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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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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꽝을 만들었습니다.

봄은 만물이 소생한다고 합니다. 얼어붙은 땅이 풀리면 살아있는 온갖 자연은 기지개를 폅니다.

물 오른 나뭇가지 눈에는 움이 트고 꽃이 핍니다. 떨어진 풀씨에서 새싹이 터 파릇파릇한 생명을 이어갑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썩지 않은 풀뿌리에서도 생명력이 살아납니다.

물이 흐르는 동네 개울에 아주머니가 나물바구니를 들고 뭔가를 캐고 있습니다.

"아주머니 뭐하세요?"
"여기 돌미나리 올라온 거 몰랐어요?"
"그게 미나리였어요?"
"내참, 미나리를 몰라보다니!"


자세히 들여다보니 미나리가 맞습니다.

아주머니가 소담히 올라온 미나리를 칼로 싹둑 자릅니다. 키가 제법 자라 지금 먹으면 딱 좋을 거라고 합니다.

"집에 수반 있지 않아요? 이거 몇 뿌리 캐다 심으면 몇 번 잘라 먹을 수 있는데. 내 몇 뿌리 캐 줄테니 미나리꽝 만들어보시구려!"
"우리 수반 있는데... 내가 캘게요."
"내 흙 묻힌 겸에 뽑아줄테니 심어보구려!"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미나리를 뿌리째 캐서 한 움큼 쥐어줍니다.

나는 집에 있는 수반에 흙을 채우고 물을 가득 담아 모내기 하듯이 미나리를 심었습니다. 졸지에 근사한 미나리꽝이 완성되었습니다.

미나리는 여러해살이 초본으로 뿌리줄기나 종자로 번식합니다. 주로 습지나 물가에서 잘 자랍니다. 물 밑에서 가지가 갈라져 옆으로 뻗으면서 금세 널리 퍼집니다.

미니리는 한여름에 겹우산모양의 꽃차례로 하얀꽃을 피웁니다. 미나리꽃이 아주 예쁩니다.

미나리는 복어요리에 많이 들어가는데, 복에 있는 독성분을 해독시켜 준다고 합니다. 복국에 미나리는 찰떡궁합으로 술꾼들한테 숙취해소에 좋습니다. 더욱이 비타민B군이 풍부해 나른한 춘곤증을 쫒는데도 좋습니다.

미나리는 독특한 향기와 풍미가 있어 식욕을 되살리는 봄채소로 최고이지요.

미나리꽝을 만들어 놓고 보니 며칠 있어 베어먹을 생각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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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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