한 사업들을 하셨던데.
"지금은 '비;상'을 브랜드로 삼아 사업들을 해오고 있는데, 예를 들어 '비;상 스쿨'이 있다. 조종시뮬레이터 체험이라던가, 1일 승무원 체험과 같은 진로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진로교육과의 차이가 있다면 1회성에 불과했던 지금까지의 진로교육과는 다르게, 짧으면 2주, 길면 4주 이상의 장기 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실 강사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러 주 동안 먼 곳으로 나가야 하고,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도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길고, 여유롭게 진행했다.

직업인 강연은 사실 청소년들에게 '딱딱하고 노잼이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런 직업인 강연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강연에 익숙치 않은 현업인이 나와서 강연을 하는 것, '너는 무엇무엇을 해야 한다' 식의 강연, '지루한 강연', 스토리, 즉 알맹이가 없는 강연 등의 원인이 있다.

그래서 1년 정도 고민한 끝에 '비;상 콘서트'를 열었는데, 작년 8월에 국회 후원을 받아 진행했다.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었는데, 2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석했다. 1부에는 직업인 강연을 하고, 2부에는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강연은 직업생활의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강연하시는 분들께 직업생활에 대한 이야기만을 부탁드리도록 부탁드렸다.

그러니 기내 응급환자 때문에 진땀 흘렸던 이야기 등이 나왔다. '이 직업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현업인 대신 입시 전문가와 대학생 멘토를 초청해 더 흥미롭게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 모바일 웹을 통해 익명으로 질문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가졌더니, 더욱 많고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한 사람이 거의 한 개씩 질문을 남겼을 정도였다.

끝나고 나서 익명으로 만족도 조사를 해 보니, 만족도가 95% 정도, 재참석 의향은 90%가 넘었다. 그래서, 지금은 부족한 부분을 다시 보완해나가며 만족도 100%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에어로타임즈 저널'의 청소년기자단 2기 교육 모습.
 '에어로타임즈 저널'의 청소년기자단 2기 교육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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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청소년이었을 때 기고 형태로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웃음) 에어로타임즈에서 '에어로타임즈 저널'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 주셨으면.
"항공우주분야가 사실 폐쇄적이다. 청소년들이 접근하기에는 꽤나 어려운 면이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청소년 기자단인데, 청소년들이 '청소년 기자단'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인터뷰 요청을 드리면, 정보를 얻기도 수월하고, 취재내용을 기사로 만들어내서 청소년들이 또 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 지면에 우수 기사가 실리고 있다. 그래서 에어로타임즈에 대해 많은 청소년들이 알고, 접근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기자단은 1년에 한 번씩 모집하고 있다."

-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비;상' 프로그램이 있는지.
"'비;상 클럽'이 있는데, 청소년들을 위한 정기구독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수시확대가 트렌드가 되었는데, 더욱이 최근에는 학교 안에서의 활동이 중시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동아리 활동, 학생 자치 활동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 인해 동아리 활동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많이 쏟아졌다.

그래서 입시 컨설팅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동아리에 대해 사전 컨설팅에 들어간다. 물론 일정까지 죄다 짜주지는 않는다. 단지 입시 현황에 맞춰 제안을 해 줄 뿐이다. 그 역시 '이건 어때?' 수준으로 해 준다.

'동아리를 빙자한 사교육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것이다. 사교육이 최근 너무 '악의 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교육이 꼭 부잣집 친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공교육이 해주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사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공교육은 항공과 같은 심화분야에 대해 가르쳐 주지 못한다.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대신, 소득분위와 상관없이 학생들 모두가 만족할만한 교육을 해 주는 것이 사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동아리와 '비;상 클럽'을 통해 실천하려는 중이다."

- 항공이나 우주와 관련된 일들을 하다보면 나이 지긋한 어른들과 만날 일들이 많지 않은가. 그 자체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은지.
"이 사업을 고2때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편인데, 어려움이 사실 많았다. 사회에서의 행동을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보니 스스로 많이 힘들었다. 사실 아버지도 사업을 하고 있어서, 아버지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직접 내 사업에 손을 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막히는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께 여쭈어보고, 아버지가 조언을 해 주신다.

어린 만큼, 기성 세대 분들이 한 발짝 걸어가실 때 나는 두세발짝 씩 쫓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이번에는 좀 '위험한 질문'. 본인이 진로 계열에 있다보니까 청소년 진로 교육과 관련된 문제상황을 많이 접할 것 같다. '진로'를 돈벌이로만 봐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진로교육을 받으면서, 또 다시 진로교육을 하는 입장이시니 의견을 내 주신다면.
"사실 어느 업종에 가나 있다. 선의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걸러진다고 생각한다. 교육이라는 것은 내가 관심을 갖고 다가가도 어려운 것인데,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들어온다면, 단기간 정도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마인드로 계속 사업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들킨다. 학생들도 바보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또 '진로교육을 받으면서 진로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약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눈높이에 맞춰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전문성에 대한 안 좋은 눈초리는 접어두셔도 좋을 것 같다. 그 만큼 우리는 우리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2016년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부스에서는 '항공 공중전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경남 창원에서 2016년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부스에서는 '항공 공중전 체험'을 할 수 있었다.
ⓒ 에어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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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를 풀어서. 앞으로의 에어로타임즈의 계획을 듣고 싶다.
"원래 기반이 수도권에 있었는데, 지금의 기반은 전라남도에 있다. 이번 한 해는 전라남도에 있는 학교나 관공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는 진로계획에서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요즘 인터넷이 워낙 발달했지만, 지리적 요건이 있다보니 수도권에 비해 진로교육면에서 퀄리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올해는 전라남도 안의 청소년들의 진로교육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1차 목표이다."

- 원래는 질문을 한 번에 열몇 개씩 던지는데, 너무 상세히 말씀을 해 주셔서 빨리 마칠까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에어로타임즈 대신 본인 개인의 계획을 듣고 싶다. 진로계획이나,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라던가, 군대는 언제 갈 것인가(웃음)... 하는.
"신검통지서는 아직도 안 나왔다. 내년에 전남으로 날아오지 않을까.(웃음)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너무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2학기 때는 휴학을 할 것 같다. 당분간은 일에 열중하고 싶고, 앞으로 내가 갖고 있는 개인적인 목표나 꿈들을 위해 달려가고 싶다. 내가 다시 학업을 해도 괜찮을 때 복학하려고 한다."

단순한 '일', 내지는 단순히 '기발한 스타트업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청소년 교육과 관련된, 그 역시도 단순한 '국영수사과'와 관련된 것이 아닌 실제 진로에 도움을 갖게 되고, 앞으로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교육'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나이 많은 '꼰대'가 아닌, 10대와 20대 초반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에 놀랐다.

사실 항공분야에만 이런 스타트업이 있다는 것이 조금 시샘나지만, 앞으로 '제2, 제3의 에어로타임즈'가 다양한 분야에서 나올 수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청소년의 스타트업'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운영하는 나, 그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이, 그리고 스타트업의 사원까지 모두를 바꿀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 말이다.


태그:#청소년, #항공우주, #스타트업, #에어로타임즈,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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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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