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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는 지난 2월 27일과 3월 5일 2차례 망성면 한 육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예방적 차원으로 닭 35만 마리를 살처분하도록 했지만 참사랑농장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처음 발생했을 때에는 발생농가 반경 500미터 이내만 살처분하고 이외 지역은 이동제한조치만 취해졌다. 하지만 2번 째가 발생하자 익산시는 3킬로미터 이내의 모든 농가는 살처분할 것을 지시했고, 참사랑농장도 반경 안에 들어가 살처분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참사랑농장주 임희춘·유소윤 부부는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알고보니 이곳은 익산시 유일한 동물복지농장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처럼 여기며 큰 애정을 쏟은 '아이들(닭)'을 차마 생매장할 수 없다는 것.

참사랑농장 안에 들어갈 수 없도록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참사랑농장 참사랑농장 안에 들어갈 수 없도록 문이 굳게 닫혀 있다.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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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는 지난 2013년 직업군인이었던 임희춘씨가 익산으로 귀농하면서 농장의 꿈을 키워왔고, 2015년부터 동물복지농장으로 지정받아 산란계 농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약 5000여 마리의 닭들에게 친환경 사료와 영양제를 먹여가며 정성을 다해 키워 온 덕분에 학교 급식은 물론 로컬푸드 등으로 납품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학교 영양사들은 이곳의 달걀만 찾는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유소윤 대표는 "일반 산란계 농장처럼 케이지 사육이 아닌, 이 곳 농장의 닭들은 유황, 참숯가루, 왕겨 등이 있는 바닥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사료를 먹고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키우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은 쌩쌩 날아다니며 잘 먹고 놀고 있는데, 멀쩡한 아이들을 땅에 묻으라고 하니 눈물이 난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참사랑농장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
▲ 참사랑농장 참사랑농장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
ⓒ 오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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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 2월 28일 AI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판명됐다"며 "발생시점부터 잠복기간 21일이 다가오는 현 시점(3월 16일)까지도 양성반응을 보이는 닭이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그 어떤 손해가 나더라도 끝까지 지킬 것이라는 각오로 농장 입구에 차를 세우고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기 위해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다"면서 "AI가 발생했다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생명체를 무조건 묻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곳 농장은 두 번째(3월 5일) 발병지역이 첫 번째(2월 27일) 발병지역 보다 더 먼 곳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참사랑농장 안에서 방사형식으로 자라고 있는 산란계들
▲ 참사랑농장 참사랑농장 안에서 방사형식으로 자라고 있는 산란계들
ⓒ 참사랑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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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동물복지농장에서는 단 한 차례도 AI가 발생한 적이 없는데, 이는 사육방식을 바꾸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정부가 동물복지농장을 적극 권장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이 정책을 펼쳐야 함에도 편의주의 탁상행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살처분을 반대하기 위해 전라북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 당했다. 그러자 다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살처분 명령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로 오는 23일(목)에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에도 보도됐습니다.



태그:#동물복지농장, #익산 참사랑농장, #AI발생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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