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항의받고 있다.
▲ '전두환 표창' 발언, 혼쭐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항의받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전두환 그 놈은 사람이 아니여라. 짐승새끼여라!"

"나가 10일 넘게 아들을 못 찾은 사람이어요. 찾아본께 얼굴의 반이 없어 갖고, 첨에는 알아보질 못했당께요. 누가 (문 후보가 전두환에게) 5.18 전에 표창받은 거 모르요? 근디 우리는 전두환이를 살인마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디, 뭐더로 그 사람 이야기를 꺼내냐고, 꺼내길... 나는 그 살인마 새X 이름만 들어도 머리털이 다 서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0일 광주를 찾았다가 '오월 어머니'들에게 혼쭐이 났다. 전날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발언한 '전두환 표창장' 때문이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을 요구하며 195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5.18 유족, 부상자, 부상자 가족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우리는 전두환 이야기 들으면 눈구녕이 어찌고 되블라고 해요. 근디 전두환 상 받았다고 이야기해야 쓰겄소", "어제 (토론회에서) 하셨던 말, 여기서 사과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후보는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 복무 때 그 사람에게 상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 한 것"이라며 "그 말에 대해선 노여움 거둬달라.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전두환에게 구속된 사람, 노여움 거둬달라"

문 후보는 전날 토론회 도중 '내 인생의 한 장면' 코너에서 특전사 복무 때 사진을 내보이며 "공수부대 때 제 주특기는 폭파병이었다. 그래서 12.12 군사반란 때 반란군 막다가 총 맞은, 참군인 초상이 됐던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라며 "나중에 제1공수 여단의 여단장이었던 전두환 장군, 그때 그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도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농성장을 찾은 문 후보와 유족들이 나눈 대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항의받고 있다.
▲ '전두환 표창' 발언, 혼쭐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전두환 표창' 발언에 대해 항의받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부상자 가족 : 제가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실은 어머니들이 아침에 화가 많이 났어요. 토론회에서 그 시점에 그 말씀을 꼭 하셔야 했습니까. 어머님들은 계속 대표님 (대통령 돼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분은 대표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저희 농성하고 있는 이 자리 어떤 자리입니까. 전두환이 때문에 자식과 남편 잃은 사람들이 (5.18) 폄하하고 왜곡하는 거 지키자고 농성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지금 어머니들이 이렇게 농성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그 말씀을... 전두환이에게 표창받았다는 말을 합니까.

문재인 후보 : 저는 전두환에게 구속됐던 사람입니다.

부상자 : (표창받은) 그게 자랑입니까.

유족1 : 굳이 토론회에서 그 말을 한 이유가 뭡니까. 전두환이 하면 우리는 머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사람이에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부상당한 임영수씨와 인사하고 있다.
▲ 5·18 부상자 손 잡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부상당한 임영수씨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제가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게 구속됐던 사람입니다. 제가 시민으로 있을 때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서 싸웠고, 군대 있을 때 군인으로 열심히 했고, 그렇다는 것이죠. 제가 (전두환을)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윤장현 광주시장 : (토론회 발언 중) 한쪽만 따서...

유족1 : 전두환 말만 나오면 머리끝이 쭈뼛쭈뼛 서요!

: 헌법 전문에까지 5.18을 넣겠다고...

송영길 의원 : (전두환을) 반란군 우두머리로 확실히 규정했으니 이해해주시고...

부상자 가족 : 오늘 엄마들이 아침에 난리가 났어요. (문 후보를) 만나지 않겠다고 한 정도였어요. 분명히 말씀하셔야죠.

부상자 : 어제 하셨던 말, 여기서 사과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오월어머니 만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 중인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유족1 : 우리는 전두환 이야기 들으면 눈구녕이 어찌고 되블라고 해요. 근디 전두환 상 받았다고 이야기해야 쓰겄소.

김경수 의원 : 기자회견 때문에...

부상자 : 기자회견이고 뭐고 사과하고 가세요!

: (전두환을)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했으니 그 부분 이해하시고...

: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군 복무 때 그 사람에게 상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 한 거고, 그 양반이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다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광주시가 외롭게 광주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국가 차원에서 진상규명위원회 만들겠다고 약속드렸고, 더 나아가 5.18 광주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그리고 5.18을 폄훼하는 만들이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또 전일빌딩 기초조사 부분도, 발포 명령자도 다 규명해낼 것입니다. 그 말에 대해선 노여움 거두세요.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유족1 : 전두환 그놈은 사람이 아니여라. 짐승새끼여라!

유족2 : 어떻게 그런 말이 우리 귀에 들리게 해요!

"5.18 공약, 지키는지 계속 지켜볼 것"

문 후보가 떠난 후 추혜성 오월어머니집 이사(부상자 가족)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보수 쪽에서 하도 본인을 종북으로 모니까, 누가 그 부분을 물어보면 그렇게 답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그런데 토론회장에서 누가 그걸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내가 이런 사람이다' 할 필요가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표창장이 12.12, 5.18 이전에 받았던 걸 누가 모르나"라며 "그렇지만 여기에는 전두환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피가 거꾸로 솟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우리가 화가 난 부분은 호남 사람들은 자기를 다 찍어줄 거라고 생각하고 보수 쪽 사람들 표 얻으려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5·18민주광장에 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 후보는 농성장을 떠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방금 우리 광주 어머니들의 말씀을 들으며 저는 5.18이 정말 우리 광주에게 너무나 깊은 상처, 지금도 아물지 않은 상처여서 손만 닿으면 고통이 느껴지는 아주 예민한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는 "제가 어제 이야기하면서 전두환 장군이 반란군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다른 대선주자들이) 아무리 경쟁하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그 발언을 악의적으로 공격거리로 삼는 것은 심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평생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 그리고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일종의 모욕처럼 느껴진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 탄흔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5·18 헬기사격 탄흔 현장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 탄흔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전일빌딩 헬기 총탄 현장을 찾은 뒤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하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헌법 전문에 기록될 것이며 발포명령자 등 아직도 은폐된 진상은 철저하게 규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 후보가 내세운 5.18 관련 공약은 ▲ 5.18 정신 헌법 전문에 수록 ▲ 옛 교도소 부지에 민주·인권·평화복합공간 조성 ▲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 기념곡 지정 ▲ 국가 차원의 5.18진상규명위원회 구성(발포명령자, 헬기기총소사 책임자 처벌 등) ▲ 법 개정 통한 5.18 정신훼손 시도 엄벌(5.18 관련자료 폐기금지 특별법 제정 등) 등이다.

추혜성 이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약으로 내세웠으니 만약 대통령이 되면 꼭 지키길 바란다. 우리가 공약 지키는지 계속 지켜보겠다"라며 "표만 가져가기 위한 공약이 아니길 믿는다. 본인이 전두환을 반란군 우두머리로 칭했듯, 역사를 진짜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태그:#문재인, #광주, #전두환, #표창장, #5.18
댓글19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