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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글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글
ⓒ 안희정 지사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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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일 문재인 전 대표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 오늘(22일) 새벽에는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안 지사가 그간 당내 후보들을 상대로 동지의식을 강조해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례적인 행보다.

안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반문정서를 최대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선거인단 투표가 이번 주말 호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독식한 국민의당의 사례로 비추어 볼 때, 반문정서를 다시 끌어올린다면,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와 박빙 구도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전두환 표창장 논란'에 대한 김종민 의원의 글
 '전두환 표창장 논란'에 대한 김종민 의원의 글
ⓒ 김종민 의원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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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안 지사의 '문재인 때리기'는 박영선·이철희 등 당내 비문계열 의원들이 캠프에 합류한 6일 이후 노골화하고 있다. 실제로 박영선 의원은 "문재인 후보는 불안한 후보"라면서 "싸가지 있는 친노는 다 안희정한테 가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의 남자'로 통하는 김종민 의원도 전두환 표창장 논란과 관련해 "(문 전 대표가) 그냥 혼나고 가면 된다. 선거 때라 얻어 맞는 거"라며 네거티브 공세에 힘을 싣었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안 지사의 의도와는 달리, 주춤했던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탄핵 선고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불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안 지사보다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상당 부분 옮겨갔다. 보수를 품어 기반을 다지고, 나아가 중도와 진보까지 잡겠다는 구상이 기본부터 흔들리는 것.

이처럼 지지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안 지사의 매력이 반감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은 단순히 보수지향성 덕분이 아니라, 충남지사 재직 시절 동안 보여준 유능함과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은 합리성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때리기'에 갇히면서, 정작 이러한 안 지사의 매력은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네거티브 정치는 현재의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중 1위(43.3%)는 '소통과 통합'이었다. 응답자를 분석해보니, 주로 2030 젊은층과 더민주 지지층이었다. 즉, 야권 지지층에게 후보 간 비방과 헐뜯기는 반감만 불러온다는 것이다.
(조사기간 : 2016년 12월 28일~29일, 조사대상 :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6명, 조사방법 : ARS 여론조사(유선전화50.1%+휴대전화49.9% RDD 방식, 성·지역·연령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 응답률 : 16.7%, 가중값 산출은 2016년 10월말 행정 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가중값을 부여.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 더민주 경선이 진행되면서, 네거티브 정치를 한 주자들은 모두 지지율이 가라앉았다. 대표적인 예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1월 문 전 대표를 '청산의 대상'으로 지목했다가, 결국 지지율 침체를 극복하지 못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지사와 함께 문 전 대표를 향해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안 지사는 호남 경선이라는,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는 '작은 것'을 위해 네거티브 정치를 펼치고 있다. 이에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차차기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야권 내의 기대감도 급격히 낮아지면서,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안 지사가 전체 선거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그:#안희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네거티브,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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