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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정견발표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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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말하는 정권 교체는 뇌물 공화국이었던 노무현 정부 2기에 불과하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아바타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서 홍준표가 (대통령) 하면 박근혜 2기가 아니다. 문 후보는 정권 교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 지사는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대선주자 합동유세 현장에서 이 같이 말하며 "노무현 뇌물 공화국이 또 들어서면 어떡할 건가... 세계 좌파가 다 몰락했는데, 한국에 유약한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살길이 없다"고 외쳤다.

홍준표 "박근혜 잘못? 최순실한테 옷 몇벌 얻은 것"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들어 문 후보를 다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홍 지사는 지난달 28일에도 문 후보를 "민주당 1등은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홍 지사는 이날도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난 정부"라면서 "본인의 뇌물 사건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불거진 '바다이야기 불법 도박 사태'를 다시 꺼내기도 했다. 홍 지사는 "돌아보면 (노무현 정부 시절은) 한국은 도박 공화국이었다"면서 "바다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서민들의 주머닛돈을 훔쳐서 조 단위의 돈을 모았는데, 그 돈이 어디로 갔을까"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홍 지사는 그 책임을 '좌파'에게 돌렸다.

그는 "좌파가 집권하면 이 모든 것이 묻혀 버린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저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지만 간이 작아서 좌파들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는데, 제가 집권하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지지자들의 함성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에 나서자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 홍준표 연호하는 지지자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에 나서자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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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관대했다. 홍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전날(21일) 포토라인에 들어섰다"면서 "포토라인에 들어선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네 사람인데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세 사람은 자기 돈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보면 사익으로 먹은 돈은 없다"면서 "다만 최순실한테 옷 몇 벌 얻어 입은 것은 있더라"며 웃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여부는 문 후보의 '정치적 계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아마 문재인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대선에 좋은지, 불구속하는 게 좋은지 열심히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좌파 다 밟고 오겠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김진태 의원이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를 마친 후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태극기부대'에 둘러싸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김진태 의원이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를 마친 후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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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도 다 잃고 집으로 돌아온 전 대통령. 당이 살기 위해 그 분을 짓밟고 가야겠나? 저는 그렇게 못한다!"

김진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김 의원은 낮은 목소리로 "박 대통령께서 무려 21시간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에 들어오셨다"고 짚으면서 "이러다가 박근혜 대통령 구속해도 괜찮겠나, 우리 머릿속에 지우고 잊어 버려도 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지지자들의 "안 됩니다!" "그렇게는 못합니다!"라는 답변이 메아리로 돌아왔다. 이날 행사에는 김 의원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사택을 찾았던 조원진 의원이 참석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의 발표는 '모두 까기'에 가까웠다. 문재인 후보부터,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까지. 한국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영을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문재인, 안철수보다 제가 잘한다"면서 "18대 대선 때부터 법제사법위원회에 있으면서 문재인을 공격하는 일선에 제가 있었다"고 자부했다. "좌파 후보들을 모두 밟고 오겠다"는 포부였다.

그는 국민의당과의 연합에 대해서도 '반대'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아무리 대선이 급하다고 이 당, 저 당 끌어서 하나?"라면서 "박지원이 실권을 휘두르면, 문재인이나 박지원이나 다르지 않다. 국민의당과 통합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통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을 향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이 무슨 정당"이냐고 날을 세우면서 "보수는 무슨 보수냐, 사이비 보수다"라고 외쳤다. 그의 말끝에 객석에서는 이따금 욕설과 함께 "맞습니다!", "유승민은 배신!"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평화적 흡수통일 방식'의 통일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방식은 구체적이지 않았다. 자체 핵 보유 또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등 일부 대선 주자들이 언급해 온 방안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는 "개성공단 만들고, 금강산 관광 재개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라면서 "핵에는 핵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북한은 이미 나라라 할 수도 없다"면서 "어떻게든 해체시켜 한국의 품으로 가져와야하는데, 그게 흡수통일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진태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부산 찾은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진태 의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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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전 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또한 문재인 후보를 향해 거센 비판을 제기했다. 이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로 얼룩지게 만들고 비극을 만든 정권 책임자들은 지금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교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역대 정치에서 가장 더러운 부패 사건이 바다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사건을 복기해 문 후보를 공격하는 홍 지사의 '프레임'과 다를 바 없었다.

김 지사는 더 나아가 "문 후보가 사퇴하면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좌파 정부로 가는 길을 막아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면서 "(문 후보와)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와 김진태의 지지세 경쟁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오른쪽)와 김진태 의원이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나란히 앉은 홍준표-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오른쪽)와 김진태 의원이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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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이인제, 김관용, 김진태, 홍준표 후보자 네 사람의 무대였지만 사실상 홍준표 후보와 김진태 후보의 각축전에 가까웠다.

지지세의 차이도 눈에 띄었다. 부산·울산·경남권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이날 행사답게, 행사장 안 1000여 명(주최 측 추산 2000명)의 인파 대부분이 홍 지사의 지지자들이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김진태 후보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그 다음으로 많이 참석했고,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자들은 30여 명 안팎의 규모였다.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 참석한 한 당원이 '애국우파 태극기는 살아있다'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펼쳐보이고 있다.
▲ "애국우파 태극기는 살아있다" 22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거 후보자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 참석한 한 당원이 '애국우파 태극기는 살아있다'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펼쳐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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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순서상 김진태, 홍준표 후보 다음인 김관용, 이인제 후보의 발표 때는 일부 홍준표, 김진태 지지자들이 동시에 자리를 비워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관용 지사는 이에 "여기도 박수부대가 동원되서 박수를 치고, 안 치고 한다"면서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행사장 안과 달리, 밖에서는 김진태 의원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 의원에 지지 선언한 바 있는 '(탄기국)탄핵기각을위한총궐기운동본부' 등의 극우 지지자 100여 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합창했다.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건 깃발을 흔들며 "태극기만 흔들면 김진태인줄 다 안다"고 말했다.

후보자 가족의 응원도 눈에 띄었다. 이인제 전 의원의 아내 김은숙씨는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행사장 입구 앞에 서서 입장하는 당원들의 손을 맞잡았다. 김씨는 당원들에게 "제가 이인제 아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연신 인사를 건넸다.

이날 행사에는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정우택 원내대표, 김광림 당 선거관리위원장, 이주영 대선기획단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서병수 부산광역시장,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등 주변 지자체 단체장과 김정훈, 유기준, 김도읍 의원 등 부산의 현역 의원도 함께 참석했다.


태그:#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인제, #홍준표,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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