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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대구시당과 대구지역 청년단체들은 6일 오후 이랜드 계역 동아쇼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애슐리 등에서 벌어진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6일 정의당 대구시당과 대구지역 청년단체들이 이랜드 계역 동아쇼핑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애슐리 등에서 벌어진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해결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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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가 아르바이트생들을 상대로 이른바 '임금 꺾기' 편법을 이용해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근로계약을 10개월 단위로 체결하여 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번 이랜드 사태가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대기업들의 노동력착취가 문제 되고 있는 점이 우리 사회 노동 현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15분·30분 단위로 근로시간을 측정해서 실제 근로한 시간보다 임금을 더 적게 지급하는 '임금 꺾기'의 위법성은 명백하다. 그러나 근로계약을 10개월로 체결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위법성은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깝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특수한 조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의 단절이 있더라도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받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의 상황을 가정해본다.

일반적으로 영화업계의 비수기로 알려져 있는 3~4월에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이 필요 없다는 점에 착안해 영화관 사장님 A는 아르바이트생 B와 2016년 5월 1일부터 2017년 3월 31일까지 11개월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근로계약의 종료로 B는 2017년 4월부터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4월이 끝나갈 무렵 A로부터 연락이 와 다시 2017년 5월 1일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해서 일을 하였다. 그러던 중 B는 학업복귀를 위해 2017년 8월 31일로 일을 그만두었다. 이때 B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까?

대법원의 판례 법리에 따르면 B의 계속근로기간은 2016년 5월 1일부터 2017년 8월 31일까지 16개월로 산정되며 따라서 B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 계약을 맺어 그 근로 계약 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 계약 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근로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 계약 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보고 있다.

즉, 정리하자면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의 갱신되는 경우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되며 비록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그 사이에 공백 기간이 있더라도, 그 공백 기간이 계절적 요인·업무특성에 의해 발생하였고 전체근로기간에 비해 길지 않다면 전체기간이 계속근로 기간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퇴직금의 법적 성질에 대해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이라는 공로보상설, 퇴직 후의 생활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생활보장설 등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판례는 퇴직금의 법적 성질에 대해 근로 계약 기간 중에 지급되지 않은 임금의 일부라고 보는 '후불임금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행법상 퇴직금은 기업에 대한 공로 유무와 관계없이 지급되고 퇴직자가 안정된 수입원을 갖고 있거나 부양가족이 없는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지급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판례의 입장인 '후불임금설'이 타당하다. 즉, 퇴직금이 후불임금이라는 것은 '근로의 대가'라는 이야기이고 단지 퇴직 후에 지급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의 근로자에게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사업주가 가지게 될 퇴직금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사업주가 10개월이든 11개월이든 그 기간만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한 사정이 있어, 10~11개월만 근로계약을 하였다면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10개월만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에는 다른 아르바이트생과 또다시 10개월만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식의 방법은 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직접적으로 위반하지는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법의 취지에 벗어나는 비도덕적인 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것이 특히 대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덧붙이는 글 | 이후록 시민기자는 공인노무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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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이라는 가치편향적인 말은 그 자체로 우리사회의 노동 현실을 드러냅니다. '노동기준법' 이 있는 대한민국을 바랍니다. '노동' 은 단지 'work' 일 뿐 일테니까요. blog.naver.com/lhrdream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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