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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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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했군 또 당했어.

1.

얼마전 20년 된 TV를 바꾸어 달라기에 멀쩡한 TV를 왜 바꾸냐고 들은 척도 안 했지요. 20년 사용했으면 사실 바꿀 때도 되었습니다만 TV를 안 보는 사람이라 무관심했는데, 다음날 딸이 부르더니 TV가 고장이 났는지 안 나온답니다. 워낙 오래 된 TV라 아프터서비스를 부르기도 민망해서 결국 새로 장만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아내와 딸 둘이 짜고서 TV를 열고 속의 부품들을 뜯어냈더라고요. 일부러 고장을 냈다는 이야기지요. 심증도 있고 물증도 있지만 여자 셋을 이기기 어려워 할 수 없이 거금 백만 원을 들여 사주기는 했는데,

2.

아내가 한 달 전부터 핸드폰이 잘 되니 안 되니 구시렁 구시렁 하더니 며칠 전부터 전화를 해도 안 받습니다. 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했더니 핸드폰이 이상하다며 살살 웃어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핸드폰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답니다. 그리고는 전화를 하면 아예 안 받더라고요. 가끔 통화중인 것을 보면 고장이 난 것도 아닌데 내가 전화만 하면 안 받는 겁니다.

어쩌다 전화를 받으면 "어? 이거 왜 이러지? 뭐라고요? 안 들려요 크게 얘기해봐요" 하고는 바로 뚝 끊어버리는 겁니다. 쇼를 하는 게 눈에 빤히 보입니다. 미치겠습니다. 전화를 안 받으니 사람이 답답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요. 결국 내가 먼저 아내의 손을 잡고 단골 핸드폰가게로 갔습니다만 TV 사줄 때처럼 뭔가 또 당하는 느낌입니다.

휴대폰을 바꾸어주고 아내에게 제일 먼저 걸려온 전화가 "오늘 저녁 술 한 잔 할래요? 먹고 싶은 안주 있으면 얘기해요" 입니다. 아내와 딸 둘에게 매 번 당하면서 사는 가장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자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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